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계획, 매년 실패해도 또 다짐합니다

<노인과 바다>, <캐스트 어웨이>를 통해 깨달은 것

등록 2026.01.12 14:34수정 2026.01.1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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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10년 전쯤에 다짐을 쓴 A4용지를 발견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A4용지의 색도 바랬다. 내용은 <엄마의 다짐>이라는 타이틀로세 가지가 적혀 있었다.

첫 번째, 영어공부.
두 번째, 다이어트.
세 번째, 가족들에게 다정하기 말하기.


나의 다짐뿐 아니라 신랑의 10년 전 새해 다짐도 있었는데 역시나 그놈의 영어공부와 다이어트가 적혀 있었다. 새해에 늘 빠질 수 없는 계획이 영어공부, 다이어트와 독서이다. 벌써 몇 년째 똑같은 다짐은 하는데 하나도 제대로 이뤄보지 못한 것 같다. 지키지도 못하는 다짐은 매년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올해도 어김없이 영어공부, 다이어트, 독서로 신년계획을 세웠다. 1월이 지나기 전에 고전책 한 권은 꼭 읽고 싶어서 아주 얇은 <노인과 바다>를 선택했다. 노인이 바다에서 낚시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 내심 '무지 지루할 거야'라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몰입감이 있었다.

노인과바다 노인과 바다 표지
▲노인과바다 노인과 바다 표지 송미정

노인이 힘들게 잡은 고기를 행여 놓칠까 책 읽는 동안 마음이 두근거리고 도대체 얼마나 큰 고기 일까 궁금해 뒷부분부터 읽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렇게 힘들게 잡은 노인의 고기를 상어가 뜯어 먹을 땐 나까지 속상했다.

게다가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얼마나 외로울까 싶어 측은한 마음도 들었다. 노인은 상어와 맞서 싸우지만 결국 고기 살을 다 내어주고 뼈만 남은 고기를 매달고 집으로 돌아왔다는 내용이다.

헤밍웨이가 소설에 쓴 노인의 모습이 우리와 닮았다고 느껴졌다. 노인의 모습처럼 사실 별게 없다. 만약 노인이 만선을 해서 돌아온다면 그것은 드라마일 것이다. 대박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것보다 그저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어쩌면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극한의 상황에서 여러 번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피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노인은 끝까지 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 짧은 내용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 역시 명작은 다르구나 싶었다.

또 하나 명작이라고 불리는 <캐스트 어웨이>라는 영화가 노인과 바다 책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주인공이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다 탈출하는 내용이다. 포기하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노인과 바다>,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 모두 포기하지 않는 꺾이지 않는 마음이 새해를 맞이하는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다이어트가 정체기에 머물 때마다 '포기만 하지 말자'라고 적었고, 과거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며 5km를 처음 뛸 때 느꼈던 절실함과 닮아 있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마다 느려도 좋으니 멈추지만 말자고 이를 악물었다. 결국 포기하지 않았기에 완주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노인과 바다>의 마지막 책날개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사람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언정 패배하진 않아.'

노인과바다 노인과 바다 내용 중
▲노인과바다 노인과 바다 내용 중 송미정

뼈만 남은 물고기를 끌고 돌아온 노인의 뒷모습이 결코 초라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그 과정에 후회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나의 다짐도 작심삼일로 끝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삼일을 일 년에 백 번 반복한다면, 그것 또한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닐까. 올해는 결과보다 '포기하지 않는 과정' 그 자체를 사랑하는 한 해가 되고 싶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브런치 에도 실립니다.
#새해계획 #새해다짐 #포기하지않는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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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와 강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딸을 키우는 엄마로 건강하고 영양 좋은 음식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직영양사가 알려주는 우리집 저염밥상>,<영양사 유방암 환우의 암을 이기는 음식> 전자책 발행하였으며 <맛있게 정드는 옆집 영양사 언니>로 블로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브런치 작가로 일상의 요리에서 추억을 떠올리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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