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지키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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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웠다. 이걸 놓치면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았다. 글은 늘 나에게 기다림을 요구했지만, 기회는 늘 나에게 결정을 요구했다. 기다리는 법은 알았지만, 이렇게 급하게 선택하는 법은 잘 몰랐다. 특히 돈이 얽힌 선택 앞에서 나는 늘 작아졌다. 글은 나를 크게 만들었지만, 생활은 여전히 나를 눌렀다. 작가라는 말보다 생활인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는 순간마다, 나는 괜히 나 자신이 초라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나는 사주를 떠올렸고, 운을 떠올렸고, 타이밍이라는 말을 붙잡았다. 그건 미래를 알고 싶어서라기보다, 지금의 불안을 누군가 대신 책임져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네가 잘못한 게 아니야', '네가 부족한 게 아니야', '이건 그냥 때가 그런 거야'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아무 것도 대신 결정해주지 않았다. 사주도, 운도, 시간도. 남은 건 여전히 나 하나였고, 그 사실이 오히려 나를 정직하게 만들었다.
비용 때문에 참여를 고사한다는 결정은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그 말 한 줄을 꺼내기까지 나는 여러 번 문장을 고쳤고, 여러 번 마음을 접었다 폈다. 이 선택이 나를 뒤로 밀어내지는 않을지, 기록으로 남아 나를 규정하지는 않을지,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그러나 오래 고민한 끝에 나는 아주 단순한 질문 하나에 도달했다. 이 선택을 하고도 나는 나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선택을 하고도 나는 다시 글 앞에 앉을 수 있을까.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오래 멈췄고, 오래 멈춘 끝에야 대답할 수 있었다. 글은 다시 쓸 수 있지만, 나를 한 번 무너뜨리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결국 내가 붙잡은 건 글이 아니라 나였다. 모든 걱정 끝에서 나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보게 되었다. 아직 이 글은 세상에 나오지 않았고, 아직 나는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 발표되지 않은 글은 여전히 나의 것이고, 쓰는 사람은 여전히 나라는 사실. 그 단순한 진실이 생각보다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당선은 취소될 수 있지만,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취소되지 않는다. 그 문장을 마음 속에서 여러 번 되뇌었다. 이 선택이 내 글 전체를 부정하지는 않을 거라고, 오히려 나를 지키는 선택일 수도 있다고.
글은 결국 내가 살아 있는 방식과 닮아야 오래 간다는 것을, 나는 너무 늦기 전에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인사를 길게 하지 않았다. 사과를 반복하지도 않았다. 다만 지금은 참여하기 어렵다는 말만 남겼다. 축하의 말이 없었던 통화처럼, 나의 마무리도 담담했다. 그 말 뒤에 남은 허전함은 분명 있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숨이 조금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이 글을 세상에 내보내지 않지만, 언젠가는 다른 얼굴로, 다른 지면으로, 더 편안한 방식으로 나갈 수 있으리라는 희미한 확신이 남았다.
당선은 도착이 아니라 통과다. 나는 이제 그 말을 조금 믿게 되었다. 통과했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다음 문을 어디서 열지, 언제 열지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글을 쓰는 일은 늘 불확실하지만, 쓰는 사람으로 남는 일은 생각보다 단단하다. 어쩌면 당선보다 더 어려운 건, 나를 해치지 않는 선택을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 단단함을 조금 확인했다. 그것으로 충분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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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작은 사건과 감정 속에 숨어 있는 질문을 글로 기록해 왔습니다. 개인의 경험이 사회의 이야기로 확장되는 순간을 믿으며, 주변에서 쉽게 지나치는 목소리들을 놓치지 않고 담아내고자 합니다. 사실에 충실하되 감정에 무심하지 않은 글, 누군가의 하루에 생각할 여백을 남기는 기사를 쓰는 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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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의 전화 앞에서, 나를 지키는 선택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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