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행정 통합'의 희생양이 되게 하려는가

[주장] '메가시티'라는 이름표에 교육은 없다

등록 2026.01.20 10:41수정 2026.01.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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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치판이 '메가시티'라는 거창한 이름 아래 우리 교육의 앞날을 몰아넣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초광역 행정도시 묶기는 속도와 크기만 자랑할 뿐, 그 안에서 살아갈 아이들의 삶과 배움에 대한 물음은 사라졌다. '경제 살리기'와 '일 처리 빠르게'라는 말만 넘쳐날 뿐, 교육은 논의의 바깥으로 밀려나 있다.

행정 틀이 바뀌면 교육에 어떤 바탕 변화가 오는지도 제대로 따지지 않고 밀어붙이는 건, 교육을 정치에 딸린 것으로 만드는 아주 위험한 일이다.

교육을 잘 모르는 이들이 열어젖히는 줄세우기 교육

가장 심각한 건, 통합도시 우두머리에게 특목고와 영재학교를 세울 권한을 주려는 움직임이다. 지금도 교육부 장관의 엄격한 허락과 나라 전체 조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만큼 특목고 하나 세우는 일은 한 학교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사이 교육 갈라짐과 입시 다툼, 사교육 장사에까지 큰 파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권한이 뽑힌 단체장 손에 들어가면, 교육은 정책이 아니라 표를 얻기 위한 던져주기 수단이 된다. '명문고 유치'는 언제나 손쉬운 인기 끌기였고, 그 결과 우리는 이미 겪었다. 고등학교 줄세우기, 중학교 때부터의 입시 다툼, 사교육 의존만 늘어날뿐이다. 아, 이는 그동안 어렵게 지키려고 노력해온 공교육 바로세우기를 또 한번 무너뜨리는 일이다. 교육터를 정치 흥정터로 바꾸는 건, 아이들 삶을 무시하는 짓이다.

'제왕 교육감'과 마을 교육 자치의 무너짐

행정 구역은 커지지만, 학교와 마을 단위 교육 자치는 아예 빠져 있다. 초광역 교육청이 생기면, 교육감의 손은 커지고, 주민과 학교 현장의 살필 힘은 줄어든다.


이는 교육 자치의 본뜻을 거스르는 방향이다. 교육 자치는 윗선 권한이 아니라, 아이들 곁에서 더 가까운 판단으로 다양한 삶을 살피기 위해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행정을 일반 행정 밑에 두고, 학교를 아이들 삶터가 아닌 정치 자랑판으로 삼는다면, 교육은 죽는다. 아이들 배울 권리가 '일 처리 빠르게'라는 말 아래 짓눌리는 셈이다.

2월 본회의, 서두르기 입법을 멈춰야 한다


더 큰 걱정은 밀어붙이는 방식이다. 정부 안 내놓고 의원 발의까지 이어지며 2월 본회의 표결을 목표로 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한 달 남짓한 사이에 교육 틀을 뒤흔들겠다는 건 무책임을 넘어선 오만이다.

주민투표와 뜻모음 절차는 사실상 빠져 있고, 국회 교육위원회는 뒷전으로 밀린 채 행정안전위원회 중심으로, 행정안정부가 중심이 되어서 빠르게 처리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이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판의 셈법에 다름 아니다. 교육계가 이때 침묵한다면, 그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방조가 된다.

지금 교육계가 한데 뭉쳐야 한다

이제 안에서 조정되기만을 바랄 수 없다. 시민 모임과 교육 현장 주체들이 직접 나서야 할 때다. 우리는 적어도 다음 세 가지를 바르게 요구해야 한다.

첫째, 특목고·영재학교 설립은 교육부 장관 허락이 꼭 있어야 한다는 법적 울타리를 분명히 해야 한다. 단체장의 인기 끌기용 공약 남발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둘째, 초광역 행정 틀에 걸맞게 마을 단위 교육 자치를 함께 살릴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힘은 커지는데 책임은 없다는 뒤틀린 틀을 용납해선 안 된다.

셋째, 닫힌 방에서 논의하지 말고 국민이 알 수 있는 절차를 통해 다시 사회적 합의를 쌓아야 한다. 교육은 빠르기보다, 바름과 깊이의 문제다.

[끝말] 교육은 정치판 흥정물이 아니다

정치인 눈에는 '표'만 보일지 모르지만, 교육자의 눈에는 아이들 삶이 보여야 한다. 지금 침묵하면 우리는 줄세우기와 경쟁, 혐오가 일상이 된 교실을 아이들에게 남겨주는 죄를 피할 수 없다.

시간이 많지 않다. 이러한 '참사 시계'를 멈추기 위해, 교육을 걱정하는 모든 이들이 얼른 뜻을 모으길 바란다. 교육은 흥정 대상이 아니다. 아이들의 앞날을 정치판에 올려놓지 말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를 쓴 김옥성씨는 교육희망네트워크 상임대표, 교육대개혁국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입니다.
#통합도시 #교육실종 #경쟁교육 #교육자치위기 #사교육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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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성은 교육희망네트워크 상임대표,교육대개혁국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으로 교육개혁 운동을 함께하고 있다. 하늘씨앗교회 목사이며 행복마음연구소 대표로서 영성과 마음챙김 명상으로 개인과 공동체의 회복을 돕고 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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