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사노조, 대전충남 통합특별법안 '교육 개악' 조항 수정·폐기 촉구

"행정 편의주의에 매몰돼 교육의 전문성과 공공성 짓밟아... 독소 조항 가득"

등록 2026.01.22 14:21수정 2026.01.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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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교사노동조합.
대전교사노동조합. 대전교사노조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명분으로 마련된 '대전충남통합특별시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가안)'에 대해 교육 현장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교원 인사권 침해에서부터 특목고·영재학교 설립 남발, 학교급 간 통합지도, 유치원 입학 연령 하향까지 교육의 본질을 흔드는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전교사노동조합(위원장 이윤경)은 22일 입장을 내고 "특별법안(가안)에 담긴 교육 관련 특례는 교육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교육 개악' 조항들"이라며 "문제 조항의 전면 수정과 폐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안이 교육의 특수성을 외면한 채 행정 효율과 비용 절감 논리만을 앞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법안의 교육 관련 조항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현장 교사의 전문성과 교육 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치명적 문제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문제로 지목된 것은 교원 인사 특례다. 노조는 제30조, 제31조, 제34조에 담긴 인사 관련 특례가 교육 자치의 핵심인 인사 행정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지자체장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거나 인사 원칙을 왜곡할 수 있는 구조는 교육을 정치적 이해관계에 종속시킬 위험이 크며,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자주성과 중립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조항이라는 것이다.

특목고·영재학교 설립 특례(제100조)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인구 유입과 지역 발전을 명분으로 한 특목고·영재학교 설립 남발은 공교육 생태계를 파괴하고, 소수 엘리트 중심의 서열화된 교육 체계를 강화해 지역 내 교육 불평등을 고착화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는 보편적 교육 복지를 후퇴시키고 입시 경쟁을 더욱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가 '최악의 독소 조항'으로 꼽은 것은 제101조의 '학교급 간 통합지도' 특례다. 초·중·고 교육과정의 법적 경계를 허무는 해당 조항은 학생들의 발달 단계와 교사의 전공·자격 체계를 무시한 채, 전문 자격 범위를 벗어난 지도를 강요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전교사노조는 이를 두고 "교육의 질을 포기하는 행정 편의주의의 극치"이자 "교원의 전문성을 완전히 무력화하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규정했다.

유치원 입학 연령 하향(제107조) 역시 강하게 비판했다. 만 3세 미만 영아의 유치원 입학을 허용하는 조항은 영유아의 발달 단계와 교육 현장의 현실을 도외시한 결정으로, 내실 있는 유보통합이 아니라 인구 감소 대책의 일환으로 보육 책임을 유치원과 교사에게 전가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노조는 "교육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아이들의 적절한 돌봄과 교육권을 희생시키는 기만적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모두가 '교육이 해답'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이번 통합법안은 교육의 전문성을 존중하기보다 행정 효율과 비용 절감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교육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뒤흔들면서 교사의 무한한 헌신만을 요구하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정한 지역 발전을 원한다면 교육의 본질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며 "대전교사노조는 우리 아이들의 올바른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현장의 우려가 담긴 독소 조항들이 전면 재검토될 때까지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교사노조는 이번 검토 의견서를 더불어민주당 대전광역시당과 박정현 의원실에 전달하고, 문제 조항의 수정 및 삭제를 공식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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