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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6.01.06 14:37수정 2026.01.06 14:37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해 제작한 자료이미지 댄스
정무훈
아이쿠! 아침에 일어나니 온몸의 근육과 관절들이 비명을 지른다. 마치 두들겨 맞은 것처럼 몸이 쑤시고 근육이 욱신거린다. 그런데 나는 눈을 감고 씩 웃으며 통증도 잊고 요즘 혼자서 즐기는 몸놀이를 떠올린다.
사건은 발단은 며칠 전에 본 동영상이다. 춥고 꼼짝도 하기 싫은 겨울에는 귤을 까먹으며 방에서 뒹굴뒹굴하는 것이 제맛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루이틀 지내다 보면 어느새 체중계의 숫자가 바뀌어 간다. 요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매일 하던 달리기도 춥다는 핑계로 자꾸 미루기 시작했다. 운동화를 신고 현관을 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 큰마음 먹고 피트니스에도 등록해 봤지만 나가기 귀찮은 것은 마찬가지다.
이렇게 겨우내 운동을 안 하면 봄에는 펭귄이 되어 뒤뚱거리며 걷게 될지도 모른다. 뭔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적당한 실내 운동을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검색을 하다가 호기심이 생기는 영상을 발견했다. 한 아저씨가 1년 동안 혼자서 한 곡의 댄스 안무를 집중적으로 연습해서 올린 춤 동영상이었다.
'아! 혼자서도 춤을 연습하고 집에서 댄스를 즐길 수 있구나.'
영상 속의 아저씨는 열심히 팔다리를 움직이며 나름 진지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화려하고 멋진 동작은 아니지만 안무를 정확하게 외웠고, 박자에 맞춰 신나게 몸을 움직였다. 아저씨는 춤을 추는 게 행복해 보였다. 춤은 젊고 멋있게 추는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나도 1년 연습하면 저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야! 안무가 꽤 어려워 보이는데?
손해 볼 것도 없는데 한 번 도전 해볼까?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해 제작한 자료이미지 놀이
정무훈
잘하는 것과 즐기는 것의 차이
오히려 춤을 어설프게 추는 사람의 영상을 보니 혼자 연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춤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잘 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순히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일상에서 춤을 출 기회도 거의 없고 춤을 출 기회가 있다고 해도 부담스러워 남 앞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춤은 남을 의식하면 더 몸이 움츠러들고 동작이 어색해진다.
춤뿐만 아니라 노래나 그림, 글쓰기 등 모든 예체능이 학교 다닐 때에는 평가 대상이었고 항상 잘하는 아이들과 비교가 되었다. 나는 특별히 학원에 다니거나 배운 적이 없어서 운동 잘하는 친구, 노래를 잘 부르고 춤을 잘 추는 친구, 그림이나 만화를 놀라울 정도로 잘 그리는 친구, 글을 잘 쓰는 친구를 보면 부러웠다. 예체능을 잘하는 친구들과 내 실력을 비교하면서 주눅이 들었고 점점 예체능에서 멀어졌다. 잘하는 것과 즐기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어릴 때는 알지 못했다.
예체능을 나의 방식으로 즐기는 방법을 배운 것은 달리기이다. 달리기는 내가 정한 속도로 달릴 수 있고 누구와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달리면서 내가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좋아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번에는 혼자 댄스를 도전해 보기로 했다. 먼저 좋아하는 댄스 영상을 찾아보았다. 일단 댄스 영상을 보며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했다. 그다음 댄스 영상의 안무를 따라 해보았다. 당연히 엉성하고 이상한 몸동작이 나왔다. 누군가 그 모습을 본다면 웃음을 터트렸을 것이다. 누군가는 생각보다 동작을 잘 따라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숨겨진 댄스 재능을 발견한 것이다. 다음 단계는 영상 재생 속도를 느리게 한다. 그러면 동작이 좀 더 분명하게 보인다. 이때 한 동작씩 나누어 안무를 따라 해본다.
처음에는 모든 동작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매일 한 동작씩 익히다 보면 조금씩 안무가 익숙해진다. 나는 5분 길이의 안무를 연습한다. 영상을 느리게 15분 동안 재생하고 부지런히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온몸에 땀이 난다. 혼자 안무를 따라 하다 엉뚱한 동작에 저절로 혼자 웃음이 나온다.
나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살아가는 연습
안무 연습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빨리 간다. 몸을 움직이는 재미가 있어 나도 모르게 몇 회를 반복하게 된다. 사실 댄스가 눈에 띄게 늘지 않더라도 충분한 운동이 되고 마음도 가벼워진다. 댄스를 시작하면서 몸의 뻣뻣하고 유연성이 많이 부족하다는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그동안 안 쓰던 근육과 관절을 쓰다 보니 자고 일어나면 온몸에 통증이 느껴졌다. 유연성을 키우는 운동을 추가로 해 보기로 했다. 틈틈이 요가 기본 동작과 필라테스 기본 동작 영상을 찾아 따라 해 보았다. 거실에서 내가 요가하는 모습을 보고 가족들도 자연스럽게 함께 요가를 배우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무엇인가 시작하는 어려워진다. 하지만 세상의 다양한 즐거움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혼자 가볍게 시도하는 방법이 있다. 사실 춤을 추는 것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안무도 필요 없고 정해진 동작도 없다. 그저 리듬에 몸을 맡기도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면 된다.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고 마음이 무거울 때 퇴근 후 신나는 음악에 몸을 맡기도 즐길 수 있다면 방송 댄스나 막춤, 에어로빅이나 줌바 그 무엇이든 상관없다.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용기를 내서 댄스 강좌에 등록할 수도 있다. 음악에 몸을 맡기도 춤을 추는 것으로 작은 자유를 경험할 수 있다. 오늘 퇴근하고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나만의 무도회나 무대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오늘 나에게 펼쳐질 눈부신 무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설렌다. 오늘도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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