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수원 공군비행장 이전, 정말 의지가 있다면

등록 2026.01.15 16:00수정 2026.01.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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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공군비행장 이전 논쟁은 이미 오래전부터 '결정의 영역'이 아니라 '소모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누구도 최종 책임을 지지 않고, 누구도 결단하지 않으며, 각 지자체는 자기 논리만 반복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이쯤 되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이전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정말 할 의지가 있는가다.

수원시는 말한다. "더는 공존이 불가능하다"고. 인구 120만 대도시 한가운데 군 공항이 자리 잡은 현실, 소음·안전·개발 제한은 도시의 발목을 잡는 족쇄라는 주장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수원 군 공항은 도시 성장의 최대 제약 요인 중 하나였다. 이전 논리가 단순한 민원 차원을 넘어 '도시 생존 전략'이라는 주장도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화성시는 단호하다. "수원의 문제를 화성에 떠넘기지 말라"고. 군 공항 이전은 소음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전가일 뿐이며, 수원 시민의 불편을 화성 시민이 대신 감당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군 공항의 특성상 민간 공항과는 비교할 수 없는 훈련 강도와 야간 비행, 상시 소음이 따른다는 점에서 이 반발 역시 정당하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이런 첨예한 갈등이 정리되지도 않았는데, 경기도는 느닷없이 '경기국제공항'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군 공항 이전과는 별개라지만, 누가 봐도 같은 공간, 같은 지역, 같은 이해관계 위에 놓인 이야기다.

화성시는 즉각 반발했고, 난개발·교통 부담·환경 훼손이라는 우려를 내세우며 반대의 고삐를 더 세게 죄고 있다.

그럼에도 경기도와 수원시는 말한다. 군 공항 이전과 국제공항 건설은 '기피시설 이전'이 아니라 '지역 균형 발전의 기회'라고. 인천·김포에 쏠린 항공 수요를 분산하고, 장기적으로는 김포공항을 대체할 수 있는 거점 공항 구상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계산도 읽힌다. 논리 자체는 그럴듯하다. 하지만 논리는 합의 위에서만 힘을 가진다.

지금 상황은 어떤가. 합의는 없고, 선언만 있다. 책임은 없고, 주장만 있다. 화성의 반대를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붙이고, 수원의 절박함을 "기득권 주장"처럼 취급하며, 경기도는 중재자라기보다 또 하나의 당사자로 나서 있다. 이 구조에서 답이 나올 리 없다.


비교 대상은 이미 있다. 광주 군 공항 이전 사례다. 완벽한 해답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지자체장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큰 틀의 합의를 선택했다. 지역 간 갈등을 방치하지 않고, '언젠가는 결정해야 한다'는 현실을 직시한 결단이었다. 수원·화성·경기도에는 왜 그런 결단이 보이지 않는가.

이제는 분명히 해야 한다. 합의할 생각이 없다면, 모두 접는 게 맞다. 군 공항 이전도, 경기국제공항 건설도 마찬가지다. 이전하지 않겠다면 지금처럼 살면 된다. 제주도나 해외를 가기 위해 경기도민이 인천으로 부산으로 청주로 새벽차를 타는 불편을 감수하고, 개발 제한을 안고 가고, 소음 민원을 관리하며 버텨라. 그것 역시 하나의 선택이다.


그러나 이전을 말하려면, 국제공항을 말하려면, 국익과 안보, 지역 균형 발전을 입에 올리려면 반드시 합의부터 내놔야 한다. 화성의 우려를 제로로 만들 수 없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권한,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수원의 필요만 외칠 것이 아니라, 화성이 왜 반대하는지부터 인정해야 한다. 경기도는 책임 있는 조정안을 내놓아야 한다.

수원 군 공항 이전 논쟁은 공항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도 서남부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 질문에 답할 용기가 없다면, 더 이상 '이전'도 '국제공항'도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 결단 없는 구상은 희망이 아니라 기만이다.
#군 #공항 #이전 #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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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공군 중령, 시사평론가(정치, 군사안보), 프리랜서 컬럼리스트, 밀리터리 리터러시 강의, 협업 및 문의 : hamlety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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