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오세훈 "태릉은 되고 세운은 안 되나" - 허민 "국가유산청 기준 같다"

태릉 인근 개발사업-종묘 인근 세운지구 개발 두고 공방

등록 2026.02.02 10:15수정 2026.02.02 10:15
1
원고료로 응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1월 7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옥상에서 열린 세운4구역 재개발 관련 현장 브리핑에서 주변 전망을 살펴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1월 7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옥상에서 열린 세운4구역 재개발 관련 현장 브리핑에서 주변 전망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정부의 태릉 인근 개발 사업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인근 세운지구 개발은 막으면서, 같은 세계유산인 '태릉' 인근에는 아파트를 짓겠다는 정부 계획은 '이중 잣대'라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국가유산청은 "기준은 동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오세훈 "태릉 되면 세운지구도 될 수 있어"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이 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을 갈무리해 공유하며 '국가유산청과 국토부(국토교통부)는 각각 다른 나라 정부입니까'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종묘 앞 고층 개발은 안 되고, 태릉 옆 주택 공급은 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종묘 앞 고층 개발은 되고, 태릉 옆 주택 공급은 안 되나"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똑같은 사안에 정반대의 입장"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오 시장은 "국가유산청이 세운지구 개발에 적용하는 잣대를 똑같이 태릉CC에 적용하면 서로 다른 결론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세운지구가 안 된다면 태릉CC는 더더욱 안 되는 것이고, 반대로 태릉CC가 될 수 있다면 세운지구 또한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정부의 태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특히 오 시장은 "태릉CC는 13%가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직접 포함돼 있고, 세운지구는 그 범위 밖에 있다"면서 "보존지역과 떨어져 있는 세운지구는 반대하면서 영향 범위에 있는 태릉CC는 반대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문화유산에 '친명'이 있고 '반명'이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정치적 해석도 덧붙였습니다.

국가유산청 "핵심은 세계유산영향평가 수용 여부"

오 시장의 주장에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허 청장은 SNS를 통해 "종묘와 태릉에 대한 국가유산청의 기준은 같다"고 밝혔습니다.


허 청장은 "다른 것은 평가 이행 의무에 대한 서울시와 국토부의 수용 자세"라고 꼬집었습니다. 국토부는 태릉 개발을 발표하며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받겠다고 명시했지만, 서울시는 종묘 앞 세운지구 개발과 관련해 유네스코가 요구한 영향평가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입니다.

허 청장은 "세계유산 영향 범위는 물리적 거리가 아닌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며 서울시의 '보존지역 13% 포함'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그는 "서울시는 유네스코와 국가유산청이 지속해서 촉구하고 있는 세계유산영향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하고 계시냐"고 되물었습니다.


정원오 "오 시장, 디테일 틀린 이야기 반복"... 박주민 "서울시 이중 잣대 멈춰야"

 1·29 주택 공급 지역 지도
1·29 주택 공급 지역 지도 국토교통부 제공

이같은 공방은 오 시장과 허 청장을 넘어 확전되는 모양새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서울시장 선거 주자로 거론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디테일도 살피지 않으시고 딴 말씀만 하시면, 공급도 공회전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오 시장을 직격했습니다.

정 구청장은 "(오 시장이) 디테일이 틀린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영향평가의 핵심도 디테일도 놓치고 계신 것 같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는 "세계문화유산 근처 개발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고 그 결과에 맞춰 조정해 추진하면 된다"면서 "이 원칙은 종묘 앞 세운4구역이든 태릉CC든 같다.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높이와 밀도를 합의해 진행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구청장은 오 시장이 지적한 '보존지역 범위' 문제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그는 "국내 법·조례와 유네스코 세계유산영향평가는 서로 다른 체계"라며 "유네스코가 보는 기준은 개발이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느냐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지정구역 밖이라도 경관이나 높이, 시야 차폐 등이 OUV에 영향이 크다면 평가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시장님은 정작 원칙에 따라 받으셔야 할 세계유산영향평가는 회피한 채 디테일이 틀린 말씀만 반복하고 계신다"며 "의도적이든 단순히 잘 몰라서든 자꾸 맥락과 디테일이 틀린 이야기를 반복하면 갈등만 깊어지고 사업은 공회전할 뿐, 이로 인한 불편과 손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가세했습니다. 박 의원은 "태릉이든 세운이든 원칙대로 상식대로 하면 그만"이라며 "정부는 이미 세계문화유산 평가 원칙에 맞춰 태릉CC 주택공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운4구역도 똑같이 그 원칙을 적용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세계유산영향평가는 정부를 공격할 때만 꺼내는 정치적 무기가 아니라, 서울의 역사와 미래를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태릉CC에는 평가를 요구하면서 세운4구역에서는 피하려 드는 서울시의 이중 잣대를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태릉CC는 이미 심의를 거쳐 사업성이 떨어져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면서 "이번 발표는 문화유산 보호 원칙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태릉개발 #세운상가 #종묘 #오세훈 #서울시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도식 날 노무현 모욕 떼창? 이게 힙합인가 추도식 날 노무현 모욕 떼창? 이게 힙합인가
  2. 2 [단독] 남욱 "유동규, 미국 송금 알아봐달라 요청"...다시 흔들린 '428억 약정설' [단독] 남욱 "유동규, 미국 송금 알아봐달라 요청"...다시 흔들린 '428억 약정설'
  3. 3 [단독] 46년 만에 공개된 5·18 인터뷰, 힌츠페터가 촬영한 이 외국인의 정체 [단독] 46년 만에 공개된 5·18 인터뷰, 힌츠페터가 촬영한 이 외국인의 정체
  4. 4 국립수산과학원 기간제 연구원 숨진 채 발견... 유서에 '손찌검 당했다' 적어 국립수산과학원 기간제 연구원 숨진 채 발견... 유서에 '손찌검 당했다' 적어
  5. 5 아버지가 건넨 까만 비디오테이프... 보고 난 뒤 다른 사람이 됐다 아버지가 건넨 까만 비디오테이프... 보고 난 뒤 다른 사람이 됐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