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9월 7일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11회 일본 과로사 방지 학회 컨퍼런스의 <과로사와 유족의 권리행사 – 일본, 한국, 대만, 인도네시아의 비교연구> 세션 중 인도네시아 발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노동자를 과로로 내모는 인도네시아 노동 실태
과로사란 장시간 근무, 높은 노동강도 또는 업무 스트레스로 인하여 뇌혈관 질환(뇌졸증, 뇌출혈 등)이나 심장질환(심근경색 등)이 발생해 급작스럽게 사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몇 년 플랫폼 기업 노동자들의 과로사로 제도 개선 요구가 있었지만 적절한 보상이나 예방 제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2019년 인도네시아는 대통령 선거와 전국 및 지역 의회 선거를 통합해 실시했다. 그런데 이 선거에서 개표작업을 하기 위해서 참여한 700만여 명의 노동자 중 272명이 사망하고 말았다. 이들은 찜통더위 속에서 밤을 새워 손으로 직접 투표용지를 확인해야 했다. 전국의 유권자 자격을 갖춘 1억 9300만 명 중 약 80%가 80만 개 이상 되는 투표소에서 투표하였고, 이들의 투표용지를 노동자들이 직접 개표하는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가 급격한 과로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1].
이 지면에서도 소개한 바와 같이, Grab, Gojek 등 플랫폼 기업에 소속되어 오토바이를 타고 택시기사처럼 승객을 태워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호출형 승차공유 서비스 노동자들이 높은 노동강도에 시달리다가 과로사한 사례 역시 너무나 많다. 이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저임금에 시달리며 일해도 플랫폼 기업에서 대여한 복장, 오토바이에 들어간 대출금을 갚기 위해 너무 긴 시간 동안 일해야 했고, 그렇게 사망에 이르렀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세계 노동자들이 과로에 노출되거나 과로사 하는 이유 중 주요 원인은 시간당 낮은 임금문제와 시간제 임금제도 시스템 때문이다. 이런 과로사는 승차 공유 서비스나 제조업에서 주요하게 발생한다. 인도네시아는 월 최저임금을 규정하고 모든 기업이 최저임금을 시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첫째, 모든 기업이 최저임금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둘째, 최저임금을 준수한다고 해도 너무 낮아서 노동자가 고작 2주간의 생계비만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초과 노동을 하거나 빚을 지거나, 영양 섭취를 줄여가며 생계를 유지하게 된다. 더군다나 호출형 승차공유 서비스 업계에서는 노동자들이 법적 노동자로 분류되지 않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까지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재 중대 산업재해에 대한 규제나 과로에 의한 산업재해 규제가 없어 노동자들의 위태로운 노동을 보호할 수 없다. 하루 최대 노동시간은 8시간이며, 4시간마다 휴게 시간을 제공하도록 정해져 있으며 주휴일 역시 법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최고 업무 목표량은 없다. 종종 노동자가 할 수 있는 업무량보다 더 높은 목표량이 제시되기도 한다.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인도네시아의 산업재해 보상제도
인도네시아의 업무상 재해 보상제도 역시 허점이 많다. 이 제도는 첫째, 노동자들이 스스로 등록을 하고 산재보험료를 내야 한다. 우리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보험료가 너무 높기에 산재보험 가입을 하지 않는다. 둘째, 또 다른 방법은 기업이 고용한 노동자에 대하여 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내는 방법이다. 그러나 기업의 준수율이 매우 낮다.
벼랑 끝의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저임금을 개선하고 더 많은 노동자를 법제도 내로 유입시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제도를 탄탄히 다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각주]
[1] BBC, "Indonesia election: More than 270 election staff die counting votes(인도네시아 선거: 선거 개표 업무로 인해 선거 관계자 270명 이상 사망)" 2019.4.28.
https://www.bbc.com/news/world-asia-4808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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