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왼쪽)과 한학자 통일교 총재.
서울중앙지법, 연합뉴스
통일교 교주 한학자 총재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교인들이 일제히 그를 감싸는 증언만 내놓자, 2인자로 불렸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작심한 듯 폭로를 이어갔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은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 22일 "한 총재가 준비한 선물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전달했고 이후 보고까지 했다"고 밝혔다. 통일교가 윤석열에게 직접 선물을 줬고 이것이 한 총재에 보고됐다는 진술이 공개적으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는 16일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총재비서실장 등에 대한 6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통일교 전현직 간부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이날 재판에서 "한 총재의 말씀은 언제나 본질적"이라며 "그의 발언을 정치적 관점에서 해석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인들의 반복되는 '한학자 감싸기'에 윤 전 본부장 측은 "총재 언급만 나오면 교인들이 마치 설교하듯 말한다"며 "미리 준비된 진술이 아닐지 신빙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윤영호 "내 단독 결정? 어떻게 그런 일 있겠나"
이날 오전 공판에는 33년간 통일교 목사로 활동하며 한국협회 경원지구 협회장 등을 맡았던 A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A씨는 국민의힘 정치자금 후원을 인정하면서도 "한 총재의 지시가 절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더해 "한 총재는 본질적인 말씀을 하신다"며 "그의 말씀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본질이 오도된다"고 강조했다.
A씨는 "두익사상(좌익과 우익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통일교 교리)", "신통일한국", "평화 세계 건설" 등 여러 통일교 내 교리를 나열했다. 그러면서 "한 총재는 이런 관점에서 언제나 말씀하셨고 정치적 입장이나 견해를 표명한 적 없다"며 재차 한 총재와 정치권 간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려 했다. 이에 윤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한) 총재에 관한 언급만 나오면 증인이 (일반적) 대답이 아닌 연설·설교하듯 말한다"며 "혹시 법정에 나오기 전에 미리 질문지를 받았냐"고 질문했다.
A씨는 "2022년 당시 진행된 실무 회의들은 윤 전 본부장의 계획과 로드맵을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해당 회의에 한 총재와 정 전 총재비서실장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윤 전 본부장은 "지난 반대 신문에서도 (이런 진술이) 나왔듯 (A씨가) 이렇게 진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클리어한 것들이 있다"고 직접 입을 열었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 (2022년) 3월 10일 제가 오전 조회에 들어가 총재님 뵙고 (그 자리에) 정원주씨도 있었습니다. 제가 총장님께 보고를 하는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한테 "총재님께 감사 인사를 전해달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그래서 바로 (총재께) 말씀을 드렸고요. 제 개인의 단독 결정이었다면 그런 일들이 있었을까요?
3월 22일 윤석열 후보에 대한 미팅이 있을 때 총재님이 본인이 준비하신 선물들을 주셔서 제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한테 전달을 다 하고, 보고까지 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A씨와 같은) 지구장님들은 (저와 한 총재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모르니까 모른다고 해야 맞는 거죠. 모르는데 어떻게 이렇게 진술을 잘 하시는지 저는 참 의문이고요.
윤 전 본부장이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 22일 당선인 신분이던 윤석열과 대면했다는 것은 윤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도 적시된 내용이다. 다만 공소장에는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의 각종 프로그램과 행사 지원을 요청했다고만 적혀있다. 윤 전 본부장이 그 자리에서 한 총재가 준비한 선물도 함께 전달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날 오후 공판에 나온 교인 B씨도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한 총재는 세계 평화를 위해 '온 인류가 한 가족이 되어 평화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한다"며 "그런데 이를 한 정당·정치인을 통해 (한 총재 말씀처럼) 나아간다는 식으로 몰고 있는 특검의 논리는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 각색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구속 중인 한 총재는 이날 베이지색 니트 차림에 휠체어를 탄 채 재판에 참석했다. 재판 초반부를 지켜보던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이 길게 발언을 이어갈 때는 눈을 감고 있었다. 이날 법정 출입구에는 문연아(한 총재 며느리)씨를 비롯한 통일교 일가의 모습이 보였으나, 본법정과 중계법정에서는 이들을 볼 수 없었다.
이날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 측에선 남도현·박기태·신의호·김효진·박예주 검사가 참석했다. 한 총재의 변호인으로는 김진혁·권오석·류재훈·서경원·송우철·윤화랑(이하 법무법인 태평양)·심규홍·이남균·이우룡(이하 법무법인 LBK 평산) 등 총 9명이 출석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7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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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 이진민 기자입니다 really@ohmynews.com 모든 제보를 다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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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입에서 나온 첫 폭로 "한학자 선물, 윤석열에 전하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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