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1.08 11:05수정 2026.01.1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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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 풍경 달리기 코스
정무훈
허둥지둥 일어나서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하고 바쁘게 시작하는 아침, '오늘도 지각이다'를 외치며 매일 차 안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오늘도 아파트 현관을 나서는데 찬바람이 쌀쌀하게 나를 반긴다. 아직 해가 뜨기 전 어스름한 어둠이 남아 있다.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출근을 시작한다.
작년부터 장거리 출퇴근을 하게 되면서 새롭게 생긴 루틴이 있다. 바로 출근 후 달리기이다. 처음에는 장거리 출퇴근이 부담스럽고 차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피곤했다. 그래서 출근 정체 시간을 피해 30분 일찍 집을 나선다. 일찍 출근하니 출근 시간이 줄었고 아침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었다. 차 안에서는 메모장을 켜고 음성으로 오늘의 생각을 정리한다.
오늘 일정이 많은 날이네.
하늘을 보니 구름이 많고 눈이 내릴 것 같네.
점심은 뭐를 먹을까?
아침 달리기 코스를 어디로 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직장에 도착한다. 이제 본격적인 달리기 시간이다. 가볍게 스트레칭하며 몸을 풀고 운동화 끈을 단단하게 묶는다. 직장 바로 옆에 한적한 강을 따라 산책 코스가 있어 달리기에 제격이다. 차갑지만 상쾌한 바람을 가슴 깊이 들이쉰다. 겨울 풍경을 바라보며 천천히 달리기 시작한다. 처음 장거리 출근을 하면 아침부터 달리기가 귀찮아서 모닝커피 마시며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한 번 탁 트인 강을 보며 달려 보니 마음이 달라졌다.

▲운동 기구 야외 운동기구
정무훈
아침 달리기는 커피보다 잠에서 깨는 각성 효과가 좋다. 달리기를 하면 몸에서 열이 나고 땀이 나면서 기분이 상쾌해진다. 달리고 나면 커피보다 시원한 생수 한 잔을 마시고 싶어진다. 하루 종일 실내에만 있으면 알 수 없는 계절과 날씨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하늘의 구름도 보고 물길을 따라 흘러가는 물소리도 듣고 하천에 날아드는 철새들도 볼 수 있다. 자연의 풍경이 매일 달라진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달리다 보면 매일 기분과 몸 상태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피곤한 날도 있고 귀찮은 날도 있다. 그런 날에는 가볍게 달리면서 몸과 마음을 천천히 돌아본다. 아침 달리기의 매력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나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달리면서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고 홀가분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매일 달리다 보니 조금씩 체력이 좋아진 것을 느낀다. 만성 피로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활력을 느끼게 되고 저녁에는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강을 따라 달리다가 전신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야외 운동 기구에서 근력 운동을 추가했다. 평소 근력 운동을 싫어하는데 달리면서 자연스럽게 근력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체조도 하고 하늘도 바라보며 오늘의 풍경을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징검다리 강변 풍경
정무훈
강물처럼 순리대로 살아가는 마음
오늘은 달리며 강물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강물은 서두르지도, 조급하지도 않게 유유히 흘러간다. 서로 다투지도 않고 앞서지도 않는다. 물길을 따라 순리대로 흘러가는 강물을 한참 바라보았다. 한 해를 돌아보면 아쉬움도 남고 힘든 일도 떠오르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잘 버티고 조금씩 성장하며 1년이 지나갔다. 오늘 달릴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작은 선물이라 생각이 들었다. 큰 문제 없는 일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어제와 오늘이 같은 날처럼 느껴지지만 1년을 달리고 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천천히 변화하고 매일 날씨와 바람, 구름이 달랐다. 달리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풍경 사진을 찍어 달리기 크루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이었다. 친구들은 각자의 출근 풍경을 사진 찍어 단톡방에 올리고, 아침마다 서로의 하루를 응원하고 격려했다.
우리는 떨어져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속도로 달리고 있다. 장거리 출퇴근이 나에게 준 선물은 아침 달리기다. 일상을 단단하게 만들고 작은 성취감을 주는 아침 달리기는 오늘 하루를 살아갈 나만의 활력소이다. 올해도 매일 강변을 달리며 계절을 몸으로 느끼고 발바닥 도장을 찍으며 단단하게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오늘도 출근 달리기!
동시대를 살아가는 4050 시민기자가 취향과 고민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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