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1.16 08:40수정 2026.01.1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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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이 시작되고 하루는 빨리 감기를 한 것처럼 순식간에 지나갔다. 여느 때처럼 분주하게 점심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띵동' 하고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세요?"
인터폰 화면에는 덩치 큰 낯선 남자가 서 있었다. 얼굴은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초대받지 않은 손님인 건 분명했다.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지 상대방은 대답이 없었다.
예전에도 누군가가 집을 잘못 찾아왔거나 실수로 동호수를 잘못 누른 적이 있던 터라 곧 돌아가겠거니 생각했다. 예상과 달리 그는 끈질기게 벨을 누르며 버텼다. 그때부터 온갖 흉흉한 범죄 현장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공포와 두려움에 손이 떨렸다. 놀란 마음을 추스르고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
"여기 OOO호인데요, 낯선 남자가 자꾸 벨을 누르니 빨리 좀 와주세요."
인터폰은 여전히 요란하게 울렸다. 아이와 나는 관리사무소의 확인 전화를 받기 전까지 지독한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다.
"아랫집 분이라는데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잠시 나와 보시겠어요? 관리직원도 도착했습니다."
낯선 이가 아니라는 안도감도 잠시, 유쾌하지 않은 용건일 게 분명해 마음이 무거워졌다. 문밖에는 관리 직원과 아랫집 남자가 서 있었다.
"우연히 마주치면 한번은 말씀드릴려고 했는데 요즘 뵙기가 어렵더라구요.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방학한 뒤부터 부쩍 소음이 심해졌습니다..."
아이가 집에 머무는 시간은 3배 이상 늘어났고 층간소음의 압박을 피하기란 어려웠다. 걷는 건지 뛰는 건지 모를 아이 움직임을 어찌해야 할까.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은 즐거워도, 심심해도 몸을 흔들고 움직여야만 했다. 오래된 아파트가 그 모든 소음을 포용하기란 역부족이었나 보다.
"정말 죄송해요. 소음이 그렇게 심한지 몰랐습니다. 더 조심하고 신경 쓰겠습니다."
그가 소음의 원인을 하나하나 읊을 때마다 내 고개는 점점 아래로 향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긴장한 아이들이 내 얼굴을 살폈다.
"우리가 그동안 아랫집을 너무 배려하지 못했나 봐. 조금만 더 신경 쓰자. 대신 밖에서 실컷 뛰어놀면 되니까."

▲ 소음방지용 부착 패드.
오마이뉴스
이윽고 아이들과 함께 집안 곳곳엔 방치된 소음을 감소시키기 위한 '소음소탕작전'을 시작했다. 거실 바닥에는 한층 더 두툼한 매트를 깔았고 의자와 식탁 다리에는 낡은 소음방지용 부착패드를 떼고 새것으로 교체했다. 실내에선 소음방지용 실내화를 착용했고 문을 여닫을 때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주의했다.
개개인의 소음방지 대책으로는 소음방지매트, 실내화 착용, 의자발커버, 진동방지패드, 도어쿠션, 퍼즐매트 등 소음방지 제품을 설치하거나 착용하는 방법이 있다. 최대한 소음을 줄이려는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아파트라는 주거공간 특성상 층간소음을 일절 피하기는 어렵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어느 지역에선 공동주택 층간소음 저감용품 지원사업을 추진한 곳도 있다고 한다.
요즘은 아랫집의 고충을 생각하며 위층에서 들리는 웬만한 생활 소음은 둥글게 넘기게 되었다. 조용하고 평안한 집을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조금만 더 이해와 배려의 폭을 넓힌다면 층간소음 갈등도 감소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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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방학으로 시작된 이웃의 불편, 이렇게 해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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