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군복 입을 이주배경 학생 1만 명인데... "한국어교원은 여전히 유령"

[현장] 국회서 초·중등 한국어교원 노동실태 다룬 첫 토론회 열려... 초단시간 노동 등 문제 지적

등록 2026.01.06 15:31수정 2026.01.06 15:31
2
원고료로 응원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박성준, 백승아 의원, 직장갑질119온라인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노동인권 사각지대 초중등 한국어 교원 노동실태 및 개선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박성준, 백승아 의원, 직장갑질119온라인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노동인권 사각지대 초중등 한국어 교원 노동실태 및 개선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유성호

국내외서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초·중등 한국어교원의 지위는 여전히 제자리라는 지적이 나왔다. 초단시간 노동을 전전하는 한국어교원의 불안정한 지위가 초·중등 이주배경 학생의 교육권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노동인권 사각지대 초중등 한국어교원 노동실태 및 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에서 초·중등학교 한국어교원의 노동실태를 검토하고 알리는 자리가 마련된 건 이번 토론회가 처음이다.

백승주 전남대학교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교육부 업무 보고에서 해외 한국어학당 수요 증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데 대해 "해외 학교의 한국어 교육에는 큰 돈을 들여 투자를 하는데, 정작 국내 이주민들 대상으로는 조직적인 정책이 없다는 게 먼저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선미 의원은 "이주 배경 학생 수가 2025년 2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에게 한국어 교육은 단순한 교과 학습이 아닌 학교 적응과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며 "그만큼 한국어교원의 역할이 강조되는 반면 처우가 열악하다고 들었다. 정책을 마련하고, 입법이 필요하다면 그것까지 관심 갖겠다"고 말했다.

"군대로 날아든 청구서는 학교가 연체한 빚"

"한국어교원 다수, 석사 재학 이상의 학력에도 연간 수입 1,500만원 이하" 이창용 직장갑질119 온라인노동조합 한국어교원지부 지부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박성준, 백승아 의원, 직장갑질119온라인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노동인권 사각지대 초중등 한국어 교원 노동실태 및 개선 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한국어교원 다수 경력 3년 이상, 석사 재학 이상의 학력에도 연간 수입 1,500만원 이하이다"라며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 유성호


국가인권위원회(2025.9)에 따르면 다문화 장병 56.3%가 '언어 장벽'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고, 동료 병사 61.1%도 이를 심각한 위험 요인으로 인식했다. 인권위는 이를 단순 부적응이 아닌 전투력 저하와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이창용 직장갑질119 온라인노동조합 한국어교원지부 지부장은 "내가 국방부 장관이라면 당장 교육부 장관에게 전화부터 걸겠다. 다문화 장병의 한국어는 입대 후 새로 만들어 갈 능력이 아닌 입대 전에 갖춰야 할 기본"이라면서 "제복 입은 시민이 될 이주배경 학생은 '한국어를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군대로 날아든 청구서는 학교가 연체한 빚"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과 5년 후인 2030년 다문화 장병 수(예상)는 1만 명"이라며 "때를 놓치면 빚이 불어난다. 군대를 넘어 사회 전체가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부장은 학교에 한국어 교육과정은 있으나 정식 교과목이 아니며, 교재는 있으나 교과서가 아니고, 전용 교실조차 없이 여러 공간을 전전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특히 한국어 교원이 초중등교육법상 교원으로 분류되지 않아 법적 지위 공백 상태에 놓여있는 점을 들었다. 이로 인해 한국어교육의 질이 점차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수진 공인노무사(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는 한국어교원이 학교에서 제도화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 노무사는 "한국어교원은 (학교의) 유령 같은 존재지만, 방치된 무규범 상태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이 일관되고 철저하게 지키는 한 가지 규칙은 한국어교원의 강의 시수가 해당 교육청 산하에 출강하는 모든 학교의 시수를 합해 주당 15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라고 밝혔다.

이 같은 초단시간 노동으로 인해 한국어교원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고, 퇴직금과 연차 사용을 할 수 없게 된다. 여 노무사는 "다만 고용불안정 문제는 해결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급선무 과제 두 가지를 제시하겠다"면서 ▲한국어교원에 대한 표준 근로계약서 제작 ▲한국어교원에 대한 기본적 기준 마련을 제안했다.

여 노무사의 발표에 백 교수는 "나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어 교육을 해왔는데, 한국어 교육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지점이 초단시간(15시간 이하) 제도가 본격화되면서였다"라면서 "교육부에서 교육에 투자를 할 때 교재, 진단도구, AI 같은 눈에 보이는 것에만 투자하고 성과로 발표하는데 가장 중요한 투자는 사람에 대한 투자"라고 덧붙였다.

6년차 한국어교원 "내년에는 어디서 일하게 될까"

이날 초·중등 한국어교원 신미숙씨는 수업 준비, 교재 제작, 성취도 평가 등 강의 수반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은 노동 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데 더해 6년차에도 퇴직금 0원, 연차도 0일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신씨는 "어머니께서 큰 수술을 하신 후 한동안 병원 생활을 하셔야 했을 때, 주말만 되면 서울에 있는 병원에 오르내렸던 기억도 난다. 그때 가족을 위해 필요한 연차를 낼 수 있는 것은 사치가 아닌 인간다울 수 있는 권리인 게 아닐까 생각했다"라면서 "학교에서 사정을 알았다면 선처해줬겠지만, 선처를 호소하는 것과 권리를 사용하는 것에는 내 일과 일터에 대한 자존감, 자부심에 큰 차이를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과 12월에 만나면 '우리는 내년에 어디에서 일을 하게 될까?', '지금 일하던 곳에서 또 할 수는 없을까?' 같은 말을 나눈다. 고용 안정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적어도 한 번 채용을 하면 2~3년은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한국어교원 #초중등한국어교원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이주배경학생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마이뉴스 유지영입니다. alreadyblues@gmail.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일본에서 자란 아들의 입대... 부대에서 걸려온 뜻밖의 전화 일본에서 자란 아들의 입대... 부대에서 걸려온 뜻밖의 전화
  2. 2 코스피 5천, 돈 얼마 벌었냐고? 2000년생 동창들의 대화 코스피 5천, 돈 얼마 벌었냐고? 2000년생 동창들의 대화
  3. 3 생애 마지막인 줄도 모르고 시어머니가 보따리 가득 챙겨 온 것 생애 마지막인 줄도 모르고 시어머니가 보따리 가득 챙겨 온 것
  4. 4 집에서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 노인, 가족 간병 어렵다면... 방법이 있다 집에서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 노인, 가족 간병 어렵다면... 방법이 있다
  5. 5 기가 막힌 설날 현수막, 국민의힘은 왜 이 모양일까 기가 막힌 설날 현수막, 국민의힘은 왜 이 모양일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