자산 불평등 역대 최악, 부동산 때문에

[주장] '공부백신제'로 부동산공화국 탈출의 첫발을 떼자

등록 2026.01.06 11:30수정 2026.01.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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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평균 매매가 횡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난해 마지막 주에 횡보 흐름을 보였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다섯째 주(12월 2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직전 주 대비 0.21% 올라 직전 주와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1일 서울 시내 아파트.
▲서울 평균 매매가 횡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난해 마지막 주에 횡보 흐름을 보였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다섯째 주(12월 2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직전 주 대비 0.21% 올라 직전 주와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1일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부동산 개혁의 걸림돌: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사랑'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의하면, 순자산 지니계수가 0.625로,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지니계수는 평등할수록 0에, 그리고 불평등할수록 1에 가까워지는데,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의 지니계수는 0.3~0.4 수준이다. 통계 당국에서는 최근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이 불평등을 키운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2015년 이후 10년간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122% 상승하여 같은 기간 임금근로자 평균임금 증가율 38%에 비해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올랐다. 생산성이나 편의성이 높은 수도권의 부동산이 다른 지역보다 비싼 것은 정상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특별한 이유 없이 가파르게 오르고 그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비정상적인 투기적 가수요 때문이다. 투기적 가수요를 차단하는 해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투기 이익을 없애면 된다.

교과서에 나오듯이 정보가 완전한 시장에서는 투기가 생길 수 없고, 부동산을 매입하든 임차하든 손익관계가 동일하다. 불완전한 현실 시장에서도 정책으로 교과서 시장처럼 만들어 줄 수 있다. 부동산 임차인이 보증금의 이자를 공제한 금액을 월세로 내듯이, 부동산 소유자도 매입가격의 이자를 공제한 임대가치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면 된다. 그러면 부동산 불로소득도, 투기도 사라진다.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설명은 글 끝의 '보충 설명'에 있습니다.)

이런 간단한 이치가 정책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사랑' 때문이 아닐까? 22대 국회의원 1인당 평균 부동산 재산은 약 20억 원으로 국민 평균의 거의 5배에 달한다. 고위 공무원도 다르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1년 제20대 대선 후보 때 국토보유세 공약을 낼 정도로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는 듯한데도, 현재 대통령 비서실 소속 51명 중 올해 재산이 공개된 28명의 부동산 재산이 평균 20억 원 이상이며, 비서관급 이상 공직자 3명 중 1명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법과 정책을 다루는 국회의원과 고위 공무원의 부동산 이해관계를 끊기 위해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아래 '공부백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20년 넘게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공부백신제'는 2005년 '토지정의시민연대'에서 제안했고, 지병문 의원(열린우리당)이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공부백신제'를 지지한 정치인 중에는 박근혜, 이명박, 안철수, 원희룡, 이재명도 있다. 그런데도, 주식 백지신탁제는 제도화되었으나 주식보다 더 심각한 부동산의 백지신탁은 아직도 안갯속에서 헤매고 있다. 주식 카르텔보다 부동산 카르텔의 힘이 더 센 모양이다.

'공부백신제'의 두 유형: 직무 관련성 차단형, 불로소득 차단형


'공부백신제'는 그 목적에 따라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직무관련성 차단형'으로 주식백지신탁제와 닮은꼴이다. 민주당 신정훈 의원이 2025년 12월 10일에 진보당 윤종오 의원과 함께 대표발의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이 유형에 속한다. 신정훈 의원은 2020년 21대 국회에서도 발의했다가 결실을 보지 못하고 이번에 다시 발의하였다.

개정안을 요약하면 이렇다. 고위공직자는 본인 및 이해관계자의 실거주 부동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동산 및 부동산백지신탁 심사위원회가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판정하는 부동산을 제외한 부동산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한다. 직무관련성은 해당 부동산 관련 정보에 관한 직접적·간접적인 접근 가능성과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개정안 제14조의19 ⑧) 이 방식은 직무관련성이 없는 부동산과 '똘똘한 한 채'에 대한 투기를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직무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하지 않는다면 제도가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게 된다.


다른 유형은 '불로소득 차단형'이다. 고위공직자가 모든 부동산에서 불로소득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필자의 구상은 다음과 같다.

① 고위 공직에 취임하는 자는 본인, 배우자, 자녀가 소유하는 모든 부동산을 백지신탁한다.
② 주거와 생업에 직접 활용하는 부동산, 조상을 모시는 선산 등 사회 통념상 '실수요'로 인정되는 부동산은 그대로 사용하면서 신탁 종료 시에 현물로 반환받기로 약정할 수 있다. 신탁 기간의 사용료(임차료)는 신탁 종료 시에 정산한다.
③ 수탁기관은 현물 반환 약정 부동산을 제외한 신탁 부동산에 대해 신탁자에게 '신탁가액'을 지급한다. '신탁가액'은 '신탁 시점 시가'와 '취득 시점 시가의 원리금' 중 적은 금액으로 한다. 글 끝의 '보충 설명'에서 정의하는 불로소득 중 신탁 전의 임대가치(지대)는 징수하지 않지만, 고위공직자가 되기 전의 문제는 이 정도로만 해도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④ 현물 반환 약정 부동산에 대해서는 신탁 종료 시점에 다음 금액을 징수하고 반환한다.
(신탁 종료 시점 시가-신탁가액의 원리금) + 신탁 기간의 부동산 사용료
⑤ 신탁 종료 시점은 공직 활동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시점, 예를 들면 공직자윤리법(제17조 ①)의 관련 기관 취업제한 제도처럼 퇴직일로부터 3년 후로 한다.

두 유형 중에 필자는 '불로소득 차단형'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직무관련성이 없는 부동산이든 '똘똘한 한 채'든 모두 백지신탁 대상이 될 뿐 아니라, 신탁자는 실수요 부동산을 계속 사용하다가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어 좋다. 더구나 고위공직자가 부동산 불로소득 없는 삶을 체험하고 성찰하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그렇지만, 병오년 새해에는 신정훈·윤종오 의원이 이미 발의해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라도 빨리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란다. 20여 년 끌어온 '공부백신제'가 첫발을 떼어, '부동산 공화국' 탈출의 길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다.

[보충 설명] 부동산 불로소득과 '지대이자차액세'

부동산 불로소득은 부동산 소유자가 단지 부동산을 소유한다는 이유만으로 얻는 순이익, 즉 수입에서 비용을 뺀 금액이다. 부동산은 토지와 건물(토지 개량물)의 결합체인데 건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낡고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부동산 불로소득은 토지에서만 생긴다. 다만, 백지신탁제 도입 초기에 실무적으로 토지와 건물을 분리해서 다루기 어렵다면 당분간은 부동산 전체를 대상으로 해도 무방할 것이다.

토지 소유의 수입은 매각가격과 보유기간의 토지 임대가치인 '지대'이고 비용은 (세금과 유지비용을 제외하면) 매입가격과 그 이자이다. 이런 관계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토지 불로소득 = 토지 소유 수입 – 토지 소유 비용
= (매각가격 + 지대) – (매입가격 + 매입가격에 대한 이자)
= (매각가격 – 매입가격) + (지대 – 매입가격에 대한 이자)
= 매매차액 + 지대이자차액

위의 식의 마지막 행에 표시된 두 항목 중 '지대이자차액'을 세금으로 계속 징수하는 제도를 실시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제도에서는 토지 보유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매입가격에 대한 이자뿐이다. 토지 매매가격은 미래에 그 토지 보유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원한 금액이므로, 매매가격이 이자에 상응하는 원금으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따라서 매매차액은 이론상 0이 되고, '지대이자차액'만 징수해도 부동산 불로소득이 0이 된다. '지대이자차액'을 징수하는 세금을 필자는 '지대이자차액세' 또는 '이자 공제형 지대세'라고 부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대구지역 인터넷 매체 <평화뉴스>에도 실립니다.
#부동산백지신탁제 #고위공직자 #자산불평등 #공부백신제 #부동산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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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행정학부 명예교수. 사회정의/토지정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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