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간의 대안교육의 이야기가 담긴 책 (향후 출간예정)
앵두책방
필명을 조금 더 빛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앵두책방, 그러나 자신의 삶을 돌아본 두 번째 책 출판이 끝나고 세 번째 책, 3년간의 대안 교육 경험을 원고로 정리하던 중, 큰 변화가 생겼다. '내 이야기'를 넘어 '우리의 이야기'로 시선을 확장한 것이다.
"대안교육에 관련된 책을 기획하기 시작할 때는 '내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에게 도움을 주자'는 포부를 가지고 있어요. 저와 비슷하게 입시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고자 한 거죠. 그러다가 문득 내 얘기만 하는 것보다 직접 청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담아내고 그걸 통해서 다른 어른과 청소년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도달한 것 같아요."
'청소년 자서전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인스타그램 릴스로 직접 마케팅을 하며 발로 뛴 지 2년.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어느 날 SNS로 연락이 왔어요. 다른 작가의 이름을 대면서 '그 사람은 학교 다니면서도 다 하던데 넌 자퇴는 왜 했니?'라고 묻더라고요. 차단했더니 또 다른 계정으로 와서 '출판사 대표라는 게 글 너무 못 쓰네'라고 악플을 남기고요. 그게 반복인 거예요. 그럴 때면 자존감이 바닥을 치기도 했어요."
무기력에 빠져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그를 일으켜 세운 것 역시 '사람'이었다. 앵두책방을 통해 만난 청소년 작가들이 서로를 "작가님, 대표님"이라 부르며 존중하는 모습, 청소년이 쓴 책이 또래에게, 어른들에게 팔렸을 때 함께 기뻐하던 순간들이 그를 다시 책상 앞에 앉게 했다.
그 결과 2024년 말 모집한 자서전 1기 작가들은 현재 원고를 집필 마감 중이며, 지난 한 해 동안 초등학생 이서진 작가의 시집 <우리의 영원에게>, 중학생 김시윤 작가의 <너는 한여름에 찰랑이는 파도였다>도 출판됐다. 최근 마감한 자서전 2기 모집에는 무려 50명이 넘는 청소년이 지원하기도 했다.
"앵두책방은 '열매를 맺기 위해 준비하는 아리따운 꽃들'을 응원하는 독립 출판사예요. 아리따운 꽃들은 청소년을, 열매는 어른을 의미해요. 꽃은 바람을 견뎌내야 하고 비를 맞아내야 하잖아요. 그러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시행착오를 겪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분들을 응원하고 담아내는 출판사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성장하고 싶어요."
앵두책방은 앞으로 출판 외에도 도서전 운영과 연극 제작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와 소통하며 활동 영역을 꾸준히 넓혀가고자 한다.
자신이 설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찾아 10곳이 넘는 기관을 헤매던 소녀는, 이제 다른 청소년들을 위한 단단한 땅을 다지고 있다. 이윤주 대표는 앞으로도 오직 자신만이 걸을 수 있는 고유한 길을, 그리고 누군가가 걸어올 길을 씩씩하게 만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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