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백요리사2> 최종 미션에서 최강록 셰프가 만든 '깨두부를 넣은 국물 요리'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의 마지막 미션이 제게 돌아왔습니다. 그렇다면 나를 위로하는 요리는 무엇일까. 평소 하루 한 끼 정도를 집에서 먹습니다. 예전에는 저녁 식사가 늘 정해진 흐름 안에 있었습니다. 그날그날 배를 채우는 데만 익숙했습니다. 무엇이 먹고 싶은지, 지금 내 몸에 무엇이 필요한지 스스로에게 묻는 일은 없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운동을 시작하면서 저녁이 달라졌습니다. 운동을 하러 가기 전 단백질바나 단백질 음료를 마십니다. 집에 돌아오면 늦은 시간이라 간단하게 식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작은 주먹밥 하나에 계란후라이 두 개를 만들어 먹습니다. 어떤 날은 콩물로 가볍게 마무리하고, 어떤 날은 요거트에 과일이나 견과류를 넣어 먹습니다.
퇴근 후 배고픔에만 의지해 허겁지겁 먹던 순간에 비해 양이 훨씬 줄었습니다. '배고프니까 먹는다'가 아니라, '내 몸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먹는다'라는 쪽으로 선택을 바꾸었습니다. 규칙도 감흥도 없는 듯하지만, 진정으로 나를 위한, 나의 건강을 위한 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운동도 하고 저녁을 줄인 덕분에 거슬리던 뱃살도 사라졌습니다.
'나를 위한 요리'는 특별한 레시피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돌보는 방식을 바꾸는 순간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리만이 아니라, OTT를 감상하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 독서하는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까지도 모두 저에게는 '나를 위한 요리', 즉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게 뭔가 거창해 보이느냐가 아니라, 반드시 나를 위해 필요한 시간이냐는 점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늘 누군가에게 보여주며 살아왔습니다. 가족을 위해, 분위기를 위해, 직장에서의 누군가를 위해 맞춰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에게 덜 미안해지기 위해, 가끔은 나만을 위한 무언가를 해봐도 되지 않을까요. 나를 챙기는 일은 사치가 아니라, 오래 버티기 위한 충전입니다. 가끔은 이렇게 말해도 되지 않을까요.
"수고했다. 잘 버텼다. 오늘 만큼은 쉬어도 된다."
어쩌면 진짜 위로는, 거창한 말이 아니라 나를 위해 차려주는 따뜻한 밥 한 끼, 차 한 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오늘 만큼은 저 자신에게 "그래도 버티고, 버티며 여기까지 온 건 참 대단하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 글을 쓰며, 중년인 저에게, 그리고 세상의 모든 '조림 인간'에게 작은 응원을 보냅니다.
"사실, 나를 위한 요리에서는 힘들 걸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최강록 셰프의 말처럼 살아가면서 나만을 위해 할 수 있는, 힘들지 않은 무언가를 하나쯤 꼭 찾아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에게 너무 늦지 않게 꼭 대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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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직장인이 모든 '조림 인간'들에게 하고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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