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지역 우동 짭짤하고 달큰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특징
본인
3. 음식점에서 드러나는 성격
관동의 음식점은 조용하다. 손님도, 직원도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매뉴얼이 잘 정리되어 있고, 서비스 품질이 고르게 유지된다. 관서의 음식점은 다르다. 주인이 손님에게 말을 건다.
"맛있지?"
"이건 서비스야."
대신 서비스의 편차가 있다. 주인은 자기 마음 가는대로 서비스를 주기도, 안 주기도 한다. 오사카의 타코야키 가게에서 실제로 들을 수 있는 말, "이거 맛 없으면 돈 안 받아." 이 말에는 자신감과 농담, 장사꾼의 감각이 섞여 있다.
4. 웃음에 대한 태도
일본의 개그맨 대부분이 관서 출신이라는 사실은 유명하다. 관서에서는 웃기는 게 생활 기술에 가깝다. 대화 중에 침묵이 흐르면, 누군가는 반드시 농담을 던진다. 재미없으면 바로 지적당한다.
"아, 재미없어."
관동에서 농담을 했는데 이런 말을 들었다면 그건 거의 이지매 수준이다. 그런 말을 들은 사람은 속으로 상처를 받고 그 모임에 다신 안 나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관서 사람들은 "아, 재미없어. 그걸 농담이라고 하냐?" 이런 식의 말을 들으면 "아, 그래? 그럼 이건 어때?" 아니면 "그럼 네가 웃겨봐" 하며 받아친다.
5. 돈과 장사에 대한 감각
관동에서는 가격이 곧 신뢰다.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 가격은 대부분 정찰제이고, 명시되어있는 가격에서 깎으려 하지 않는다.
관서에서는 가격은 협상의 시작점이다. "싸고 좋은 게 최고"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 오사카에서 "비싸다"는 말은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거의 감정 표현에 가깝다.
주인은 기분 좋으면 깎아주고 기분이 나쁘면 안 깎아준다. 손님도 기분 좋으면 가격대로 지불 하지만 기분이 안 좋으면 이 가격이면 안 사지! 하며 감정을 드러낸다.
6. 교토라는 특별한 예외
관서를 이야기할 때 교토를 빼놓을 수 없다. 같은 관서라도 교토는 또 다르다. 교토 사람의 말은 해석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충청도처럼 말이다.
"참 개성 있는 가게네요."
이 말은 칭찬일 수도 있고, '줘도 안 쓸 이런 물건을 팔고 있냐'라는 뜻일 수도 있다. 교토는 한국으로 치면 전통이 깊은 양반 고을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천년의 수도라는 높은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어 대부분의 교토 사람들은 언젠가 반드시 교토가 일본의 수도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을 잘 받아들이지 않고 3대 이상 교토에서 살아야 그제서야 '교토 사람'이라고 인정해 준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관서 지역인데도 교토 사람은 오사카 사람과 같은 관서인 취급을 받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고 한다. 관서 지방 사람이냐고 물으면 교토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7. 결국, 누가 더 낫다기보다는
관동과 관서는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관동은 시스템이 강한 사회, 관서는 사람이 강한 사회. 도쿄는 편리하지만 거리감이 있고 오사카는 시끄럽지만 정이 넘친다.
일본을 이해하려면 지도보다 국물 맛, 통계보다 말투, 정책보다 식당 분위기를 보는 편이 빠르다. 관동과 관서의 차이는 일본이라는 나라가 단일하지 않다는 증거이자, 지역이 문화를 만든다는 아주 좋은 사례다. (*물론, 이러한 차이점도 내 경험담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다르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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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홀리데이와 유학을 거처 일본에 정착한지 24년째인 재외국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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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개성 있는 가게네요" 이 교토식 화법을 해석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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