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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 "현장 아는 교육감, 실패해도 두렵지 않은 학교 만들 것"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서울교육감 출마 선언한 강민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록 2026.01.24 15:12수정 2026.01.2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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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교육감 출마 선언하는 강민정 전 의원
서울시교육감 출마 선언하는 강민정 전 의원 강민정 전 의원 제공

지난 6일 강민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교육감 출마를 선언했다. 평교사 출신인 강 전 의원은 학교를 퇴직한 뒤 교육 시민단체 활동을 했고, 국회의원 활동 동안 4년 내내 교육위를 맡아 교육 현안을 다뤘다.

강 전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서울형 교육 평등 지표로 교육 격차 없는 서울교육을 만들겠다"라며, "통역이 필요한 교육감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지난 20일 서울 프레스센터 내 커피숍에서 강 전 의원을 만났다. 다음은 강 전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지난 6일 서울 교육감 선거 출마선언을 하셨습니다. 어땠나요?
"출마 선언을 실외에서 했잖아요. 겨울이니까 걱정했는데 한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온 거예요. 서울교육과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단 생각에 날씨는 추웠지만 따뜻한 출마 선언을 했어요."

- 21대 총선 출마하셨지만, 그땐 비례대표였죠. 그래서 이번 선거는 느낌이 다르지 않나요?
"많이 다르죠. 비례대표는 선거 운동 하지만 사실 정당의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 운동이잖아요. 그런데 이번 선거는 나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인 점에서 비례대표 선거와 다른 것 같아요."

"34년 동안 교육 현장에 있었다"

- 서울 교육감 선거 출마는 어떻게 하게 됐나요?
"2024년 10월 조희연 교육감 대법원 판결로 갑자기 보궐 선거를 하게 됐어요. 선거 준비와 운동 기간이 무척 짧았어요. 후보에 대한 검증이 꼭 필요한데 지난 보궐 선거에서는 그런 걸 차분하게 할 여건도 안 됐고, 보수 쪽에서 조전혁 후보가 나오게 되면서 진보 교육의 진지를 지키는 게 절박한 상황이었죠. 그래서 진보 단일 후보로 뽑힌 정근식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저도 열심히 유세했거든요. 그런데 한 1년 지나고 보니까 서울교육 리더십에 대해 여러 문제를 느끼게 되었죠.

우리나라 교육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상태고 단순한 혁신 이상의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 했어요. 그런데, 정근식 교육감님 같은 경우 지난 1년 동안 개혁 의지도 잘 안 보이고, 문제의식도 별로 없는 듯하고, 무엇보다 교육 현장과 교육 문제의 맥락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정책과 행정을 하신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한 마디로 교육 현장 경험도, 교육철학도, 교육개혁 의지도 없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교사 정치 기본권 보장이 최근에 교육계 커다란 현안이었잖아요. 근데 그 문제에 대해 상당히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다든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민전 의원이 교육감 직선제 없애도 되지 않냐고 질문했을 때 '국회의원님들이 결정해 주시면 우리는 따르는 선수입니다'라고 답변하는 걸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죠. 한 마디로 개혁 의지가 없을 뿐 아니라 교육 자치 수장으로서 갖춰야 될 태도나 철학 이런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 이대로 앞으로 4년 더 가면 안 되겠구나 싶었죠."

- 직접 교육감이 되겠다고 나온 거잖아요. 왜일까요?
"일단 저는 34~35년 동안 계속 교육 현장에 있었잖아요. 어디에 있든 모두 교육과 관련된 그 중심에 항상 있었어요. 또 우리나라 78년 국회 역사에서 교사 출신 국회의원이 거의 없었어요. 뒤집어 얘기하면 교사 출신들이 정치적 경험이나 훈련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교육 현장의 맥락을 잘 알고, 일관된 교육철학 가지고 30년 이상 살아온 경험과 정치 세계에서 단련된 저의 특별한 조건이 우리나라 교육 문제 해결 위해 개인 차원을 넘어 뭔가 사회적 기여에 의미 있게 쓰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 정치인 출신이 교육감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죠.
"그렇게 볼 수도 있죠. 근데 전 사실 정치를 하기 위해 국회에 들어간 건 아니었어요. 국회에 들어간 가장 큰 이유도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고, 그래서 다른 국회의원들과 달리 4년 내내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했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일반적인 국회의원하고 다른 정치 활동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정치인 정체성보다 정치를 경험한 교육 현장 출신 혹은 평교사 출신 교육감 후보라는 정체성이 더 정확한 게 아닌가 싶어요."

- 출마 선언할 때 "서울형 교육 평등 지표로 교육격차 없는 서울교육을 만들겠다"며 "통역이 필요한 교육감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그동안 교사 출신 교육감들이 있었지만, 서울은 다 교수 출신이었어요. 요즘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나 정부 업무 보고를 생중계하는데, 그럴 때 사람들이 기초 자치단체장부터 광역 단체 단체장에 국회의원도 한 대통령이 구체적인 현장경험이 있기 때문에 관료들이 보고할 때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얘기하지 않는 것까지도 파악해서 찾아내고 지시하는 걸 보면서 효능감을 많이 느끼고 있잖아요. 새로운 리더형을 보고 있는 거지요.

교육감은 유초중고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죠. 그러나 그동안 대부분 대학교수나 정치만 주로 했던 정치인들이 교육감을 많이 했지요. 그러니까 이런 분들은 모두 구체적인 현장 문제에 대해서 다 통역을 받아야만 핵심을 파악하고 이해가 가능한 상황이었죠. 그런 의미에서 제가 '통역이 필요한 교육감'이라고 표현했어요."

- 그분들도 사실 학창시절을 경험했으니 어느 정도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학생으로 경험한 것과 교사나 정책 담당자로 경험한 건 전혀 다르죠. 학생이 경험한 교육은 교육의 일부를 경험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학교를 나온 모든 사람이 교육 전문가라고 얘기할 수는 없잖아요. 제가 책에도 썼지만, 취지나 뜻이 좋다고 다 좋은 법이나 정책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법이나 정책이 학교에 적용됐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어떤 실제적인 교육효과가 나올지를 읽어낼 눈이 필요한 거죠. 그런 면에서 보면 학교 현장의 맥락이나 구조, 특성 등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게 아주 중요하죠."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학생... 무너진 관계 복원해야"

- 평교사 출신이시지만 교직을 떠난 지는 이미 오래되셨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말씀하신다면요?
"학교를 그만두고 완전히 다른 영역에서 다른 직업을 가지고 살았다면 모르지만 학교 그만둔 이후에도 교육 문제를 해결하려는 활동을 지속해 왔습니다. 그런 활동 과정에서 끊임없이 선생님이나 학생이나 학부모들을 만나며 일했고, 특히 국회에 와서는 전국적이고 더 넓은 범위에서 교육 현장의 문제를 듣고 당사자들을 4년 내내 만났습니다. 현장 교사로서의 경험을 오히려 보완하고 넓혀주는 시간이었어요."

- 지금 학교 현장은 (의원님이 현장에 있을 때와) 많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현재의 학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아시나요?
"계속 교사들과 만나고 연수하고 토론했어요. 국회에 있을 때도 전교조, 교사 노조 선생님이나 교원 단체 선생님들, 학부모 단체 등과 소통했죠. 4년 내내 토론회만 130회 정도 했는데 대부분 다 교육 문제와 관련된 것이었어요. 그런 활동을 통해서 현장 교육 주체들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듣는 자리가 있었죠."

- 지금 서울 교육의 문제는 무엇일까요?
"우리 교육 문제이기도 하고 서울 교육의 문제이기도 한데 가장 큰 문제는 첫 번째 애들이 몸도 마음도 너무 많이 아프다는 거지요. 이 문제를 국가 비상사태 급으로 생각하고 대책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로는 학교 안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의 관계가 다 무너졌어요. 그래서 이것을 복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세 번째는 AI를 그동안 우리 인간이 누려왔던 여러 새로운 기술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봐요. 인간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지적 능력의 영역을 열어준 거지요. 기술이 좋아져서 세탁기나 청소기, 식기세척기 같은 기구가 인간의 육체노동을 도와주는 것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된 거죠.

AI는 온갖 인류의 지적 재산을 다 가지고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지적 노동을 대체하는 그런 단계가 온 거잖아요. 지금 AI가 기획도 하고 명령만 내리면 우리가 PPT 보고서를 순식간에 만들어 내잖아요. 물론 AI가 지적 창조까지 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요. 이 AI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은 마치 조선시대 살다가 근대로 넘어오는 사람이 느끼는 변화 이상의 변화를 겪게 될 거라고 봐요. 그러니 조선시대에 했던 교육을 근대 사회에서 그대로 할 수 없잖아요. 그만큼의 변화를 교육계에서는 준비하고 있어야 되는데 이미 많이 늦었다고 생각돼요. 우리 교육계 전반에서 지금 그것이 너무 시급한데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문제는 서울 교육감 혼자 단독으로 할 문제도 아니고 전 국가적 차원에서 나서야죠.

예를 들어서 학생들 정신 건강, 마음 건강 이런 치유도 전국 공통이긴 하지만 서울 아이들이 가장 심각해요. 통계에 의하면 서울에서 지난 4년 동안 청소년 185명이 자살했어요. 전국 청소년 자살자 중 제일 비중이 크죠. 서울 애들 중에서도 강남, 서초와 강서, 양천 지역 애들 자살 청소년 수가 많다는 통계가 나온 거예요. 그러니까 집약적으로 그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곳이 서울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그 해법을 찾아서 적용하는 게 우리나라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출마 선언을 발표할 때 서울형 교육 평등 지표를 만들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교육격차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요소들을 찾아내 지표화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것이죠. 저소득층 학생 비중, 기초 학력 부진 학생 비중, 느린 학생이나 장애 학생이나 이주 배경 학생 비중과 현황 등을 파악하고 특별한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격차가 해소될 수 있죠.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문제의 중요성에 비해서 충분한 대책이 되고 있지는 못하고 있어요. 만약 교육감이 된다면 그 지표 결과가 가장 낮은 지역을 우선 지원하는 방식으로 예산이나 인사정책 등을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것을 '교육 약자 우선주의'라고 표현한 바 있어요."

"실수나 실패해도 두렵지 않은 안전한 학교"

- 아이들이 몸도 마음도 아프다고 하셨잖아요. 왜 아플까요?
"크게 세 가지로 보는데, 첫 번째는 입시 경쟁이 점점 강화되고 있잖아요. 현 제도 하에 입시 경쟁은 상수고 거기에 변수로 들어온 게 뭐냐 하면 코로나죠. 코로나 2년 반 동안 애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을 못 했잖아요. '오늘 코로나로 몇 명 죽었습니다'란 뉴스가 2년 반 동안 나왔던 것 기억나요? 아이들이 이런 뉴스를 어른들하고 같이 봤단 말이에요. 학교는 못 가고 친구들도 못 만나면서 아이들은 완전히 고립돼 있었어요. 아이들이 엄청난 공포와 고립감에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다시 등교 수업을 하게 됐을 때 교육부나 우리 사회가 아이들이 그 기간 동안 받았던 고통과 공포 이런 것들을 치유하는 데 집중적으로 신경을 썼어야 된다고 봐요. 근데 그때 언론을 찾아보면 대부분의 사회적인 관심은 2년 반 동안 아이들이 학교를 제대로 못 가서 학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코로나로 인해서 떨어진 학력 빨리 올려야 된다는 식이 교육과 아이들에 대한 관심의 초점이었어요. 그러니까 아이들은 2년 반 동안 받았던 코로나 공포로부터 힘들었던 것을 어른들이나 사회로부터 인정받지도 못하고 치유도 받지 못한 채 다시 정상적인 학교생활로 돌아간 거죠.

그리고 SNS 중심 디지털 사회가 초래하는 면대면 인간관계 경험을 박탈하고 거세하는 데서 오는 문제죠. 아무리 멋있는 AI 인간 로봇이 매일 대화를 해줘도 인간을 대체할 수는 없죠. 나는 이 세 가지가 아픈 아이들이 급증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원래 관계 속 존재예요. 아무리 돈이 많고 똑똑하고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가 건강하고 원만하지 않으면 다 불행하다고 느끼게 되잖아요. 결국은 사람 마음의 건강은 대부분 관계 문제하고 연결되어 있어요. 그래서 다른 한편으로 관계 맺기를 잘 하도록 하는 게 교육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 의원님이 그리는 서울시 교육은 뭔가요?
"내가 그리는 서울 교육은 아이들이 경쟁 압박에서 벗어나고, 학교에서 실수나 실패를 해도 두렵지 않은 안전한 학교예요. 친구가 경쟁 대상이 아니라 함께 놀고 함께 자라는 대상이 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야 하죠. 선생님 입장에서는 아이들을 위해서 잘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 전문가로서 자긍심이 살아나는 학교고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교에 안심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죠.또한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온 AI 파고를 넘는 일의 선두에 서는 서울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봐요."

- 교육감은 정당 공천이 없어서 후보가 많을 것 같은데 단일화 생각은 어떠세요?
"단일화해야죠. 보수 쪽에서도 이미 출마 의지를 밝힌 사람들도 있고 진보 쪽도 여러 명이 이미 출마 의지를 밝혔어요. 보수도 지난번에는 후보 단일화를 했거든요. 이번에도 단일화해서 보수 교육감이 서울교육을 맡는 일은 막아야죠. 경쟁교육을 앞세우고 심지어 극우 주장도 거리낌 없이 하는 보수 교육감이 나온다면 우리 아이들에게는 재앙이 될 수도 있어요."
#강민정 #서울교육감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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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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