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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6.01.23 16:38수정 2026.01.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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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하신 분은 없으신가요?"
"다음부터는 혼자서 오시면 안 됩니다."
필자가 갑작스레 몸이 아파 혼자서 병원을 방문할 때면 병원 관계자에게 으레 듣는 말들이다. 최근에는 급성 복통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일이 잦아졌다. 가족이나 지인 아니면 활동보조사를 대동하면 좋겠지만 때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병원 정문 앞까지 가까스로 도착했다. 이번에도 병원 관계자로부터 똑같은 말을 들었다.
"저희가 일일이 안내를 해드리기가 어려워서요. 어르신. 다음부터는 꼭 동행자와 같이 와주셔요."
얼마 후 방문한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민망하면서도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동행자가 있어야 한다는 걸 모르겠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하필 동행을 할 인력이 없었기에 혼자 병원을 방문했을 뿐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필자는 병원의 '인력 부족'을 감안해 접수부터 진료, 퇴원까지 모든 일을 홀로 해야만 했다.
병원 안내 인력의 소중함

▲ 필자가 서울 내 한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대기하고 있다.
조현대
다행히 한 병원에서는 길 안내를 돕는 대학생 알바를 만나 수월히 결제하고 주사실로 갈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을 자주 겪다 보니 한 가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필자 말고도 중증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혼자 병원을 찾을 때가 많이 있을 텐데, 의료 서비스를 담당하는 병원에선 안내 인력을 배치하기 어려운 걸까.
필자가 혼자서 서울 내 병원을 방문했을 때 수월하게 서비스 받을 수 있었던 곳은 서울의 한 대형 병원이었다. 병원 도움 창고에 얘기하면 안내 인력이 필자를 진료 받을 과에 안내하고, 해당 과에 근무 중인 간호사가 와 진료에 도움을 줬다. 진료가 끝난 후에도 해당 부서에 전화하면 안내 인력이 와 약을 받거나 추가 검사를 받을 때까지 동행했고, 장애인 콜택시를 잡아 집으로 가는 길까지 도와줬다. 다른 대형 병원에서도 비슷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지만, 이 정도로 체계가 갖춰진 병원은 드물었다.
의료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증 장애인이나 어르신들을 위한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 자원봉사를 통해 인력을 모집할 수도 있고, 필자의 경험처럼 안내 알바생을 배치할 수도 있다. 이런 도움은 병원 방문에 불편을 겪는 이용자들에겐 큰 혜택이 될 수 있다. 의료기관에서는 홀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취약계층 지원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병원들은 이미 모니터링을 통해 그 불만 사항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홀로 어렵게 방문했던 병원 방문 후 '병원 방문이 만족스러우셨습니까?' 등의 만족도를 묻는 메시지를 받았다. 답을 남겼다.
"시각장애인으로 혼자 병원에 방문했으나 별다른 지원이 없었음. 혼자 병원 이동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조금 더 신경 써주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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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 속에서도 색채있는 삶을 살아온 시각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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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낯설고 어려운 까닭... 누군가는 '안내'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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