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김동석 대표가 인터뷰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한 메시지는 바로 '견뎌야 한다'는 것이었다.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든, 한국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미국의 변화는 구조적인 것이고, 단기간에 바뀌지 않는다."
그는 한국이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전략적 인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급해하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이 상황을 견디면서 자기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 견딘다는 건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변화한 미국 정치 구조를 읽고 실리로 대응하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트럼프와 마가가 만들어낸 미국 정치의 변화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이 한국 외교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문일답] "트럼프는 개인이 아니라 구조"
- 지금의 미국 정치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가.
"미국은 지금 사실상 '세 번째 내전' 국면에 들어섰다고 본다. 첫 번째는 남북전쟁, 두 번째는 1960년대 시민권 운동, 그리고 지금은 엘리트와 기득권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정치로 폭발하는 시기다. 이 분노가 마가라는 형태로 조직화됐고, 트럼프는 그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정치화한 인물이다."
- 마가(MAGA)는 어떤 정치 세력인가?
"마가는 단순한 선거 슬로건이나 지지층이 아니다. 하나의 사회운동이자 정치 정체성이다. 내부적으로는 의견이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핵심 사상이 있다. 첫째는 백인 민족주의, 둘째는 기독교 근본주의, 셋째는 미국 우선주의다. '미국은 백인의 나라', '미국은 기독교 국가', '미국은 세계의 중심'이라는 인식이 마가의 정체성을 이루고 있다."
- 트럼프는 그 안에서 어떤 인물인가.
"마가 지지자들에게 트럼프는 '시스템 파괴자'다. 기존의 워싱턴 정치, 엘리트, 언론, 제도, 기득권을 부수는 인물로 인식되고 있다. 그가 막말을 하고, 규범을 깨고, 거칠게 행동할수록 오히려 지지층은 '저 사람이 우리 편'이라고 느낀다. 트럼프는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라 분노와 불신을 대변하는 상징이다."
- 트럼프의 정치 방식을 어떻게 봐야 할까.
"트럼프의 강경하고 파괴적인 정치 스타일을 단순히 개인적 성향이나 규범 무시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 이면에는 마가 운동을 기반으로 한 공화당 내 급진적 이념 세력이 조직적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는 구조적 변화가 있다. 트럼프의 과장된 이미지 뒤에 숨은 신우파 엘리트들의 실체가 더 중요하다. 이들은 마가를 기반으로 정치권력을 장악하고 미국의 방향을 구조적으로 바꾸고 있다."
- 트럼프 2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트럼프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는 데 관심이 없고, 극단적인 당파 정치에 집중하고 있다. 이민자 탄압, 사면권 남용, 법무부와 국방부 개편 같은 권력 행사는 그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와 같은 요란한 파괴적 접근방식이 트럼프 개인의 특징으로만 보면 오산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트럼프의 과장된 이미지는 공화당내 극단적인 이념적 급진주의를 은폐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미국 외교 정책의 변화는 어떻게 봐야 하나.
"외교는 더 이상 미국 정치의 중심이 아니다. 지금은 국토 안보가 곧 국가안보다. 난민, 국경 통제, 마약, 범죄, 치안 문제가 정치의 핵심이 되었다. 그래서 과거처럼 국가안보보좌관이나 외교 라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백악관에서는 '국토를 지키는 사람들'이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다."
- 한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솔직히 말해 그리 크지 않다. 트럼프는 센 상대와만 상대한다. 김정은, 시진핑, 푸틴 같은 강한 인물에게 관심을 갖는다. 한국처럼 조용히 협조하는 동맹국은 정치적으로 매력적인 상대가 아니다. 관심을 받으려면 돈, 투자, 관세, 무역 같은 실질적 이슈가 있어야 한다."
- 지난해 8월 한미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상황에 대해 잘못된 메시지를 SNS에 올렸다.
"트럼프는 팩트에 관심 없다. 그는 자극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반응을 보는 스타일이다. 그 정보는 우파 종교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취임식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있었던 집단은 목사들이었다."
- 한국의 대미 전략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트럼프 2기는 마가 운동에 모인 지식인들 없이는 불가능하다. 한국은 마가를 기반으로 정치권력을 장악하는 신우파 엘리트들의 성향과 전략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한국은 이들의 실체를 빨리 파악해서 장단기 대책을 세워나가는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
- 11월에 치러질 중간선거 전망은?
"마가의 결집력은 여전히 강하다. 트럼프가 막말을 할수록 지지층이 더 단단해진다. 특히 하층 백인 유권자들의 충성도가 높다. 민주당 지지층은 많지만 투표율이 낮고, 마가는 숫자는 적어도 적극적으로 투표한다. 이 구조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
- 민주당의 한계는 무엇인가.
"민주당은 확장성이 제한적이다. 이미 확보한 지지층은 크지만, 그 이상으로 외연을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공화당 우파, 특히 마가는 새로운 유권자를 계속 정치 참여로 끌어들이고 있다. 분노와 위기의식이 동원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 마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마가는 사라지지 않는다. 2016년에는 트럼프 개인이 툭 튀어나온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자본, 조직, 인력, 미디어, 네트워크가 결합된 구조가 됐다. 트럼프가 정치 무대에서 물러나더라도 마가의 정치적 영향력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감정적으로 반응하면 안 된다.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든, 한국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미국의 변화는 구조적인 것이고 단기간에 바뀌지 않는다. 한국은 조급해하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냉정하게 이 상황을 견뎌야 한다."
- '견뎌야 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견딘다는 건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구조를 읽고, 감정이 아니라 전략으로 대응하라는 것이다. 트럼프식 정치가 계속될 가능성을 전제로, 실리와 국익 중심으로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 이재명 정부의 대미 외교 접근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외교·안보팀이 조급해 하지 않고 트럼프 2기 권력 구조를 이해하며 대응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많은 나라들이 관세 협상에서 혼란을 겪은 것과 대비되는 차분한 접근이었다."
- 마지막으로 한국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렇게 달라진 미국에 (사는) 한인 동포가 200만 이상이다. 미국은 국가안보를 완벽하게 국토안보로 대체한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권력은 시민권자와 비시민권자를 구분해서 대우하고 관리한다. 달라진 미국, 오히려 강화되는 트럼프 권력이 현실인 상황에서의 한인 동포 사회, 200만 미국 시민인 한인 동포를 대해야 한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의 해외 한인동포 정책은 이전과는 매우 달라야 한다. 이 대통령의 전략적 기민성을 담당자가 따라 배웠으면 한다. 확장만큼 안정이 담보돼야 할 사안이다. 미국의 변화는 한국의 국가적 활력으로 민족역량을 잘 구축하기 위한 기회이기 이전에 일단은 넘어야 할 고비다. 미국 시민인 한인동포의 역할이 지렛대가 될 수 있다. 국가적 역량의 구심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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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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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뒤에 숨은 이들 실체가..." 미국 정치전문가의 예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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