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총 6억 7천·수의계약 96건' 특정 업체 독식...서산시의 이상한 몰아주기

15개 읍면동 '시민과의 대화' 행사, 특정 업체가 독식... 서산시 "본청 개입 안 해"...읍면동 관계자 "시가 지정한 업체와 계약"

등록 2026.01.08 11:33수정 2026.01.08 13:06
4
원고료로 응원
 지난 2025년 1월 14일 서산시 해미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시민과의 대화' 행사.
지난 2025년 1월 14일 서산시 해미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시민과의 대화' 행사. 서산시

지방자치단체의 연초 행사인 '시민과의 대화'는 시장이 시민을 직접 만나 시정 방향을 공유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풀뿌리 소통의 장이다. 그러나 서산시의 새해 소통 행보는 시작부터 '불공정 계약'이라는 잡음에 휩싸였다.

해마다 반복되는 행사임에도 특정 업체가 4년 연속 수의계약을 독식하고, 1억 원이 넘는 예산이 이른바 '쪼개기' 방식으로 집행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15개 읍면동 4년 연속 동일 업체와 수의계약... 경쟁 피하려 예산 잘게 쪼갰나

<서산시대>가 서산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 동안 관내 15개 읍·면·동은 '새해 시민과의 대화' 행사 용역 업체로 단 한 곳, A업체만을 선정했다. 이에 대해 7일 서산시 담당 부서는 "읍면동별로 진행되는 행사이기에 계약 권한은 각 읍면동장에게 있으며, 본청은 개입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복수의 읍면동 관계자는 "자치행정과에서 지정한 업체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진행했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서 서산시에 추가 반론을 요청했지만, 시 측은 "읍면동 자율"이라는 해명만 반복했다.

4년간 계약 금액도 커졌다. 2023년 A업체가 '시민과의 대화' 영상 용역, 음향 및 조명 용역을 담당하며 수의한 금액은 300만 원, 150만 원으로 도합 450만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1년 뒤인 2024년에는 행사 용역 명목으로 590만 원의 계약을 수의했으며, 2025년에는 적게는 770만 원, 많게는 910만 원의 계약을 수의하며 금액이 크게 뛰었다. 2026년 '시민과의 대화' 행사 용역 계약 규모 역시 건당 780만 원, 830만 원에 달한다. 4년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계약 금액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계약 방식 역시 '꼼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민과의 대화'는 시장이 주재하는 단일 성격의 시 차원 행사다. 총 예산 규모가 1억 원을 상회하므로 본청에서 통합 발주를 할 경우 지방계약법에 따라 공개 경쟁 입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서산시는 이를 15개 읍면동으로 분할하여 소액 계약으로 쪼갰다. 현행법상 2천만 원 이하의 용역은 1인 견적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해 경쟁 입찰을 회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시민단체 '정의로운서산시행정을위한시민모임' 대표 남현우 변호사는 7일 "동일 시기, 동일 목적, 동일 과업의 행사를 굳이 분할하여 발주하는 것은 예산 낭비이자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통합 발주를 통해 단가 계약을 맺었다면 예산 절감은 물론 계약의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3년 ‘새해 시민과의 대화’와 관련해 A업체와 체결된 수의계약 내역을 살펴보면, 계약 금액을 분할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2023년 ‘새해 시민과의 대화’와 관련해 A업체와 체결된 수의계약 내역을 살펴보면, 계약 금액을 분할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김선영
 2024년 '새해 시민과의 대화' A업체 수의계약
2024년 '새해 시민과의 대화' A업체 수의계약 김선영
 2025년 ‘새해 시민과의 대화’와 관련해 A업체와 체결된 수의계약 내역을 보면, 2023년과 2024년에 비해 계약 금액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2025년 ‘새해 시민과의 대화’와 관련해 A업체와 체결된 수의계약 내역을 보면, 2023년과 2024년에 비해 계약 금액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김선영

"옆 동네(당진시)는 '자체 시설' 활용하는데…"

예산 집행의 적절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과의 대화'는 대부분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내부 회의실이나 강당에서 진행된다. 이미 기본적인 음향 및 영상 시설이 갖춰진 공공청사임에도, 서산시는 매년 외부 업체에 무대 설치와 음향 임차료 명목으로 수억 원을 지출해왔다.

반면 인근 당진시의 경우 별도의 외부 용역 없이 자체 시설과 장비, 인력을 활용해 행사를 치르고 있다. 7일 당진시 관계자는 "기존 시설로도 충분히 행사가 가능해 별도의 예산을 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산시가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외부 용역을 고집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해당 업체가 서산시와 체결한 수의계약은 확인된 것만 96건, 금액으로는 6억 7천만 원에 달한다.

시민 A씨는 "시민과의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화려한 무대나 조명이 아니라 오고 가는 대화의 깊이"라며 "형식적인 치장에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관행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서산시는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4년 연속 특정 업체 독점, 경쟁 없는 수의계약, 타 지자체 대비 과도한 예산 집행이라는 '3중 모순' 앞에, 서산시의 해명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시민과의 대화가 진정한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계약 과정의 투명성부터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업체와의 수의계약 97건 가운데 96건이 2022년 하반기부터 2026년 초 사이에 집중적으로 체결됐으며, 이 중 상당수가 ‘새해 시민과의 대화’ 행사 용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계약 금액은 향후 계약을 포함할 경우 약 8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A업체와의 수의계약 97건 가운데 96건이 2022년 하반기부터 2026년 초 사이에 집중적으로 체결됐으며, 이 중 상당수가 ‘새해 시민과의 대화’ 행사 용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계약 금액은 향후 계약을 포함할 경우 약 8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김선영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시민과의대화 #특정업체의독무대 #서산시계약정보공개시스템 #지방계약법 #수의계약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영상] 청계천 백로 붙잡고 사진 찍는 외국 관광객들 [단독영상] 청계천 백로 붙잡고 사진 찍는 외국 관광객들
  2. 2 교장·교감 명예퇴직 급증, 국가가 답해야 할 질문 셋 교장·교감 명예퇴직 급증, 국가가 답해야 할 질문 셋
  3. 3 10분 지각에 16시간 30분 '대기'... "계속 일해도 빚이 자꾸 늘어요" 10분 지각에 16시간 30분 '대기'... "계속 일해도 빚이 자꾸 늘어요"
  4. 4 [영상] 전재수 면담한 정청래 "6.3 지방선거에 명운 걸려" [영상] 전재수 면담한 정청래  "6.3 지방선거에 명운 걸려"
  5. 5 하루에 믹스커피 50잔... 그 남자가 내게 가르쳐준 것 하루에 믹스커피 50잔... 그 남자가 내게 가르쳐준 것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