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창틀에 담긴 두브로브니크의 오늘. 박물관 나무 계단을 오르다 멈춰 선 곳, 작은 창문이 액자가 되어 올드타운의 붉은 지붕들을 비춘다. 거대 곡물 저장고였던 이곳에서 선조들이 지켜낸 것은 결국,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이 평화로운 풍경이었을지도 모른다.
김봉석
박물관을 나서며 다시 한번 발밑의 거대한 구멍들을 생각했다. 풍요로운 시절에는 그저 어두운 공간일 뿐이었을 이 구멍들이, 위기의 순간에는 도시를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을 것이다. 요새 같은 저장고 속에 담겼던 것은 단순한 곡물이 아니라, 어떤 시련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고자 했던 인간의 지혜와 끈질긴 생명력이었을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평범하고 풍요로운 일상 속에서는 미처 보이지 않던 소소한 것들이, 정작 삶의 겨울이 닥쳤을 때 우리를 버티게 하는 '생명의 구멍'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눈앞의 화려함보다 발밑의 소중함을 먼저 챙겨야겠다는 다짐을 안고, 올드타운의 고요한 골목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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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년간의 안정된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부부가 함께 은퇴 후 시작한 새로운 여정. 안정된 삶 대신 꿈을 선택한 40대 파이어족의 좌충우돌 '은퇴 후 삶'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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