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남소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징계안 최고위원회 의결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징계 확정 전 한 전 대표에게 재심 청구와 중앙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에 출석해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지난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제명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짜맞추기식 결정을 내렸다며 재심은 청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장 대표가 재심 기회를 주겠다며 최고위 의결을 미룬 것은 징계 강행 명분쌓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 발칵 뒤집혔는데 농담으로 회의 시작한 장동혁
장 대표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예고한 회의 시각이 지난 후에도 장 대표는 한동안 발언하지 않고, 말없이 종이컵에 담긴 물만 마셨다.
장 대표는 곧이어 취재진을 향해 "(송언석) 원내대표님께서 잠시 급한 통화를 하고 계셔서 제가 물을 먹고 있는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그는 송 원내대표가 회의장에 도착하자 "저를 물 먹게 하신 원내대표가 들어왔다"라고 농담을 던진 뒤 회의를 시작했다.
장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한 전 대표는 제대로 소명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고, 또 일부 사실 관계에 대해서 다툼이 있다고 말한다"라며 "최고위에서는 한 전 대표에게 재심의 기회를 부여하고, (그가) 제대로 된 소명 기회를 부여받아서 이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재심의 기간까지는 윤리위 결정에 대해서 최고위가 결정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또 "윤리위 결정이 사실관계에 부합한 제대로된 결정이 나오려면 당사자가 직접 윤리위에 출석해서 어떤 사실이 맞는 것이고, (또 어떤 사실이) 다른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밝힐 필요가 있다"라면서 "(최고위는) 한 전 대표가 재심의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앞서 윤리위는 지난 13일 심야 회의에서 당원게시판 사건과 관련,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당원 자격을 박탈하는 중징계인 '제명'은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당헌·당규에 따라 윤리위 재심의 청구 기간은 10일이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열릴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당 대변인 "장동혁, 여러 사람 의견 경청했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남소연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최보윤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을 보류한 건 장 대표가 여러 사람의 의견을 경청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한 전 대표와 관련한) 안건을 (이날 최고위에) 올릴지 여부에 대해 (사전) 회의가 있었다"라면서 "장 대표는 최고위원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했고, 최종 결정이 이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실제 최고위가 열리기 직전, 당내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장 대표를 면담하며 한 전 대표 제명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이 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이성권 의원은 장 대표 면담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의원총회가 오전 11시에 소집됐기 때문에 의원들 의견 수렴하는 절차를 충분히 거치고 난 이후 최고위에서 판단해달라고 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또 "(장 대표를 향해) '전직 당대표에게 제명이란 방식의 최고수위(징계)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수위를 조금 낮춰서 통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조치해달라'라고 건의했다"라면서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어떤 얘기를 하려는지 이해했다', '최고위에서 다른 위원들과 의논해서 판단하겠다'라고 대답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한 전 대표가 '재심의 신청 생각은 없다'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재심의 신청을) 하고 안 하고는 당사자가 결정할 일"이라서도 "사실 관계에 다툼이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당사자가 직접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하루 전인 지난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로부터 징계 회부 사실을 통지받은 시점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그는 "통상 소명 기회를 주기 위해선 일주일 내지는 5일 전에 (연락을) 주지 않나. (출석 요구일) 하루 전에 '다음 날 나오라'고 하고, 그다음 날 바로 제명 결정을 내렸다. 심각한 절차적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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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안한다는 한동훈에 기회 주겠다는 장동혁, '제명' 최고위 의결 일단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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