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관계가 요동치는 가운데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을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전환하는 문제가 한미동맹의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미 간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의미하는 '동맹 현대화'가 화두로 등장한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가 임기 중 전작권 전환을 국정과제 목표로 제시함에 따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작권 전환이 이루어질지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현재의 전작권 구조와 작동 방식
현재 우리나라의 전작권은 미군 4성 장군인 한미연합군 사령관이 갖고 있다. 즉 전쟁 발생 우려로 데프콘(DEFCPM·방어준비태세) 3이 발령되어 준전시 상태로 들어가거나, 또는 한미 양국이 상황을 '전시'로 인식할 경우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한국군 합참의장(4성 장성)에서 미군 4성 장군인 한미연합군 사령관에게 넘어간다.
이처럼 미군이 한국군에 대한 전작권을 갖게 된 배경에는 한국전쟁이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1950년 7월 14일 전세가 급격하게 불리해진 상황에서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Operational Command) 권한을 당시 유엔군 사령관이자 미국 극동군 사령관인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에게 이양하겠다고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며칠 후인 7월 18일 맥아더 사령관이 이 요청을 받아들이는 답신을 보냄에 따라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 권한은 유엔사로 넘어갔다. 이후 1953년 10월 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 발효 하루 전인 1954년 11월 17일 한미 양국은 '합의의사록'을 통해 작전지휘권을 작전통제권으로 바꿔 유엔사로 귀속시켰다.
이어 1978년 11월 7일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한국군 작전통제권은 유엔사에서 다시 한미연합사로 이양되었고, 김영삼 정부 시기인 1994년 12월 1일 한미 합의에 따라 전시작전통제권은 한미연합사에 남겨 두고 평시작전통제권만 한국군으로 이양되었다.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요구가 지속됨에 따라 노무현 정부는 출범 이후 전작권 전환을 본격 추진하였고, 결국 2007년 2월 24일 한미 양국은 2012년 4월 17일부로 전작권을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하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전작권 전환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면서 2010년 6월 26일 토론토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환 시기가 2015년 12월 1일로 연기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2014년 10월 23일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에서 전작권 전환을 확정적 시기가 아니라 한국군이 북한의 핵무기 및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 했을 때 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전작권 전환 시기를 무기 연기하였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무기 연기되었던 전작권 전환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7년 6월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시 조속히 추진하는 것으로 합의되었고, 이후 현재까지 한미 간에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의 작전 능력 평가가 진행 중이다. 평가가 언제 종료될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보면 과거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전작권 전환에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 현대화'를 내세우며 한국이 한반도에서 북한에 대한 방어의 주도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 또한 임기 중 전작권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 가능성과 속도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
전작권 전환의 시기, '조속하되 신중하게'
이제는 전작권을 전환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작권을 전환할 것인가의 문제로 논의의 초점을 옮겨야 할 때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작권을 전환할 것인가?
우선 시기는 문재인 정부 때 한미 간 합의한 바와 같이 '조속히' 전환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시기를 '이재명 정부 임기 중' 등으로 못 박고 너무 서두르는 것은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작권 전환은 단순히 전시 지휘관을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한미동맹의 근간을 바꿀 수 있는 문제로 한반도와 주변 안보 환경, 북한의 위협, 한국군의 대응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너무 서둘러 추진하다가 유사시 위기 대응에 허점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모두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
다음으로 방식과 관련하여 전작권 전환은 한미 간 긴밀한 협의와 협조 속에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전작권 전환 과정에서 한미 간에 갈등이 불거지거나 불협화음이 발생한다면 이는 한미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한 바와 같이 전작권 전환은 "굳건한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서" 이루어져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미 간 긴밀한 협의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제 전작권 전환의 방향은 정해졌다. 남은 과제는 우리 군의 자강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속도를 앞당기는 일이다.
이재명 정부가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하면서도 자강 능력 강화를 통해 하루속히 전작권 전환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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