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만 교수의 <전달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전달의 어려움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블랙피쉬
분명 열심히 설명했는데 왜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까? 내 생각을 정확히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질까? 더 적절한 표현은 없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 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전달력 부족의 신호다.
전달력은 특정 직업군만 필요로 하는 기술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일상적으로 정보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전달자'이기 때문이다. 발표할 때, 면접을 볼 때, 보고서를 쓸 때뿐 아니라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생각을 나눌 때도 전달력은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유영만 교수의 <전달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전달의 어려움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저자는 수많은 강연과 100여 권의 책으로 청중과 소통해 온 지식생태학자로서, 전달력을 높이는 명쾌하고 깊이 있는 해답을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초반 30초 안에 사로잡는 스피치 전략이나 메시지 파워를 10배 더 높이는 10가지 비밀 등 실전 전달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제공한다. 마지막에는 완벽한 결론 대신 미완의 물음표를 남기는 전달력 고수의 길로 안내한다.
기법이 아닌 본질로의 접근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피상적인 스킬에 머물지 않고 전달의 본질을 파고든다는 것에 있다. 저자는 5단계 로드맵(Why-What-Who-How-Where)을 통해 체계적으로 접근한다. 먼저 전달력이 왜 중요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보고, 단순 스킬이나 기교가 아닌 전달의 본질을 짚어본다.
핵심은 '전달자의 삶'에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전달력은 진공 상태의 실험실에서 기법을 익힌다고 생기는 능력이 아니라, 전달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내가 살아본 삶만큼 전달할 수 있다. 어제와 다르게 전달하려면 어제와 다르게 살아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법서와 이 책을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차별점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는 '전문가의 저주'다. 전문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전문 용어를 사용해 비전문가에게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전달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비전문가에게 전문적 지식이나 노하우를 파는 사람들인데, 정작 전문가의 전문적인 설명을 비전문가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전문가가 비전문가의 '모르는 마음'을 잘 모른다는 데 있다. 이는 많은 강연자, 교육자, 리더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아무리 훌륭한 내용이라도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전달의 실패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자기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전달자의 품격은 결국 그가 사용하는 언어의 격, 즉 '언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말문이 막히는 까닭은 내가 보유하고 있는 언어 꾸러미에 들어 있는 어휘의 경우의 수가 적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날카롭다.
전달자로 산다는 것의 의미
결국 이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당신은 어떤 전달자로 살 것인가? 전달력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나의 삶과 생각을 어떻게 언어로 구현해내는가의 문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진정성과 본질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기법을 익히기 전에 삶을 바꿔야 한다. 어휘를 늘리기 전에 경험을 쌓아야 한다. 청중을 사로잡기 전에 스스로 사로잡힐 만한 메시지를 가져야 한다. 이것이 유영만 교수가 <전달자>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근본적인 메시지다.
전달력은 테크닉이 아니라 태도다. 스킬이 아니라 철학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에서 시작된다. 당신의 메시지가 세상에 제대로 닿지 않는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화술 학원이 아니라 바로 이 책이다. <전달자>는 당신의 말에 무게를 싣고, 당신의 존재에 울림을 더할 것이다.
전달자 - 나의 가치를 높이고 세계를 확장하는 전달의 힘
유영만 (지은이),
블랙피쉬,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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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연구자, 청소년 교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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