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단독] 박정훈 재판서 "VIP 격노 못 들어"... 해병대 2인자, '모해위증' 고발 당해

해병대예비역연대, 국방부에 정종범 전 부사령관 고발장 제출... "진술 때문에 박정훈 유죄될 뻔"

등록 2026.01.14 20:31수정 2026.01.14 20:31
8
원고료로 응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박정훈 당시 해병 대령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박정훈 당시 해병 대령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준장, 현 국방부 조사본부장 대리) 항명 혐의 재판에 나와 "언론보도를 보고 'VIP(윤석열) 격노'를 처음 알았다"고 진술한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소장, 현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이 모해위증 혐의로 국방부 조사본부에 고발당했다.

정 전 부사령관은 채해병 사망사건 수사외압을 상징하는 VIP 격노 당일(2023년 7월 31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소집한 긴급회의에 참석한 인물이다. 이 회의에서 그는 장관의 지시사항을 받아적은 이른바 '정종범 메모'를 작성했다. 해당 메모에는 "누구누구 수사 언동(언급) 안 됨", "사람에 대해 조치·혐의 안 됨" 등 수사 방향을 제시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증거로 꼽혔다.

증인 출석했던 정종범 "언론 보고 VIP 격노 알았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지난 6일 정 전 부사령관을 국방부 조사본부에 모해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모해위증은 법정에 출석한 증인이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허위 진술할 때 성립하는 죄다(형법 제152조 제2항). 정 전 부사령관은 2024년 7월 23일 채해병 사망사건을 수사하다 되레 항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단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고발장에 따르면, 정 전 부사령관은 이 재판에서 "2023년 8월 1일 오전 8시경 해병대사령부 상황회의 때 대통령 격노설을 들은 사실이 있냐"는 박 전 단장 측 변호인(정관영 변호사)의 질문을 받고 "없다", "저는 못 들었고 기억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전 단장 측 김정민 변호사는 "2023년 7월 31일 11시경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피의자에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이 포함된 초동수사) 보고를 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한단 말이냐'고 격노했다"며 "증인이 격노설을 처음 인지한 것이 언제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정 전 부사령관은 "저는 언론 보고 (격노설을) 알았다"며 "그것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김 변호사가 거듭 "해병대 사령관(김계환)이 부사령관인 증인에게 격노설에 대해 한마디도 안 했다는 건가. 사령부에서 (격노설) 소문도 없었나"고 추궁하자, 정 전 부사령관은 "(사령관은 제게 격노설에 대해) 한마디도 안 했다"며 "(사령부에서) 소문도 없었다. 이런 것 전혀 모르고 언론 보고 '그냥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2024년 7월 18일, 정종범 당시 해병대 부사령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년 7월 18일, 정종범 당시 해병대 부사령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더해 정 전 부사령관의 메모에는 "8월 9일"과 물음표 세 개가 적혀 있는데, 고발장엔 이와 관련된 내용도 담겼다. 이 전 장관이 윤석열의 휴가 복귀일(2023년 8월 9일)에 초동수사 내용을 뒤집어 재보고하기로 한 것을, 정 전 부사령관이 인지하고도 "전혀 모른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는 것이다.

해당 재판에서 박 전 단장 측 김규현 변호사가 "장관이 8월 9일을 언급하거나 누구에게 보고한다는 말을 안 했나"라고 묻자, 정 전 사령관은 "전혀 안 하셨다", "저는 그냥 그 워딩만 (메모에) 써왔다. 제가 대통령이라는 (말) 자체를 못 들었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8월 9일 자체는 오롯이 전체적으로 법무관리관이 정리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고발인 "유·무죄 가를 핵심 쟁점, 이를 알고도 거짓말"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이 2024년 6월 29일 오후 대통령 관저와 가까운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앞에서 열린 '못다핀 꽃 한 송이, 채해병을 살려내라! 해병대원 순직 및 수사외압 사건 특검법, 국정조사 촉구 범국민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이 2024년 6월 29일 오후 대통령 관저와 가까운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앞에서 열린 '못다핀 꽃 한 송이, 채해병을 살려내라! 해병대원 순직 및 수사외압 사건 특검법, 국정조사 촉구 범국민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권우성

정 전 부사령관을 고발한 정 회장은 고발장을 통해 "박 전 단장이 항명죄로 군사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대통령 격노의 존재 여부 등은 당시 박 전 단장의 유·무죄 여부를 가리는 핵심 쟁점이었다"며 "만약 대통령 격노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면 항명죄 유죄 판결 위험이 상당했다. 피고발인(정 전 부사령관) 또한 이를 잘 알고 있었음에도 (VIP 격노에 대해) 모른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해 박 전 단장에 대해 모해위증죄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3일 정 전 부사령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그는 전화·문자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해병대 #채해병사건 #격노 #정종범 #박정훈
댓글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코스피 5천, 돈 얼마 벌었냐고? 2000년생 동창들의 대화 코스피 5천, 돈 얼마 벌었냐고? 2000년생 동창들의 대화
  2. 2 윤석열 '입틀막'에도 차분했던 앵커, 왜 장동혁에게 '목소리' 높였나 윤석열 '입틀막'에도 차분했던 앵커, 왜 장동혁에게 '목소리' 높였나
  3. 3 집에서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 노인, 가족 간병 어렵다면... 방법이 있다 집에서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 노인, 가족 간병 어렵다면... 방법이 있다
  4. 4 "폐업하려고요, 더는 버틸 수 없네요"... 벼락거지 될까 두려워 "폐업하려고요, 더는 버틸 수 없네요"... 벼락거지 될까 두려워
  5. 5 저가항공이니 탑승동? 인천공항의 같은 돈, 다른 서비스 저가항공이니 탑승동? 인천공항의 같은 돈, 다른 서비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