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천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2026.1.28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법 제공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실형을 선고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28일 김건희 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통일교로부터 청탁과 함께 고가의 사치품을 받은 혐의는 유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여론조사 무상 수수 혐의는 무죄였습니다.
같은 판결문을 두고 보수 언론과 진보 성향 언론의 해석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무죄'에 방점을 찍으며 야당의 공세를 비판하느냐, '솜방망이 처벌'과 '봐주기 수사'에 분노하느냐의 차이입니다. 29일 자 주요 일간지 사설을 분석해 드립니다.
조선일보 "주가조작 무죄... 민주당의 정치 공세이자 윤 전 대통령의 자폭"
조선일보는 이번 판결의 핵심을 '주가조작 무죄'로 보고, 그동안의 의혹 제기가 과도한 정치 공세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시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 미스를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김건희 주가조작 무죄, 계엄까지 부른 정쟁의 용두사미>라는 사설에서 "문재인 정부는 2020년 당시 윤 검찰총장을 잡기 위해 친문 검사들을 동원해 1년 반 넘게 수사했다"며 "주가조작은 증거를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도 당시 검찰은 김씨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대선 내내 김씨를 '주가 조작범'으로 단정하고 정치 공세를 폈다"며 "결국 이재명 정부가 특검을 만들어 거의 6년 만에 주가조작 혐의를 기소했으나 1심 무죄가 됐다"고 꼬집었습니다.
조선일보는 1심 유죄가 나온 금품 수수에 대해서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습니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이 특검을 일찍 받지 않아 정권이 몰락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국민적 의혹을 키웠고 민주당 공세를 자초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다 계엄으로 자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겨레·경향 "터무니없는 형량... 법원이 봐줄 결심 했나"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법원의 판단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면죄부 판결'이라는 시각입니다.
한겨레는 <김건희 징역 1년8개월 선고한 법원, 봐줄 결심 했나>라는 사설을 통해 "김씨가 저지른 범죄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형량"이라며 "법원이 밝힌 무죄 이유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성토했습니다.
특히 무죄가 선고된 혐의들에 대해 "이 같은 은밀한 거래에서 계약서가 없다는 게 무죄 이유가 될 수 있나"라며 "봐줄 결심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도 "김씨와 증권사 직원의 통화 녹음 파일 수백개와 이른바 '7초 통정매매' 문자 등은 대체 뭐란 말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경향신문 역시 <세상 뒤흔든 'V0 김건희', 1심 판결 고작 1년8월이라니> 사설에서 "세상을 뒤흔든 'V0' 김씨의 온갖 국정농단에 1년 8개월 형은 가벼워도 너무 가볍다"며 "박근혜와 최순실도 '공동체'로 인정한 사법부가 윤석열 부부는 남남처럼 여겼으니 기가 찬다"고 맹비난했습니다.
경향신문은 "김씨와 시세조종 세력 간 통화 녹취록 등이 있고 비정상적인 주문·거래로 8억 원 넘게 챙겼는데 도대체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하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재판부 눈엔 김씨가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보이나"라고 힐난했습니다.
중앙·동아·한국 "헌정사의 오점... 사법부 압박은 안 돼"

▲ 김건희 1심 선고에 대한 언론사별 사설 제목. AI를 활용한 인포그래픽
임병도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한국일보는 법리적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전직 대통령 부부의 도덕적 타락과 국정 농단이 남긴 상처를 우려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영부인 지위로 영리 추구"…형량 낮지만 질타는 무겁다> 사설에서 주가조작 무죄에 대해 "특검의 공소장에 기재된 공동정범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며, 만일 주가조작 방조범으로 함께 기소했다면 유·무죄 판단이 달라졌을 수 있다"며 "구형에 비해 낮아진 판결 형량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경계했습니다. 또한 여당을 향해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법원을 몰아세우며 사법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명분으로 삼는 건 편의적 해석의 차원을 넘어 사법부에 대한 외압을 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동아일보는 <金 '통일교 유착' 1심 유죄… '前 대통령 부부 실형' 참담한 기록> 사설에서 "영부인 지위를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점에서 우리 정치사에 지워지지 않는 오점으로 남게 됐다"며 "국정에 관여할 어떤 권한도 없는 김 여사가 금품을 대가로 정책에 개입한 것이야말로 국정의 사유화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습니다.
한국일보 또한 <"영부인을 영리 수단으로 오용"… 헌정사 오점 남긴 尹 부부> 사설을 통해 "대통령의 본분을 망각한 전직 대통령 부부의 실형 선고는 헌정사의 참담한 오점으로 남게 됐다"며 "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정 책임자는 경각심을 갖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번 1심 판결을 바라보는 언론의 태도는 명확하게 갈렸습니다. 조선일보는 주가조작 무죄를 강조하며 야당의 정치 공세와 윤 전 대통령의 정무적 무능을 탓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주가조작과 여론조사 조작 혐의에 면죄부를 준 사법부를 성토하며 이를 '봐주기 판결'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한국일보는 전직 대통령 부부의 실형 선고 자체가 주는 헌정사의 오점과 국정 농단의 심각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결국, 조선일보는 '과거의 수사'가 잘못됐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고, 진보 성향 언론은 '현재의 판결'이 불공정하다고 외치고 있는 셈입니다. 1심 판결이 내려졌지만, 이를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차만큼이나 우리 사회의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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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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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1심, <조선> "정쟁의 용두사미" vs. <한겨레> "법원의 봐줄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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