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탄광 수중조사 중 비극…대만 잠수사 사망에 시민사회 '공동조사' 촉구

귀환추진단, 유골 조사 안전 확보 위한 정부 차원 공동 대응 요구

등록 2026.02.08 10:06수정 2026.02.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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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4주기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한 장생탄광 희생자 귀향추진단 6차 방문단.
84주기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한 장생탄광 희생자 귀향추진단 6차 방문단. 조정훈

장생(조세이)탄광 희생자 유해를 찾기 위해 합동 수중조사에 참여했던 대만의 잠수사가 사망한 것과 관련 시민단체가 한일 양국 정부가 나서 공동 조사협의체를 구성해 조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생탄광 84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장생탄광희생자귀환추진단은 8일 성명을 통해 "한일 양국 정부는 장생탄광 유골조사의 안전 대책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우선 대만 잠수사의 사망에 대해 "우베시 장생탄광 유골조사에 자원봉사로 나선 타이완 잠수사가 조사 중 경련이 일어나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며 "오로지 유골 수습이라는 인도적 작업을 위해 국적을 뛰어넘어 봉사해 준 잠수사의 고귀한 희생을 진심으로 애도 드린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어 "참사 당일 오전 잠수사들이 바다로 들어가기 전 우리들은 해변에서 '한일 정부가 유골 조사에 협력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절규한 바 있다"며 "그동안 한일 양국 정부가 나서 공동 조사협의체를 만들어 조사를 하도록 촉구하여 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장생탄광 희생자 유골 DNA를 감식하는 데 공동 협력하겠다는 합의가 나온 것과 관련해 "민간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수습해 온 유골에 대해 DNA 협력만 하겠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강제동원의 책임이 있는 일본 정부와 자국민 보호의 의무가 있는 한국 정부가 무책임하게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문명국가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귀향추진단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일 양국 정부가 공동조사협의체를 만들어 유골 조사의 안전대책을 강구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물막이를 설치해 물을 빼고 안전하게 유골을 수습할 수 있다"며 "한국과 일본 정부가 합의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안전하게 유골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인 잠수사 "사고사를 누구의 책임으로 돌리지 말라, 유족 원하면 계속 조사할 것"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있는 장생탄광에서 희생자 유해 발굴을 진행해 온 이사지 요시타카씨.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있는 장생탄광에서 희생자 유해 발굴을 진행해 온 이사지 요시타카씨. 조정훈

한편 전날 대만 잠수사의 사망과 관련 장생탄광에서 잠수조사를 진행해 온 일본인 잠수사 이사지 요시타카씨는 사고와 관련 누군가의 책임으로 돌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사지씨는 "고산소 경련을 일으킨 곳은 피아 내에서 장생탄광 갱도 내로 들어가는 접속부로 잠수 시작 직후"라며 "고산소를 일으킨 원인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의견이 확산될 수 있다"고 섣부른 책임론을 우려했다.

그는 "저희는 각자가 프로 잠수부로서 스스로의 책임과 판단에 따라 잠수하고 있으며 외부인들이 이 사건을 멋대로 누군가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돌아가신 제 친구의 존엄성을 빼앗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스스로 결정하여 잠수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제3자의 책임으로 돌린다는 것은 이러한 결정을 했던 그의 존엄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사지씨는 "제 동료가 사망한 것은 시민단체의 책임도, 유족의 책임도, 그리고 일본 정부의 책임도 아니다"라며 "이 잠수에 초대한 저의 책임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사망한 이유는 장생탄광에서 비롯된 위험성 때문이 아니다"라며 "시민단체나 유족분들이 앞으로 잠수조사를 실시하기를 원한다면 언제든 도움을 드리고 싶고 여기서 멈춘다면 그 의사에 따르겠다"고 했다.

앞서 대만인 잠수사 웨이 수씨가 지난 7일 오전 10시 30분쯤 보트를 타고 피아(갱도 환기구)를 통해 갱도 안으로 들어갔으나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웨이씨는 안타깝게도 사망했다.

이날 사고로 오는 1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잠수조사는 전면 중단됐으며 '장생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알리는 모임'은 8일 오전 사고 경위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장생탄광 #귀향추진단 #이사지 #잠수사사망 #한일양국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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