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바닥에 남아 있던 통화의 온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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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은 건강을 묻고 겨울 잘 보내라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코끝이 뜨거워졌다. 누군가 내 겨울을 걱정해준다는 게 이렇게 큰 일인지 몰랐다. 아이를 쫓아다니는 일이 피곤하지만 재밌는 일이라고도 하셨다. 내가 무심코 수업 시간에 했던 말을 기억하고 계셨던 것이다.
전화를 끊기 전 어르신은 다시 한 번 그냥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고 말했다. 아까는 대답을 놓쳤지만 이번에는 "생각나 주셔서 너무 감사하죠"라고 바로 대답했다. 글이 아니라 안부로 나를 떠올렸다는 사실이 정말 감사해서 그랬다.
통화가 끝난 뒤에도 나는 한동안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했다. 차가운 공간에 앉아 있지만 마음의 온도는 이전과 달랐다. 기다림의 시간이 달라져 있었다. 나는 땀에 젖은 얼굴로 링크를 빠져나온 아이 손을 잡아주었다. 손바닥에 남아 있던 통화의 온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스케이트 날이 얼음을 긋는 소리가 여전히 들렸다. 김이 섞인 차가운 공기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플라스틱 의자에 앉은 내 손끝은 이제 시리지 않았다. 기다림은 늘 비슷한 결이지만 오늘만큼은 조금 다른 색깔을 가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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