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검찰청
이정민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즉 '검찰개혁'이 오는 10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검찰청 폐지에 따라 새로 설립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조직의 밑그림이 공개됐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단장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12일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제정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공소청과 중수청 소관 부서인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 입법예고를 실시한다.
[공소청] 검사 업무에서 '범죄수사', '수사개시' 삭제
공소청법안의 핵심은 기존 검사 직무에서 '수사'라는 단어를 도려낸다는 데 있다. 검찰청법에 적힌 검사 직무에서 '범죄수사'와 '수사개시'라는 문구를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검찰청법은 검사 업무를 '범죄수사, 공소의 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으로 정하고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몇 개 범죄군을 적어두고 있는데, 앞으로 공소청 검사 직무는 공소의 제기 및 유지로만 제한된다. 이렇게 되면 검사의 수사 개시는 법적으로 불가능해진다.
보완수사권 관련 내용은 빠졌다. 검찰개혁추진단은 "보완수사와 관련해서는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짧게 밝혔다.
권한 통제는 보다 강화된다. 먼저 고등공소청 내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사건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사회적 주요 사건의 경우 영장 청구나 기소 여부에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했다. 검사의 정치중립성 요건도 강화된다. 정치 관여 행위를 '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당이나 정치단체의 결성 또는 가입을 지원·방해하는 등 행위'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하면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 처벌을 받게 된다.
또 앞으로는 재정신청 인용률, 항고·재항고 결과, 무죄판결률 등이 근무성적 평정 기준에 반영된다. 기소·불기소를 비롯한 검사의 판단이 법원이나 상급 기관에서 뒤집힐 때 이를 '인사 고과'에 직접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참고로 재정신청이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한 신청인이 법원에 검찰 판단이 적절했는지 묻는 절차로, 그 인용률은 '검사의 불기소 판단이 잘못됐다'고 법원이 인정한 비율을 뜻한다. 무죄판결률은 검사가 기소한 피고인이 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는 비율이다.
개별 검사의 임용 여부를 7년마다 결정할 수 있는 적격심사위원회 위원 중 법무부장관이 아닌 외부 추천 위원의 비율도 높였다.
[중수청] 마약과 내란·외환 범죄까지... 수사 범위 넓힌다
중수청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 사이버범죄 등 9대 중대범죄를 전담한다. 기존에 검찰이 부패, 경제 등 부문에서 직접 수사를 담당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사 범위는 더 넓어진 셈이다.
지능적·조직적 화이트칼라범죄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대형참사범죄·사이버 범죄 등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거나 일상생활에 줄 영향이 큰 사건들을 중심으로 마약 범죄뿐 아니라 내란·외환죄를 수사 범위 내에 포함시켰다고 추진단은 밝혔다. 각 분류의 직접적인 죄명은 대통령령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중수청은 이 외에도 공소청 또는 수사기관 소속 공무원이 범한 범죄, 개별 법령에 따라 중수청에 고발된 사건 등은 수사할 수 있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설치되는데, 국민 기본권·인권침해 우려를 고려해 행정안전부 장관이 중수청 사무에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을 갖고 중대범죄 수사를 적정히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 사건은 중수청장만 지휘하도록 하되,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사항이 확인되는 경우에만 행정안전부 장관이 예외적으로 권한을 행사한다.
중수청 내부 인력은 법리 판단을 전담하는 '수사사법관'과 현장 수사를 맡는 '전문수사관' 이원화된다. 수사사법관은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한정했다. 다만 두 직군 간 전직이나 고위직 임용 제한을 없앴고, 검찰 출신뿐 아니라 경찰과 민간 전문가까지 문호를 개방했다. 이로써 열려있는 수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추진단의 방침이다. 이밖에도 중수청 내 시민이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만들어 내부 통제장치로 활용되도록 했다.
법무부 장관 "수사 개시한 기관이 종결 못하도록 원칙 구현"
행안부 장관 "중수청, 민주적 통제 아래 전문적 수사기관 되도록 지원할 것"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법안으로 수사-기소 분리 즉, 수사를 개시한 기관이 이를 종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을 구현하면서 범죄대응 역량도 유지하여 범죄로부터 국민의 일상을 보호하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행정안전부는 국민주권정부 검찰개혁의 요체인 중수청이 민주적 통제 아래 공정하고 전문적인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남은 설립 준비기간 동안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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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검사 직무서 '수사개시' 삭제...중수청은 제2의 검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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