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정청래 대표는 리더십을 회복하라

등록 2026.02.02 16:35수정 2026.02.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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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조국혁신당에 '합당' 전격 제안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공식 제안한 뒤 나서고 있다.
▲정청래, 조국혁신당에 '합당' 전격 제안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공식 제안한 뒤 나서고 있다. 남소연

1. 집권여당 대표의 역할

대한민국은 대통령제 정부 형태를 취하고 있다. 대통령제란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정이 운영되는 정부형태를 말한다. 그리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기구는 1차적으로 국무회의나 행정각부 등 국가기관과 집권여당이다. 집권여당은 대통령을 배출하여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정당으로서 영어로도 Ruling Party라고 한다. 따라서 여당의 대표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정치적·헌법적 책무를 진다. 그것이 여당 대표의 존재 이유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국민에게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대통령과 공동으로 심판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여당 대표인 정청래 대표는 이러한 자신의 책무를 다소 잊은 듯하다. 물론 말로는 기회 있을 때마다 자신과 대통령은 한 몸이고, 현 정부의 성공에 모든 것을 바치겠노라고 천명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최근 상황만 놓고 보면, 국정 운영에 제대로 된 도움을 주지 못하는 쪽에 가까워 보인다.

2. 입법적 지원을 소홀히 하고 있다

민주국가는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법률의 뒷받침이 없는 국정운영은 불가능하거나 한계가 있다. 행정의 최우선 과제인 민생법안을 비롯한 중요하고 시급한 법안이 국회에서 적시에 처리되어야 행정과 국정운영이 원활히 이루어진다. 그런데 현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시급하고 절실한 입법적 지원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오히려 숙고해야 할 법안은 다소 무리하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결과적으로 국정을 저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법안들이 국회에서 빠르게 통과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 8개월이 다 돼 가는데 정부의 기본적인 정책 방침에 대한 입법조차도 20%밖에 안 됐다"며 입법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는 1차적으로 국회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다. 왜냐하면 입법은 국회의 고유권한이지 정당의 권한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듯이 집권여당은 법안이나 정책개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정부를 뒷받침하는 책무를 진다. 따라서 여당이 주도해서 법안을 마련하고 국회에서 통과시키면 된다. 더욱이 현재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의지만 있으면 정부입법이든 의원입법이든 언제든 조속히 법률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처럼 수많은 중요법안 처리를 지연시켜 온 것은 여당, 특히 당 대표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3. 불필요한 갈등 초래

여당 대표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민 입장에선 그다지 시급하지 않은 문제로 당의 갈등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예컨대 최근 당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을 발표했다. 이후 당과 지지자들 더 나아가 국민들은 혼란스러워 했다. 일반 당원들은 물론 당 지도부와도 제대로 된 상의 없이 혁신당 대표와의 회담 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방식과 절차상 커다란 논란을 야기했다.


정 대표 스스로 그토록 민주주의를 강조해왔고, 더욱이 얼마 전 민주주의를 구현한다는 명목으로 당원 1인 1표제를 추진하면서 혼란을 마주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일방적이라 비판받는 합당 제안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 합당의 목표와 내용도 불분명해 보인다. 사실 양당의 정체성과 이념도 다르다. 아울러 합당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의심스럽다. 정당한 합당의 명분, 민주당과 당원을 위한 실익, 지방선거에의 기여도, 합당 시기 등 쉽게 납득할만한 부분이 없다.

그렇다면 더욱 더 사전에 지도부 등 당 구성원들과 상의와 숙고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 더욱이 이해할 수 없는 건 정 대표 측이 '합당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한 것처럼 말한다는 점이다. 당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당 대표는 먼저 최고위원을 비롯한 지도부와 당원들 및 대통령의 의견을 수렴하고, 일반 국민의 의견이 어떤지도 살펴봤어야 한다. 더구나 절대다수의석을 가진 집권여당의 대표라면, 다른 야당들의 의견도 경청하면서 통합의 정치를 구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제1야당과도 협치의 노력을 해야 한다. 대통령이 민주당원이지만 국가원수로서 반대세력의 의견도 존중하는 통합의 정치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특정 군소야당이나 특정 유튜브 및 그 주변 세력의 의견을 금과옥조처럼 받들어서도 안 된다. 정 대표는 특정 세력의 대표가 아니라 집권여당의 대표 아닌가.

한편 정 대표는 불필요한 문제로 정부와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예컨대 정 대표가 주도한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추진이 대통령실의 제동으로 하루 만에 무산된 것이 그것이다. 앞서 언급한 '1인 1표제' 도입 등 당헌 개정 시도가 당내외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고 좌절된 것도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추진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과연 현재의 시국에서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일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밖에 내란전담재판부 구성이나 사법개혁, 검찰개혁 문제도 그렇다. 물론 개혁해야 한다. 그러나 그 완급을 조절하고 내용적으로 혹여라도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되지 않을지, 기득권층의 반발을 최소화할 방안은 무엇인지 등 세심하고 영리한 방법과 절차를 모색해야 한다. 개혁 취지에는 동의하나 추진하는 방식이 평지풍파를 일으켜 역효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여당 대표의 언행은 전략적이고 지혜로워야 한다. 거대 집권여당 대표답게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

4. 아쉬운 인사를 하고 있다

아울러 정 대표는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영입하는 등의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왜 참신하고 새로운 인사를 발굴하여 영입하지 않고 익숙한 인물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당 대표라면,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에 대처할 수 있는 참신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로 당을 채워야 한다. 지금 국제정세는 급변하고, 한반도는 위기에 처해 있고, 민생은 어려우며 AI시대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시대적 도전에 맞서 이념과 진영에 구속되지 않고 새로운 사람들로 혁신적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

5. 자기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일각에선 정 대표가 대통령이 외교나 경제, 남북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낼 때마다 다른 이슈를 던지며 국민의 관심을 분산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 국민의 관심사인 코스피 지수 5000선을 통화하는 바로 그날(1월 22일) 날벼락처럼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을 발표하거나, 작년 9월 중요한 유엔총회 대북정책 발표가 당내 관련 논란에 묻혔다거나 하는 것이 그 사례로 거론된다. 여당 대표는 청와대와 보조를 맞춰 대통령과 정부의 성과를 더욱 홍보하고 정책적·입법적으로 뒷받침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6. 정 대표는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

정 대표는 참신하고 개혁적인 정책을 개발하고 비전을 제시하거나, 정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여당 대표의 책무에 전념해야 한다. 지지 세력에 몰두하고, 계파를 형성하며, 연임과 권력 확장 등 자기 정치에만 골몰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국민은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길 바란다. 이재명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국가발전의 도구로 혹사시켜 국민들이 잘살게 되고, 덕분에 국민의 한 사람인 나도 잘살게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여당이 분골쇄신해야 한다.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그것이 민주당의 존재 이유 아닌가?

이번에 타계한 이해찬 전 총리는 평소 공직자가 취해야 할 덕목으로 Public Mind(공복의식)와 '3실'(성실, 진실, 절실)을 강조했다. 그리고 정 대표도 이 전 총리의 길을 따른다고 다짐한 바 있다. 정 대표가 이러한 덕목을 실천하고, 리더십을 회복하길 바란다.
#정청래 #민주당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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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법대 (법학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법학석사) 독일 뮌헨대학교 법대 (법학박사) 전남대학교 법대 교수 동국대학교 법대 교수 성신여대 법대 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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