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7월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원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전우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 보강 : 12일 오후 11시 20분]
고 채수근 상병이 사망한 수색 작전에 투입됐던 간부가 '수변에서 바둑판식으로 실종자를 수색하려면 물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증언했다.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이 바둑판식 수색을 지시한 인물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지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 전 사단장에 불리한 진술이 나온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부터 임 전 사단장 등 채해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피고인들의 다섯 번째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김아무개 중령(당시 포병여단 포3대대장)을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특검팀은 김 중령을 상대로 "바둑판식 수색 지침을 받을 때 수중과 수변이 구별됐는지" 물었다. 김 중령은 "상류는 개울물 수준이었으나 (우리가 있던) 하류로 오면서 물이 깊어졌다"라며 "(내성천 본류와 합류하는 지점인) 간방1교 다리 건너부터는 (수위가) 무릎 이상이어서 아예 저기는 진입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채해병이 속했던 포7대대의 수색 구역은 수변과 수중의 구별이 어려울 만큼 진입이 어려워 보였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이어 김 중령은 "(상부에서 내려온) 첫 번째 지시가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것이었다면 두 번째 지시는 장화 기준으로 무릎까지는 들어가는 정도의 성의는 보이라는 것으로 이해했다"라며 "(내려온 지시였던) 바둑판식 수색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다만 일렬로 가든, 사방형으로 가든 누락됨이 없이 본다는 의미로 당시 이해했다"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어 "바둑판식 수색을 하려면 물에 들어가지 않고는 할 수 없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한 적 있는지" 물었다. 김 중령은 "그렇다"라며 "바둑판은 사각으로 (대형을) 짜서 가는 것인데 (당시 강가의) 풀이 논이나 밭을 경작한 것처럼 (사각으로 딱 맞춰져) 있을 리 없으므로 (병사들이 사각으로 대형을 짜서 간다면) 여기는 물, 저기는 풀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다. 즉 당시 바둑판식 수색이 수변(풀)과 수중을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말이다.
이에 다른 피고인인 박상현 전 7여단장 측은 반대신문에서 "수변 수색은,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것이 최초의 지침 아닌가"라고 김 중령에게 물었다. 하지만 김 중령은 "물에 들어가지 않으면 수변 수색을 할 수 없다"라며 답변의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물에 잠긴 풀도, 잠기지 않은 풀도 있었다"라며 "현장이 균일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임성근 측 "허리까지 입수 사진 왜 보냈나"... 김 중령 "그것 보고 부대원들 빼내"
특검팀에 의해 바둑판식 수색을 지시한 인물로 지목된 임 전 사단장 측은 "도로 정찰 위주로 하되 필요하면 장화 깊이까지 하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김 중령에게 물었다. 사고 당일(2023년 7월 18일) 오전 7시께 선임 대대장인 최진규 전 포11대대장과 박 전 여단장이 통화한 뒤 각 대대에 '물에 깊이 들어가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갔다며 던진 질문이었다.
그러나 김 중령은 "지시가 상충된다"라며 "이런 건의 경우 원지침(수변 수색)이 유효하니 (수변 수색을 하고 장화 깊이 수색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명확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자 임 전 사단장의 변호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사고 당일 김 중령이 홍보장교에 보낸 사진을 내보였다. 사진에는 병사들이 허리 깊이까지 입수한 채 수색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변호사는 "2023년 7월 18일 오전 9시 55분경 (포3대대) 9중대 수색 사진을 홍보장교에게 보내지 않았나"라며 "보낸 사진을 보니 강물 안쪽으로 들어간 사진이다. (수변 수색이 유효한 지침이었다는 김 중령의 말대로라면) 이는 작전구역에서 벗어난 사진들인데 왜 거르지 않고 보냈나"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김 중령은 "사진을 거르는 건 (홍보장교인) 그들의 몫"이라며 "(오히려) 그 현장 사진을 (중대장으로부터) 보고받고 '이게 뭔가' 싶어 거기로 가서 '너네는 왜 거기에 있냐'고 제 나름대로 지적해서 (강에서 부대원들을) 빼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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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측 따져도 답변 일관한 대대장 "바둑판 수색, 물에 들어가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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