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로 되찾은 건강, 불면증이 사라졌다

'걸어, 걸어서 함양 한 바퀴'라는 타이틀로 도전 중

등록 2026.01.23 16:50수정 2026.01.23 16:50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세찬바람이 얼굴을 강타한다. 진정한 겨울의 맛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추운 것은 피할 수 없다. 얼음장이 된 얼굴은 시리고 얼얼하다. 이대로 더 걷다가는 모세혈관이 터질 것만 같다. 주머니에 꼭꼭 숨겨두었던, 마스크를 꺼내 썼다. 조금 전 보다는 훨씬 나아진 느낌이다. 얼마를 더 걸었을까, 이제는 목덜미 사이 빈틈으로 공격을 멈추지 않는 바람이 가슴까지 파고든다. 최후의 카드를 꺼내 맞섰다. 머리와 목 주변 전체를 휘감는, 검은 복면 마스크로 끝장을 냈다.

지난 11월 말경부터 시작한 걷기운동. 걷기운동을 하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나의 경우는 입장이 다르다. 평소 심장이 안 좋아 약을 복용 중이고, 걷는 일이 무리라 생각했기에 운동을 자제해 왔던 것. 마냥 이대로 지낼 수 없다는 생각에 의사와 상담을 통해 걷기 운동은 시작되었고, 22일까지 약 두 달 동안 걸음은 진행 중에 있다.


함양 기백산 걷기 운동하면서 보는 겨울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함양 기백산 걷기 운동하면서 보는 겨울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정도길

뇌 건강에는 걷기운동 등 유산소운동이 최고의 효과를 낸다는 것은 상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의사들도 하루 최소 30분 내외 걷기를 권하고, 좀 효과를 내고 싶다면 하루 50분 내외로 일주일에 최소 5회는 걷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혈당수치를 내리는 데는 식후 20~30분 동안 걷는 것이 좋다고 하니, 걷기운동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의 몸을 관리하는 자세가 아닐까.

뇌 건강에는 걷기 운동이 최고

걷다보니 데이터도 확인 할 수 있다. 1시간동안 걷는 속도는 평균 4.0km이고, 언덕이나 고갯길에서는 3.8km, 내리막길이나 속도를 낼 때면 4.5km까지 오른다. 또 1분 동안 100~105보를 걷고, 1km에 1450~1470보의 걸음 수가 유지된다. 걷기운동 어플은 1시간 마다 알람을 울리는데 지나온 시간과 남은 거리 예측은 물론, 지루하지 않음을 느끼게 해 주는 고마운 친구 같은 존재다.

지금까지 61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걸어 온 누적거리는 646km. 하루 평균 10km 내외를 걸은 셈이다(어플에 의한 정확한 기록이다). 이 거리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경부고속도로보다 더 먼 거리다. 경부고속도로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416.4km로,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400km가 넘는다.

걷다 보니 자신감도 생긴다. 얼마 전, 어느 페북에 올린 글 중 4500km 동서남북 전국일주에 도전한다는 글을 읽었던 적이 있다. 내 인생 후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이것 아니었던가. 유튜브 등을 확인해보니 이미 전국 일주를 완주한 사람들이 여럿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갑자기 맥이 탁 풀렸다. 내가 처음으로 걸어서 전국일주를 하고 싶었는데, 다른 누군가가 먼저 해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다.


강변 둑길 겨울 정취를 느끼면서 걷는 좋은 길
▲강변 둑길 겨울 정취를 느끼면서 걷는 좋은 길 정도길

걸어서 함양 2000km 도전

페북에 전국일주에 나서겠다는 도전자에게 댓글로 응원의 글을 남겼다. 나는 그 욕심은 잠시 접고, 다른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전국일주보다는, 상징성도 적고 걷는 거리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내가 사는 함양군 전체도로를 걸어 볼 생각으로, 이미 7일차 진행 중에 있다. <걸어, 걸어서 함양 한 바퀴>라는 타이틀로, 함양에서 걸을 수 있는 목표거리는 약 2000km로 추정하고 있다. 이어 지리산 둘레길 22개 코스 285km도 걸어볼 생각이다.


지난해 9월 부정맥 심장시술을 하고 무력감에 시달리면서, 사는 즐거움을 못 느끼고 살았다. 아침에 일어나 밥 챙기고, 청소하고 집 안팎 잔일 처리하고, 동네 한 바퀴 도는 일도 귀찮아 꿈쩍도 안하고 집안에서만 지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잠깐이라도 걸어보기로 한 것이다.

걷다 보니 욕심도 생겨 10분에서 20분, 한 시간에서 두 시간으로 거리도 늘어났다. 처음에는 심장에 부담이 느껴졌지만, 이제는 단련이 되었는지 숨 쉬기도 자유롭다. 주치의는 "자신이 걸을 수 있는 체력이나 기분 등 제반조건이 10이라면, 8까지는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걷기 운동은 계속되고 있다.

겨울풍경 걷기 운동하면서 마주하는 아름다운 짙푸른 하늘 겨울 풍경
▲겨울풍경 걷기 운동하면서 마주하는 아름다운 짙푸른 하늘 겨울 풍경 정도길

걷기운동,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

시골 작은 마트까지는 5km 거리로 1시간 15분 정도를 걸어야 닿을 수 있다. 물건을 구입하고는 무게 때문에 귀가 때는 버스를 타는데, 5분이면 집에 도착한다. 짐을 내려놓으니 허무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5분이면 되는 시간을 왜 1시간을 넘게 걷는 것이며, 언제까지 이런 고행을 해야 하는지".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이내 생각을 고쳐 잡는다. 끝까지 해보자고.

지난 주 진료를 위해 대학병원을 찾았다. 72시간 심전도 검사결과는 아주 양호하다는 판단도 받았다. 주치의가 앞으로 약은 빠지지 말고 꾸준히 복용하라며 건강관리에도 관심을 가져 주니 기분이 좋았다.

걷기 좋은 길 겨울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길
▲걷기 좋은 길 겨울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길 정도길

걷기 운동을 시작하기 전엔, 머리가 아프고 두통도 끊이지 않았다. 진통제를 먹어도 그때 뿐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거짓말처럼 머리가 맑고 상쾌하다. 심장도 안정으로 돌아왔다. 특히 무엇보다 좋은 점은, 운동으로 인한 육신의 피로 때문인지, 잠자리에 누우면 바로 잠든다는 것. 혹여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이 계시다면, 하루 최소 1시간 이상 걸어보기를 적극 권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티스토리 블로그 <안개속에산은있었네>에도 실립니다.뇌 건강, 혈당 관리, 불면증을 겪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입니다.
#걷기운동 #뇌건강 #심장에좋은운동 #불면증해소 #걸어걸어서함양한바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알찬 여행을 위한 정보 제공과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습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항공사 승무원이 유니폼 위에 옷을 하나 더 입는 절박한 이유 항공사 승무원이 유니폼 위에 옷을 하나 더 입는 절박한 이유
  2. 2 속마음 들킨 트럼프의 다급함...이러다가 미국 무너진다 속마음 들킨 트럼프의 다급함...이러다가 미국 무너진다
  3. 3 "폭리는 반사회적 악행" 대통령 경고에 정유·주유소 업계 심야 '백기투항' "폭리는 반사회적 악행" 대통령 경고에 정유·주유소 업계 심야 '백기투항'
  4. 4 여수 가게마다 긴 줄, 먹어보니 이유를 알겠다 여수 가게마다 긴 줄, 먹어보니 이유를 알겠다
  5. 5 줄넘기로 '세계 1위' 찍고 대학 특기생 진학... "아시아 여성 최초예요" 줄넘기로 '세계 1위' 찍고 대학 특기생 진학... "아시아 여성 최초예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