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순직해병특검 출석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기소 전인 지난해 10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채해병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이정민
고 채수근 상병이 사망한 수색 작전에 투입됐던 현장 간부가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의 현장 방문을 압박으로 느꼈으며 그것이 무리한 수색을 독려한 원인으로 인식됐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당시 중대장이었던 그는 "(중대장들 사이에서)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라는 대화가 오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는 6일 오전 10시 임 전 사단장 등 채해병 사망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피고인들의 공판을 열고, 김아무개 대위(전 포병여단 11대대 20중대장)를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은 김 대위를 상대로 "(채해병 순직 전날인) 7월 18일 오후 내내 폭우가 내려 위험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공세적 수색으로 변경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 대위는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저희(중대장들)는 상부의 압박으로 생각한다"며 "보병은 실종자를 찾았고 (이후) 보병과 포병의 비교가 느껴졌다. 압박감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특검팀이 '사고 원인'을 묻자 김 대위는 "해병대는 실종자를 찾는 전문 인력이 아니다. 수색의 기술적 방법에 대해 교육·훈련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실종자 수색을 지시받고 필요한 장비도 지급받지 못한 채 투입됐다"며 "좀 안일했다"고 답했다. 또 '임 전 사단장이 합동참모본부 등의 단편명령으로 작전통제권을 육군 제50사단으로 이양한 뒤에도 평상시처럼 현장 지도를 해서 작전을 지휘한 것으로 이해했냐'는 특검팀 질문에도 "그렇다. (작전통제권 이양 소식은) 사고 이후 전파받았다"고 했다.
"중대장들끼리 '왜 이렇게까지' 대화"

▲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변호인인 이완규 변호사가 지난해 10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채해병특검팀 사무실로 들어오고 있다.
이정민
피고인 중 선임 대대장 격인 최진규 전 11대대장 측 변호인은 김 대위에게 "'보병은 물에 다 들어가는데 포병은 왜 안 들어가냐'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보병과 포병을 비교해 질책하는 건 임 전 사단장만 할 수 있어 보인다"며 "임 전 사단장의 발언으로 인식했나"라고 물었다. 김 대위는 "맞다"고 답했다.
최 전 대대장 측이 "상부 압박이 공세적 수색을 독려한 원인으로 인식했다고 증인이 진술했는데, 당시 부대에 그런 분위기나 인식이 있었냐"고 재차 묻자, 김 대위는 "중대장들끼리 '왜 이렇게까지 하냐'는 이런 대화가 좀 오고갔다"라고 강조했다.
곧장 김 대위를 상대로 반대신문을 진행한 임 전 사단장 측 변호인(이완규 변호사, 윤석열 정부 법제처장)은 "부대가 대민지원을 나가면 (사단장이) 현장 지도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으나, 김 대위는 "압박"이라고 못 박았다.
이완규 "다른 부대에 편제돼 나가더라도 부대가 대민지원을 나가면 소속 부대의 장은 우리 부대원들이 가서 어떻게 하는지 현장 지도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 (2022년 9월) 힌남노 태풍 때도 현장 지도를 하지 않았나?"
김 대위 "그렇습니다."
이완규 "소속부대의 장이 현장 지도 오는 게 압박으로 느껴집니까?"
김 대위 "네. 압박으로 느껴집니다."
"사고 당일 '무릎 아래' 지시, 물에 들어가는 걸로 이해"

▲ 2023년 7월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채해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전우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위는 이날 공판에서 "(최 전 대대장으로부터 사고) 전날에는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으나 다음날 명확히 '무릎'과 '허리'라는, 명확한 지시가 있었다"며 "저는 물에 들어가라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김 대위는 또다른 피고인인 박상현 전 7여단장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물에 들어가는 건 수중수색"이라며 "(강바닥이) 모래바닥이라 조금만 들어가도 높이가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당일 (최 전 대대장이) 경진교 위쪽에서 중사 이상 간부를 모아놓고 확실히 '무릎'이나 '허리 높이'를 언급했다"며 "지시받은 내용 자체에 '무릎 아래까지'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여단장 측이 "그 무릎 아래가 하천 본류인지가 중요하다"고 재차 묻자, 김 대위는 "(현장에서는) 하천 본류와 수변을 구분하지 않았다. 무릎 아래까지 내려가라는 말 자체가 수중수색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저희 부대원들에게 물에) 아예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며 "물살이 세서 조금이라도 (발을) 담구면 위험할 것 같았다"라며 "모래바닥이라 언제든 깊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애초에 들어가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임성근 등 공판 기사]
3차 : 임성근 부하의 법정 증언 "허리깊이 수중 수색, 상부가 원해야 가능" https://omn.kr/2ggw9
2차 : 가슴장화는 낚시용?... 임성근에 유리하게 진술 바꾼 해병대 소령 https://omn.kr/2gecv
1차 : 말단 간부도 책임 인정하는데, 이완규 대동한 임성근은 '전면 부인' https://omn.kr/2ga3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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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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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규 "임성근이 압박?" 변호했지만... 현장 중대장 "네,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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