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경남 양산시 메가박스 양산증산에서 영화 '1980사북' 시민상영위원회 주최로 열린 양산시민 초청상영회에 참석해 영화를 관람한 뒤,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선지역사회연구소
문재인 전 대통령 뇌물 수수 혐의 사건 담당 재판부가 13일 재판에서 공소장 작성 방식을 두고 검찰을 질타했다.
검찰이 공소장에 과거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다른 사건 배경 설명까지 방대하게 서술해 놓은 탓에, 이 전 의원이 다른 재판에서 이미 다뤘던 내용을 이번 재판에서 다시 설명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을 기소한 것은 지난해 4월인데, 재판부는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재판을 본격적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증거 선별 등 공판준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재판부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검사: "계좌번호는 양이 방대해서 출력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파일 형태로 제출할 수 있을까요?"
재판장: "아니 그렇게 하시면 안되고. 그러면 계좌 거래내역을 추출하세요, 필요한 것만. 양이 많은 걸 판사한테 '다 들여다보고 필요한 것만 골라쓰세요' 하게 만드시면 안 된다는 거예요. 검사님 말씀하신 취지가, 증거선별이 (필요한) 취지에 해당하지 않습니까?"
13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현복 부장판사) 심리로 문재인 전 대통령 사건 4차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다. 재판부 질타는 공동피고인 이상직 전 의원의 항변 직후 나왔다. 재판 말미에 발언 기회를 얻은 이 전 의원은 "검찰이 이미 5년 전부터 조사받고 선고까지 받은 업무상 배임 사건들을 이번 사건 공소장에 또다시 방만하게 포함했다"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그는 타이이스타젯 설립·운영과 관련해 "본안 판결에서는 (타이이스타젯이) 이스타항공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는데, 이번 사건에서 내가 왜 배임 행위자가 됐느냐"라고 반문했다. 이 전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이지만 사건 발생 당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이었던 만큼, 타이이스타젯이 이스타항공과 관련이 없다면 자신 역시 타이이스타젯 채용 혐의와는 무관하다는 반박이다.
이를 듣고 난 이 재판장은 검찰 공소장에 문제가 있음을 꼬집었다. "이 사건 공소사실 자체가 구체적인 범죄 행위만 기재된 게 아니라 범죄 행위와 범위를 판단하는 전반적인 경위 사실까지 담고 있다"라며 "본안과 내용 분리가 쉽지 않다 보니 이상직 피고인이 말하는 내용 80%가 이미 다른 재판에서 했던 주장을 반복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입증에 필요한 증거만 뽑아 제출할 것을 몇 차례 요구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쪽도 검찰을 비판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공소사실과 관련 없는 사실관계를 몇 배 분량으로 장황하게 기재하고, 관련 없는 증거를 마구잡이로 신청하고 있다"라면서 "트럭 기소를 통해 법관에게 범죄 예단을 심어주고 피고인에게는 공소사실과 무관한 수십, 수백 명 장기 증거조사를 감행하도록 하는 제도적 고문을 자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검찰권 남용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사건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될지는 증거선별절차가 마무리 되는 내달 결정된다.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경우 다음 기일을 배심원 선정 등 관련 절차를 위한 준비기일로 지정하고, 일반 재판으로 진행하는 경우 증거조사 기일을 확정하기 위한 별도의 준비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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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더러 증거 골라 쓰라는 건가"… 검찰 질타한 문재인 재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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