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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비만 1억"... 3년째 이어지는 TV조선 재승인 재판에 당사자는 '고통'

기소된 방통위 공무원·심사위원 등 어려움 호소... 검찰 무더기 증인 신문, 1심 언제 끝날지 장담 어려워... 무리한 기소 지적

등록 2026.01.20 18:49수정 2026.01.2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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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 이정민

방송통신위원회의 TV조선 재승인 심사와 관련한 1심 재판이 이례적으로 길어지면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검찰 측이 재판에서 증인을 60명 넘게 신청했고, 현재도 검찰 측 증인 신문조차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TV조선 재승인 심사 사건은 지난 2020년 당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방통위 공무원에게 지시해 TV조선 재승인 심사에서 의도적으로 점수를 낮췄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지난 2023년 한 전 위원장 등 방통위 공무원과 심사위원 등 6명을 기소했고, 한 전 위원장은 이 사건을 빌미로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서 면직됐다.

"변호사비 많이 들어서 결국 빚 냈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23년 6월 시작된 1심 재판은 2년 7개월째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재판 초기 검찰 측은 수십 명의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했고, 지금까지 열린 25차례 공판도 대부분 검찰이 신청한 증인 신문을 위주로 진행됐다. 재판이 3년 가까이 계속되면서 한상혁 전 위원장 등 기소된 피고인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들은 '피고인' 신분으로 사회 활동이 제약되는데다, 공판 출석 때마다 변호사 비용까지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변호사 비용만 1억 가까이 들었다거나 빚을 낸 사람도 있다.

한상혁 전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에 "저를 방송통신위원장에서 물러나게 하려고 압박을 가하기 위해 시작한 수사였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만두고 나서도 3년째 재판을 받고 있다보니, 정기적으로 재판에 나가야 하고, 매번 재판 준비도 해야 하니까 여러가지로 제약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2023년 3월 2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2023년 3월 2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권우성

재판에 기소된 A씨도 "지금까지 변호사 비용만 1억 가까이 쓴 것 같다"면서 "공판이 열릴 때마다 변호사를 대동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100만 원 정도 변호사 비용을 지불한다, 공판이 계속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시 검찰이 출국금지를 했는데, 현재까지도 출국 금지된 상태"라면서 "피고인 신분이다보니, 강의나 방송 등 대외 활동을 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는 B 역시 "변호사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결국은 빚을 냈다"면서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려고 해도 집중하기가 쉽지 않고, (피고인 신분이) 족쇄처럼 붙어있으니까, 가족들도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1심이 언제 끝날지 기약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 측에서 신청한 증인 신문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이후에는 피고인 측 증인 신문 절차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증인 신문과 불출석 증인에 대한 출석 요구 등의 절차가 계속 진행 중이다. 검찰의 무더기 증인 신청으로 공판이 3년 가까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기소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김성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 검찰이 했던 대표적인 수사 중 하나로 검찰의 기소권 남용 사례라고 생각한다"면서 "검찰 증인 신문이 오랜기간 계속되고 있는데, 명확한 증거도 없이 이 진술 저 진술을 끼워 맞춰서 (기소할) 수준이면 실질적인 증거가 없는 걸로 봐야 하지 않을까? 그정도까지 해야 할 사건이면 처음부터 기소를 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TV조선 재승인 심사 재판에선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당사자가 하지 않은 말을 진술 조서에 넣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고, 감사원이 심사위원들에게 지속적인 유도 신문을 하고, 답변서를 미리 작성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조사 짜맞추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TV조선 재승인 재판서 공개된 검찰의 증거 왜곡 의혹, 왜 나왔나 (https://omn.kr/2gnag)
- "유도 신문에 답변 왜곡"...감사원, 한상혁 찍어내려 TV조선 재승인 심사 문제 삼았나 (https://omn.kr/2goct)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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