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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없는 이혜훈 청문회? 여야 '자료 제출' 공방 끝 파행

[현장] 여당 "합의한 대로 열어야"-야 "자료 먼저 내야"... 이 후보자 "요구 자료 75% 제출"

등록 2026.01.19 16:22수정 2026.01.1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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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 이 후보자의 자리가 비어 있다. 이 후보자의 청문 자료 제출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하고 파행을 빚고 있다.
19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 이 후보자의 자리가 비어 있다. 이 후보자의 청문 자료 제출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하고 파행을 빚고 있다. 남소연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조차 못하고 파행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청문회가 열리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회의장에 입장하지도 못했고 여야는 청문회 개최를 놓고 1시간 여 넘는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재정경제위 위원장은 19일 전체회의를 시작하자 마자 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 부족을 주장하면서 청문회 안건 상정을 거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여야가 합의해 의결한 대로 오늘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재경위 소속 야당 위원들은 "(이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가 굉장히 부실하다. 약속했던 15일 오후 5시까지 제출된 답변은 전체의 15%에 불과했다"라며 "(이 후보자가) 자료를 내야 한다. 그 후 자료를 검토한 뒤 제대로 된 청문회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공방이 이날 오전 내내 이어지자, 결국 임이자 위원장은 "양당 간사가 (청문회 날짜를 다시) 협의해 오면 회의를 속개하겠다"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여당은 계속 청문회가 열리지 않을 경우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며 조속한 청문회 개최를 압박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확보할 수 있는 자료는 다 제출했다"라면서 "청문회가 열려서 국민 앞에 소상히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길 기다리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텅 빈 이혜훈 자리... 야3당, 자료 부실 '질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이 후보자 청문회장. 이 후보자가 앉아 있어야 할 좌석이 텅 빈 상태로 재경위 전체회의가 시작됐다. 회의 시작 직후, 임이자 위원장이 "양당 간사 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청문회 관련 안건을 상정할 수 없다"라고 설명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한 항의가 이어졌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없는 가운데 인사청문회를 한 적이 없지 않느냐?"라며 "월권이다. 전례에 맞게 진행하라"라고 쏘아붙였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도 "왜 위원회를 이따위로 운영하냐"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 회의 때 '(이 후보자가)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청문회) 일정을 변경할 수도 있다'라고 분명히 말했다"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청문회를 (아예) 안 열겠다는 게 아니잖나"라고 반문했다.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는 15일 오후 5시까지 자료가 충실하게 안 오면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합의한 바가 있다"라며 "그런데 약속했던 시한까지 제출된 답변은 전체 15%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 등 다른 야당 소속 의원들도 이 후보자의 태도와 미비한 자료 제출을 질타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허술한 자료로 면죄부를 주는 청문회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또 자신이 비망록 등 의혹을 제기하자, 이 후보자가 '고소', '수사 의뢰'를 언급하는 등 겁박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도 "인사청문위원에 대해 '고발할 수 있다'는 태도를 후보자가 보인 점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면서 "자료 제출 건에 대해 민주당 위원들께서는 '노력했다'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후보자 사생활이 궁금해서 자료 요구했나? 민주당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 후보자를 좀 더 설득해달라"라고 덧붙였다.

1시간 넘게 공방만... 결국 "간사 간 협의해 오라"

 19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가 정회된 뒤 여야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19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가 정회된 뒤 여야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남소연

반면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간사와 협의도 없이 후보자를 앉히지도 않고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일정 조정에 관한 말씀을 하는 것은, 청문회를 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건 국민을 대신해 후보를 검증해야 할 책무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선 청문회를 시작하고 부족한 것은 채워나가는 식으로 진행하면 좋겠다"라고 청문회 개의를 요청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한덕수 (전 국무)총리부터 시작해서 한동훈(전 법무부 장관), 이상민(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자료 제출이 부실했다"라며 "저희도 이 후보자 관련해 여러 의혹에 대해 궁금하다.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청문회를 시작하지 못하고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만 1시간 넘게 이어지자 결국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나서서 "후보자에게 따져 물어야 할 사항을 위원장에게 묻고 있는 것 같다.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의사진행발언을 중지하고 후보자를 출석시켜서 청문회를 시작해 줄 것을 강력하게 건의한다"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도 이에 동의하며 "(청문회 개최 날짜로) 여당 간사는 19일 오늘, 야당 간사는 20일을 주장했다. 두 간사가 협의해 오면 다시 회의를 속개하는 것으로 하겠다"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정태호 의원은 "(청문회) 법정 기한이 (청문회 요청안 회부일로부터) 15일로 돼 있다. 오늘까지"라면서 "간사 간 합의에 의해 위원회 안에서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는데, 법정 기일을 지켜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문회가 장기간 미뤄지거나 불발될 경우, 임명 결정은 청와대 몫으로 돌아간다고도 설명도 덧붙였다.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 제출 후 20일 이내에 청문경과보고서(아래 보고서)를 청와대에 송부해야 한다.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시 대통령은 10일 이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재송부 요청에도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이혜훈 "청문회 열리길 기다리고 있어... 야당 주장은 과장"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9일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가 정회된 뒤 대기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9일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가 정회된 뒤 대기실로 이동하고 있다. 남소연

한편 이날 국회에서 대기하던 이 후보자는 취재진과 만나 "청문회가 열려서 국민 앞에 소상히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를 기다리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료 제출이 미비하다는 야당 측 지적에 대해서는 "갖고 있거나 확보할 수 있는 건 다 제출했다"라며 "30~40년 전 자료를 달라고 하시니 자료 보존 기간이 지나서, 국가기관이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못 내는 것들이 많았다"라고 해명했다.

자료 제출률이 15%라는 야당 측 주장에 대해서도 "과장이다. 75% 정도 (제출)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계속되는 사퇴 요구'와 '야당 소속 의원 및 언론인 고발에 대한 사과'를 묻는 말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개회를 기다리며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개회를 기다리며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혜훈 #인사청문회 #청문회 #기획예산처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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