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출근길 간선도로 풍경. 교통체증이야 여느 도시와 다를 바 없지만, 늘어선 자동차들 대부분이 전기차라는 게 놀랍다.
서부원
과거 도로변의 그 많던 주유소는 자취를 감췄고, 대신 어딜 가나 공유 자전거가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중국은 자전거를 타는 데 유리하도록 도로가 설계되어 있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이들 또한 여전히 많다. 도시의 간선도로는 차도와 인도 사이의 자전거 도로로 정확히 삼등분이 되어 있다.
사통팔달 뻗은 지하철은 편리하고 쾌적했다.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에는 현재 지하철 노선만 18개다. 웬만한 관광지와 시장, 공공기관 등은 지하철로 모두 연결되어 있고, 환승이 쉽고 동선도 짧아 청두가 처음인 외지인들이 이용하는 데도 별 불편함이 없다. 더욱이 어느 역에 가든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 약자를 위한 도우미들이 보란 듯이 대기하고 있다.
청두와 인근 도시 사이에 방사상으로 고속철도가 놓여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시속 200km의 고속열차가 오가면서 지역의 대표 관광지인 세계문화유산 두장옌(都江堰)은 반나절 코스가 돼버렸다. 예전엔 개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가기란 무척 힘든 곳이었다. 전기를 동력으로 한 고속철도는 관광지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를 거미줄처럼 이어주고 있다.
중국은 현재 세계 최고의 전기차 생산 능력과 고속철도 건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국내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적극 활용했고,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대도시는 물론, 현급 작은 도시에도 노면 전차까지 도입해 주민들의 접근성과 이동성을 높이려는 모습에서 기술력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자부심이 읽혔다.
정말 부러웠던 것
솔직히 여기까진 "중국이 제법이네!" 정도의 얕잡아보는 느낌이었지만, 정말 부러운 게 하나 있었다. 어디서든 대중교통의 요금이 현지의 평균적인 물가에 견줘 현저히 쌌다는 점이다. 요금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여서, 차라리 무료라고 불러야 맞을 성싶다. 청두에선 지하철을 타고 아무리 멀리 가도 우리 돈 2천 원을 넘지 않았다.
시내버스는 200원, 택시의 기본 요금도 1800원에 불과하다. 하루는 너무 피곤해서 택시를 호출했는데, 한 시간이 넘는 먼 거리였는데도 요금이 채 5천 원도 되지 않았다. 대중교통의 요금은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싸다는 점은 공통이다. 흥미로운 건, 이동권을 기본권으로 여기는 중국인들에겐 요금이 싸다는 인식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중국을 부러워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교통 요금만큼은 한없이 부러웠다.
지금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광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요금을 결제하다가 모니터에 찍힌 3만 9800원이라는 액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중국의 값싼 교통 요금에 취해 있다가 '현타'가 온 것이다. 순간 두장옌의 상반된 '엄청난' 입장료와 교통 요금이 떠올랐다. 두장옌의 입장료는 우리 돈으로 1만 6천 원인데, 청두에서 25분을 내달려야 하는 두장옌까지의 고속철도 요금은 달랑 2천 원이었다.

▲ 퇴근 시간 직후 승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지하철 내부의 모습. 청두 시민들의 발인 지하철은 빠르고, 정확하고, 깨끗하고, 무엇보다 요금이 쌌다. 쓰촨성의 상징인 판다의 모습을 한 손잡이가 이채롭다.
서부원
사람마다 국가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는 거야 당연하지만, 중국에 대한 맹목적인 폄훼와 혐오는 이제 거둘 때도 됐다. 산업 전 분야를 통틀어 중국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손에 갤럭시와 아이폰을 든 중국인들도 이제 더는 만나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엔 '타산지석' 삼을 게 여럿이다. 폄훼와 혐오로 일관하는 건 중국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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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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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중국 화장실이라고? 가장 부러웠던 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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