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방울 대북송금 '진술회유' 의혹을 받는 방용철 쌍방울 그룹 전 부회장이 6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고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1.6
연합뉴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을 조사하는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TF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불러서 조사하고 있다.
6일 오전 10시쯤 방용철 전 부회장은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들로부터 '진술 회유를 위해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을 매수했다는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억울한 게 없냐'는 질문에 "발표하겠죠. 뭐"라는 답을 남긴 채 들어갔다.
TF는 사건의 또 다른 핵심 당사자인 안부수 회장에게 쌍방울그룹 차원에서 금전을 지원한 대가로 거짓 진술을 끌어낸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쌍방울이 2023년 3월부터 안 회장 딸의 오피스텔 임대료 총 7280만 원(보증금 2000만 원, 월세 165만 원)을 지급하고, 안 회장 딸을 계열사에 취직시켜 2700만 원의 허위 급여를 주면서 안 회장에게도 800만 원 상당의 차량을 제공하는 등 총 1억780만 원의 금전 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안 회장은 지난 2022년 11월 대북 송금 사건으로 처음 구속된 직후 쌍방울이 북한에 송금한 800만 달러를 두고 "쌍방울 투자와 주가 상승 목적이었다"라고 설명하면서 경기도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다가 2023년 4월 돌연 "이화영 전 부지사 요청에 따라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을 대납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소명됐다'는 방용철 혐의... 금전 지급 대가는?
지난해 12월 TF는 방 전 부회장과 안 회장, 박아무개 쌍방울 전 이사에 대해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구속영장 청구는 모두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판단 내용이다.
"범죄혐의 상당 부분 소명되나,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일정한 주거와 가족관계, 수사경과 및 출석상황, 피해 전부 회복된 점, 피의자의 건강상태 등을 종합할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움."
남세진 판사는 비록 영장 청구를 기각했지만, 해당 혐의가 사실일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안 회장은 2023년 1월 말까지만 해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같은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2019년 5월 북측과 이재명 지사 방북과 관련한 회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2024년 4월 공판에선 "쌍방울이 북한에 준 800만 달러는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가 맞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이 '앞선 증언과 왜 달라졌냐?' 묻자, 안 회장은 "몸이 안 좋았다가 이제는 조금 안정이 되어서 정신은 다시 돌아오고 기억들이 새롭게 나니까 지금 증언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라고 답했다.
TF가 규명해야 할 지점이 바로 여기다. 2023년 1월, 태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골프장에서 잡혀 국내로 송환됐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대북 송금과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의 연관성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1월 말부터 검찰 공소사실에 맞춰 진술을 바꿨다. 이후 김 전 회장과 방 전 부회장, 안 회장 등 세 사람은 모두 수원지검에서 함께 조사받았다.
법무부는 당시 수사과정에서 반복적인 편의 제공 정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안부수 딸이 송파구 오피스텔로 이사했고, 4월 안 회장의 진술이 바뀌었다.
'압도적 2등' 방용철, 검찰에서 무엇을 했나?
TF가 방 전 부회장에게 확인해야 할 다른 의혹은 더 있다. 진술세미나 의혹의 정점에 선 인물이 박상용 전 수원지검 검사다. 그는 지난해 9월 국회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이화영·김성태 등 피의자와 검사실에서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신 적이 없으며, 수사 과정에서 특별 대우나 외부 음식 반입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23년 1월 17일부터 2024년 1월 23일까지 약 1년의 구속기간 동안 총 184회 검찰에 출정해 편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2023~2024년 2년 동안 조사된 출정자 중 가장 많은 횟수다. 그리고 2등이 바로 125회를 기록한 방 전 부회장이다. 3위가 62회, 4위가 61회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두 사람 모두 압도적 출정을 기록한 셈이다.
법무부는 "김성태 조사 시 쌍방울 이사들이 수원지검 1313호실에 상주하며, 수행비서같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화영 전 부지사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식 조사가 아니었다면 최소한 면담 조서라도 있어야 한다"며 "서울고검 감찰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지점이 이 부분이다.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누구였는지, 동석한 변호인은 누구였는지도 모두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위반과 주가조작 의혹... '연결'된 이유
방용철 전 부회장은 지난달 17일 전주지방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판결문에는 방 전 부회장과 쌍방울 채아무개 전 이사 등 피고인들이 2019년 중국 요녕성에서 북한 대남공작원 리호남과 접촉해 북한 해커들을 이용, 해킹 프로그램 개발 및 국내 유포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방 전 부회장이 회합 장소와 인력, 차량 등을 직접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적시했으나, '돈벌이' 이외에 이들이 왜 국가보안법을 위반하면서까지 해당 범행을 계획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동기는 판결문에 담지 않았다.
국정원이 2019년 2월 1일자 '009600 종결계획'이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비밀문건에 힌트가 존재한다. 당시 쌍방울은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와 대북사업 협약을 체결했고, 며칠 뒤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에 안부수 회장이 이사로 전격 취임한다. 이후 나노스는 대북사업 관련 호재 정보를 시장에 흘려 주가를 5000원대에서 9000원대까지 끌어올렸다는 정황이 문건에 포함돼 있다. 이후 국정원은 이를 주가조작 시도로 판단하고, 안 회장의 국정원 협조자 지위를 종결했다.
종합하면 방 전 부회장의 국가보안법 위반 행위와 나노스를 중심으로 한 주가조작 의혹은 서로 무관한 사건처럼 보이지만, 비슷한 시기 모두 북한과의 접촉을 매개로 한 금전적 이득 추구라는 공통된 목적으로 연결된다. 이 연결고리의 실체가 향후 수사 과정에서 보다 명확히 밝혀져야 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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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하겠죠, 뭐" 입 닫은 방용철... '안부수 매수' 의혹 밝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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