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교육감이 최근 교육 관계자들에게 보낸 학생인권 기념식 초대장. 장소가 명확히 나와 있다.
서울시교육청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주요 의원이 오는 26일 서울시교육청이 여는 '제11회 서울시 학생인권의 날 기념식'(아래 학생인권 기념식) 장소를 바꾸도록 종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당한 압력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인권 기념식 코앞인데, 장소 미정?
23일, 서울시교육청은 기자들에게 보낸 자료에서 "26일 오전 11시, 학생인권 기념식을 연다"라고 안내하면서도 "장소는 추후 별도 안내"라고 적었다. 행사 시작 사흘을 앞두고도 장소를 확정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지난 19일부터 학생인권 기념식 장소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 4층 강당'으로 못 박은 홍보물과 초대장을 교육계 인사들에게 보낸 바 있다. 그런데 왜 기자들에겐 장소를 공개하지 못한 것일까?
<오마이뉴스>가 서울시의회와 사정을 잘 아는 교육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주요 시의원 2명이 교육청 간부들을 부르는 등의 방법으로 장소 변경을 요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와 교육 관계자들은 "일부 국힘 의원들이 '왜 하필 서울시의회 옆에서 학생인권 기념식을 하느냐. 장소를 바꾸라'라고 압력을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회 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주요 의원 두 명이 학생인권 기념식 장소를 바꾸도록 교육청 간부들에게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안다"라면서 "행사 장소인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관 강당이 시의원들의 전유물도 아닌데, 이들이 이렇게 행동한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해당 행사는 학생들이 많이 참여할 예정인데, 시의원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건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행사를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준비해 온 한 교육계 주요 관계자도 "교육청이 학생들과 함께 준비한 학생인권행사가 장소 문제로 방해 받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라면서 "아무리 국민의힘 의원들이 학생인권조례를 폐기했더라도, 학생인권 행사에 대해서까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교사, 학생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지난해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의결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해 재의 요구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성호
서울 학생인권의 날은 학생인권조례 시행일인 2012년 1월 26일을 기념해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했다. 학생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올해 11회째를 맞는 학생인권 기념식에는 서울 학생참여단 소속 학생들도 다수가 참여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당사자로 지목된 국민의힘 시의원은 '적절한 장소가 아니니 장소를 바꾸라고 (서울교육청 간부들을 불러) 얘기했느냐'라는 <오마이뉴스> 물음에 "그렇게 얘기했다"라면서 '부당 압력' 논란과 관련해 "무슨 압력을 넣었느냐. 상식선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힘 주요 의원 "서로 존중해주는 게 필요한데, 의회에서 하는 건 부적절"
또한 이 시의원은 "교육청과 서울시의회가 지금까지 협치를 해왔는데,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이미 본회의에서 의결이 됐는데, 해당 행사를 하려면 미리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게 맞지 않았느냐"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이) 서로를 존중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그런 행사를 의회에서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시 총무과에 확인한 결과, 해당 행사 장소는 서울시의회 의원회관과 가깝긴 하지만 관할 관청은 서울시의회가 아닌 서울시청이었다. 서울시청 관할 장소를 서울시교육청이 대여했는데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소 변경을 요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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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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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생인권의 날 기념식 장소 바꿔라"...서울시의회 국힘 의원들 압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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