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 국회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쇼히둘 씨
이건희
이날 토론회에서는 방글라데시 국적의 이주노동자가 직접 발제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쇼히둘 씨는 "공장에서 발가락 골절 사고를 당해 두 달을 입원하고도 퇴원하자마자 업무 복귀 지시를 받아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쇼히둘 씨는 사용자와 비자 연장에 합의하였지만 사업주는 일방으로 비자 신청을 취소했다. 그는 "먹고 살기 위해서 한국에 일하러 왔는데 비자 취소는 죽는 것과 같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쇼히둘 씨의 증언은 현행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의 생계와 체류권이 모두 사용자에게 주어진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토론자로 나선 황선기 변호사(대한변협 인권위원회 위원)는 "현행 외국인고용법은 근로 조건 악화나 부당한 노동 행위가 있는 등 근로 조건이 열악한 경우 규정 상 사업장 변경이 용이한 것처럼 하고 있지만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실제로는 사업장 변경이 불허된다"고 지적했다.
황 변호사는 "이에 반해 외국인고용법 시행령에서 '상해 등으로 해당 사업장에서 근무하기에 부적합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주무관청이 재량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고용허가제 개혁이 단지 국내 인권 문제를 넘어, 수출 등 산업과 직결되는 과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해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단순히 해당 기업 뿐만 아니라 공급망 전체에 대한 제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미국 정부는 한국 내 태평 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에 대해 '장애인 강제노동'을 사유로 미국 내 수입을 현재까지 사실상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정부가 더 이상 '국익'이라는 이유로 이주노동자 권리를 제한하는 정책을 유지할 수 없다고 최 변호사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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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은수 외국인력담당관(고용노동부)은 이날 토론회에서 고용허가제 전반에 대한 개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며, "현재 노·사 전문가가 함께 외국인력 통합지원TF를 운영 중이고, 논의를 거쳐 3월 중 개선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국제 인권 기준과 공급망 규범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노동자 또는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 전체가 감당해야 할 문제로 확장 될 수밖에 없다.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된 건강한 노동시장이 진정한 국익이 아닐까. 국제사회가 강제노동 문제를 공급망 전반의 책임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정부가 어떤 개선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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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 위해 권리 제한?... 국회서 쏟아진 외국인고용허가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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