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충남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충남행정 통합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부는 지역 주도의 균형발전을 내세우지만, '대충통합' 논의는 여전히 중앙정부의 특례와 예산 확보에 매몰되어 있다. 그 돈으로 광역교통망 등 거대 인프라를 구축해 수도권과 경쟁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위험한 발상이다. 광역교통망을 건설한다고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나. 광역교통망은 지역 간 접근성을 높이겠지만, 일자리와 생활 서비스가 없는 지역에서 이동은 양방향이 아니라 일방향이 된다. 교통망은 중소도시와 농촌을 살리는 수단이 아니라, 대전·천안·아산 등 거점 도시로 더 빨리 이동하라는 신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집에서 살 수 없는 노인들을 시설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 거점 대도시만 키워 주변 지역의 인구를 흡수하는 방식은 결국 지역 내 격차를 심화시키고, 주변부의 쇠퇴를 가속화할 뿐이다.
3. 일자리의 환상과 기초 체력의 무시
'지방소멸'의 원인을 흔히 일자리 부족에서 찾는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통합론자들은 AI, 반도체 등 대기업 중심의 '양질의 일자리'를 약속한다. 하지만 '대충통합'을 하면 양질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보장은 없다. 더욱이 고도로 자동화된 첨단 산업은 고용 유발 효과도 낮다. 고용의 80%를 지탱하는 것은 중소기업이며, 지역의 기반은 농업이다.
진정한 지역 재생은 대기업 유치라는 신기루를 쫓는 것이 아니라, 지역 중소기업과 농업을 살려 사람이 머물 수 있는 '현장형 일자리'를 만드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기초 체력을 외면한 채 몸집만 키우는 통합은 사상누각이다.
결론, 정책의 우선순위를 바로잡아야 한다
덴마크는 1987년 '신규 요양원 건설 금지법'을 제정했고, 여러 선진국은 시설이 아닌 집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왔다. 우리 정부가 늦었지만 2026년 3월부터 '돌봄통합지원법'을 시행하는 것 역시 '시설 대신 집'에서의 노후를 지향한다. 그것이 인간 존엄성을 지키면서 사회적 비용도 줄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지방 시대의 해법도 이와 같아야 한다. 통합이라는 거대 구조물을 짓기 전에, 그 막대한 예산을 중소도시와 농어촌이 '사람 살 만한 곳'이 되도록 하는 데 우선 투입해야 한다. 기초가 튼튼해지면 거점 도시는 자연스럽게 네트워크의 중심으로서 활력을 얻게 된다.
주변 지역을 희생시켜 거점만 살리는 통합은 결국 거점 스스로도 고립되어 무너지게 만든다. '살던 곳에서의 노후(Aging in Place)'가 존중받아야 하듯, '태어난 곳에서의 삶(Living in Region)'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방시대의 출발점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3
서울대학교 경제학사 석사
도쿄대학 경제학박사
충남대학교 명에교수
지역재단 상임고문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이사장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