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수컷 가창오리 수컷은 얼굴에 태극무늬가 있어 화려해보인다.
국립생물자원관
가창오리가 주로 머무는 곳은 금강호, 동림저수지, 영암호 등이다. 주로 서남쪽 지방 강 하구나 저수지 호수에 모여 있다. 낮에는 호수 가운데에 집단으로 모여서 쉬고 있다가 저녁이 되면 한꺼번에 날아올라 먹이 터로 간다. 먹이를 먹는 곳은 추수하고 남은 곡식이 떨어져 있는 논이다.
밤에 이동하는 것은 대규모 집단으로 움직이다 보니 천적인 매에게 들킬까봐 어두워졌을 때 먹이 터로 움직이는 것이다. 낮에는 쉴 수 있는 습지가 있어야 하고 밤에는 먹이를 먹을 수 있는 넓은 논이 필요하다.
가창오리는 1980년 때까지는 보호 종이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2025년 12월 22일 발행한 <한국의 월동물새 27년의 변화와 보전방안> 보고서에 의하면 가창오리는 2000년 1년 동안 21만 마리가 관찰되었다. 그후 숫자가 늘어나 2009년에는 100만 마리까지 관찰되었으나 점점 수가 줄어서 2025년 겨울에는 31만 9천 마리가 관찰되었다.
수십 년 전에 비해서 숫자가 많아져서 보호종은 아니게 되었지만 한 곳에 집중되어 오히려 취약하다. 수십만 대군을 먹일 넓은 먹이 터가 적어지고 있고 전염병이 돌면 무리가 위험해진다. 전 세계 가창오리의 90퍼센트인 30만 마리 이상이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낸다. 가창오리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지면 멸종단계에 접어든다.
가창오리를 위협하는 것은 매나 검독수리같은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사람들은 추수 후 논에 떨어진 쌀알이 달린 지푸라기를 말아서 소 먹이로 쓰기 위해 가져간다. 습지를 메워서 새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없애고, 조류 인플루엔자를 달고 온다고 배척한다. 2000년에는 연간 100만 마리가 찾아왔으나 현재는 연 30만 마리로 줄어든 것은 가창오리가 먹고 살 곳이 줄어들어서이다.
가창오리 군무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어서 외국 탐조인들은 가창오리를 보러 한국에 오고 싶어 한다. 가창오리가 사라지면 우리 후손들은 이 아름다운 장면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가창오리와 조류충돌
그런데 이 가창오리가 요즘 뉴스의 중심에 섰다. 2024년 12월 29일 당시 무안공항으로 착륙하던 제주항공 항공기는 가창오리 떼와 부딪히며 추락했다. 가창오리가 날아다니는 높이에 비행기가 들어왔다가 엔진으로 가창오리들이 빨려 들어가서 엔진이 멈췄다는 것이다. 새가 많이 오는 곳에 비행장을 지은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철새들은 비행장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무안 갯벌을 날아다녔을 것이다. 비행장 건설 전부터 조류충돌을 염려하고 경고하였으나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한 지역 정치인, 공무원, 건설업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에 운영 중인 공항이 15개이다. 그러나 현재 적자인 공항만 11개이다. 이런 데 또 습지를 메워서 공항을 만들겠다고 한다. 정부가 건설 계획 중인 공항이 8개나 된다. 이 좁은 국토에 공항이 이렇게 많을 필요가 없다.
2026년 현재 계획 중인 공항은 모두 조류충돌 위험이 큰 곳이다. 군산 새만금, 흑산도, 백령도, 부산 가덕도, 울릉도, 제주도 모두 바닷가에 있고 새들의 이동이 많은 곳이다. 일각에서는 '새 무서워서 공항을 못 짓겠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미 제주항공 참사를 목격한 사람들은 조류 충돌에 대해 경계심을 갖게 되었다. 작은 새가 큰 비행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새만금신공항 조류충돌위험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회원들이 2025년 1월 21일,국토부 앞에서 새만금신공항 예정지인 수라갯벌은 조류충돌위험이 무안공항의 610배라고 경고하며 공항건설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새만금신공항 주변 지도 군산공항에서 철새가 많이 오는 유부도와 금강호까지 거리. 유부도와는 6.7km, 금강호까지는 26km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네이버지도

▲유부도 민물도요 수만 마리가 새만금신공항 예정지에서 6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유부도 하늘을 날고 있다.
김교진
군산공항에서 금강의 가창오리가 머무는 곳은 직선거리로 21km에 달한다. 지난해 4월 국토부는 모든 공항에 대해 반경 13km까지 조류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참사원인이었던 가창오리 떼의 서식지인 금강호는 관리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군산공항 반경 6km에는 철새가 몰리는 유부도가 있고 10km 이내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서천 갯벌이 있다. 더 갈 필요도 없이 군산공항 1km 앞에 신공항 예정지인 수라갯벌이 있다.
수라갯벌은 계절별 이동 철새가 상시 모이는 곳이다. 요즘은 텃새가 된 민물가마우지떼 수천 마리가 아침저녁으로 날아다니는 곳이다. 위로는 새가 많은 금강호, 유부도, 서천갯벌, 코앞에는 수라갯벌이 있는 곳에 신공항을 짓겠다는 것은 조류충돌을 감수하겠다는 말이다.

▲민물가마우지떼와 전투기 충돌 민물가마우지와 미군전투기가 충돌한 순간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오동필단장이 촬영했다. 수라갯벌은 조류충돌 위험이 높은 곳이다
오동필

▲민물가마우지 민물가마우지 수천 마리가 새만금신공항 예정지인 수라갯벌 방수제 위로 날고 있다.
오동필
군산공항 주변은 민물가마우지떼가 많아서 지난 2021년 10월에는 미군 전투기와 민물 가마우지가 충돌하는 모습도 목격되기도 했다. 군산공항에서는 미국 공군 활주로를 한국 민간 비행기가 빌려서 쓰고 있다.
[관련기사]
새만금 신공항 상공의 아찔한 '버드 스트라이크' https://omn.kr/1vgzk
전국 공항의 조류 충돌 총위험도 평가 결과에서 새만금신공항은 무안공항보다도 610배 높게 나타났다. 상황이 이런데도 새만금에 신공항을 건설하려고 전북의 정치인, 관료와 건설사들이 기를 쓰고 나서고 있다. 무엇을 위해서일까? 이들은 자기들의 명성과 이익을 위해 환경파괴와 인명경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금강의 가창오리는 아름답지만 무안공항의 가창오리는 비행기를 추락시킨 원인이라고 지목 당한다. 그러나 가창오리는 죄가 없다. 새들은 공항 이전부터 수십 년 동안 그곳을 날아다녔을 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가창오리를 탓하는 일이 아니라, 공항과 개발이 정말 필요한지, 그리고 자연과 공존할 방법은 없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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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새가 비행기도 떨어트린다' 새만금신공항에 반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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