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향별 주식 보유 비율 조사 기간 : 2026년 1월 20~22일 (한국갤럽), 기자 재편집
문진수
이 그림은 성향별 주식 보유 비율을 표시한 것이다. 보수의 49%, 중도의 51%, 진보의 59%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보다 진보 성향이라고 믿는 이들의 주식 보유율이 10% 포인트 많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생산적으로 쓰이려면 단기 매매에서 장기 보유로, 시세 차익에서 배당 소득으로 투자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 이 전환에 실패하면 주식시장이 아무리 활활 타올라도 나라 경제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투기 전문 '꾼'들의 배만 불릴 가능성이 크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장기 보유자에게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이다. 올해 출시 예정인 '국민성장펀드'에 참여하는 장기 투자자에 소득공제 혜택(최대 40%)을 제공하고 배당 소득 분리과세(9%)를 적용하는 정책이 그러하다. 이 펀드는 인공지능, 반도체, 미래 에너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정한 사업 영역에 세금 혜택을 부여해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은 많은 나라에서 적용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진단하는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지원 대상과 혜택 범위는 달라진다. 영국은 개인이나 법인이 지역발전금융기관(CDFI)에 5년 이상 투자할 경우, 투자금의 최대 25%를 세액공제하는 제도(CITR)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주류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힘든 지역 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는 비영리 금융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에 힘입어 2023년 한 해만 6,340만 파운드(약 1,260억 원)의 자금이 지역발전금융기관에 투자됐다.
지역금융기관에 유입된 돈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비영리단체와 협동조합 등 제도권 금융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기업과 단체를 돕는 데 쓰인다. 지원 대상은 개인이나 조직을 망라하지만, '사람'을 직접 겨냥한다. 첨단산업을 이끄는 대기업 주식을 사는 것과 지역에 뿌리를 둔 소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투자일까.

▲영국 CDFI 연합체인 Responsible Finance 누리집 responsiblefinance.org.uk
문진수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기업과 조직이 병존한다. 지분을 가장 많이 소유한 자가 실질적 주인인 주식회사도 있고, 소유 지분과 상관없이 동일한 의결권을 갖는 협동조합도 존재한다. 수익 창출이 목적인 영리회사도 있고,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비영리단체도 존재한다.
이들은 각각 나름의 목적과 의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직들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 국가들은 각각의 사회 조직이 지닌 특성에 맞춰 지원체계를 설계하고 운영한다. 우리나라는 영리 기업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풍성하지만, 공익 목적의 기구와 단체를 위한 지원 제도는 빈약하다.
자본시장은 장기 자금이 유통되는 시장이다. 채권과 주식을 오래 보유한 이가 혜택을 누려야 단기 매매가 줄어든다. 나아가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힘든 기업과 단체를 위한 모금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선을 추구하는 비영리단체, 협동의 힘으로 움직이는 사회연대 조직이 그 주인공들이다.
자본시장과 소멸위기지역 사이에 다리를 만들 수 있을까. 시민들이 비영리단체 또는 사회연대조직에 투자하도록 하려면 어떤 혜택을 제공해야 하나.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사회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놓여진 길을 재포장하는 것으로는 새로운 땅에 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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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겨냥한 투자, 사회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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