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음에서 빠져나오는 삵
이경호
호랑이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고양이과 동물은 물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삵이 수영을 잘하는지, 혹은 물에 익숙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자료는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국내외에서 삵이 하천이나 습지 주변을 주요 서식·사냥 공간으로 삼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어류와 양서류, 조류, 설치류 등 다양한 먹이를 포획하는 잡식성 포식자로서 물가 환경은 삵의 중요한 생활 무대다. 그렇다면 이날의 장면은 우연한 사고일 수도 있고, 서식 환경에서 반복되는 위험의 한 단면일 수도 있다.
물에 빠졌다가 올라온 삵의 몸은 젖어 있었고, 겨울 추위 속에서 그 상태로 버텨야 했다. 걱정이 앞섰다.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야생에서의 하루는 늘 이렇게 아슬아슬할 것이고, 겨울은 특히 혹독한 계절일 것이다. 삵처럼 개체 수가 적고 서식지가 파편화된 종에게는 작은 사고 하나도 치명적일 수 있다.
우리가 만든 경계선 사이에서 살아간다는 것
이런 사고는 삵의 서식지 위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간척과 하천 직강화, 농경지 정비, 도로 건설로 인해 삵의 서식지는 빠르게 줄어들었다. 습지와 초지, 숲의 가장자리를 오가며 살아가던 삵은 이제 인간이 만든 경계선 사이에서 위태롭게 살아가고 있다. 로드킬과 먹이 감소, 서식지 단절은 삵에게 일상이 된 위험이다.
삵은 여전히 이 땅에 살고 있다. 겨울 빙판 위에서 허우적대던 삵의 모습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우리가 만들어온 풍경 속에서 야생이 감당해야 하는 위험을 온몸으로 견디며 살아가는 존재, 삵의 생존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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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에 빠진 삵, 그날 나는 야생의 위태로움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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