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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무산' 중상 입은 정청래, 연임 가능할까

일방적인 리더십에 인사 참사까지...'이 대통령 존중하지 않는다' 이미지 얻은 게 치명적

등록 2026.02.14 18:40수정 2026.02.1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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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6·3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남소연

"정청래 대표가 사사건건 대통령 발목을 잡고 계속 충돌하며 혼란을 만드니..."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6월 지방선거 전 합당이 무산된 이후, '당내 경선 1인 1표제' 확정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정청래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비관적인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합당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제때 수습되지 못하고 2차 특검 추천 논란 등 여러 인사 문제까지 엮이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이 중상을 입어 쉽게 회복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합당 논란이 여권 내 권력 투쟁으로 비화한 만큼 향후 당 운영 방식의 변화와 지방선거 성적표가 당대표 연임 가능성을 좌우할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의원들의 자조... "이렇게 자충수를 두면 어떻게 돕나"

이번 합당 논의가 중단되기까지 과정을 돌아보면 정 대표의 거칠고 일방적인 리더십이 당내에 격렬한 반발을 불러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옛날 같았으면 대표를 그만둬야 하는 정도"라며 "정 대표가 놓는 수마다 무리수였고 오해가 생겼다. 이런 큰 실수가 더 있으면 연임에 치명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합당을 강행했다면 의원들 사이에서 퇴진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을 것"이라며 "나는 정청래가 무너지는 걸 원치 않는다. 그런데 소통이 너무 거칠어서 이렇게 자충수를 두면 어떻게 도와드리냐"라고 덧붙였다.

사석에서 만난 의원들도 "정 대표 리더십이 손상됐다", "지금으로선 연임이 어렵다고 본다", "본인이 연임을 안 하려 하지 않겠냐"라며 부정적이었다. 한 초선 의원은 그동안 당청 엇박자로 정 대표에 누적된 불만이 이번 합당 이슈를 계기로 터져 나왔다며 정 대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전까진 정 대표에 대한 의심과 걱정이 있어도 표명을 안 했는데, 이번엔 결과가 너무 최악이라 '이러면 안 되는데?', '선을 넘었네?', '당을 왜 이렇게 만들지?'라며 당 안팎에서 들고 일어났다.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원들이나 국민들 입장에선 정 대표가 사사건건 대통령 발목을 잡고 계속 충돌하며 혼란을 만드니, 연임에 도전할 순 있겠지만 녹록지 않을 것 같다."

"전준철·서민석·이진련 건이 치명적이었다"


 6·3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언주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손을 잡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6·3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언주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손을 잡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남소연

정 대표는 앞서 1월 22일 최고위원들과 사전 협의 없이 합당 제안을 발표했고 곧바로 절차적 정당성 시비가 불거졌다. 반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이 합당 절차를 문제 삼으며 정 대표를 공개 비판한 데 이어, 합당 추진에 반대하는 당내 의원들의 성명 발표와 기자회견 등으로 민주당은 내홍에 직면했다. 정 대표는 결국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 중단'이 중론이었던 의원총회를 거쳐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합당 제안을 19일 만에 거둬들였다.

이와 함께 당내에서 불거진 인사 논란이 정 대표의 리더십에 추가 타격을 입혔다. 정 대표와 가까운 이성윤 최고위원은 2차 종합특검 후보자로 전준철 변호사를 추천했으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변호인을 맡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 대통령과 지지자들의 격렬한 반발을 불렀다.

여기에 당대표 법률특보로 임명됐던 서민석 변호사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를 맡아 이 대통령에 대한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자진 사퇴했다.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국면에서 이 대통령 공격에 앞장 선 친이낙연계 이진련 전 대구시의원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임명한 것도 역풍을 맞고 결국 임명을 취소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전준철·서민석·이진련 건이 치명적이었다"라며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정 대표가 대통령에 대한 존중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심어준 게 합당을 철회하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합당에 반대했다는 한 의원도 "의원들의 가열찬 반발과 특검 후보 추천 문제가 겹치면서 당대표가 상당히 곤혹스러운 위치에 처했고 합당 동력을 잃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합당 좌초에 결정타가 된 여러 차례의 인사 논란으로 인해 정 대표의 본심과는 관계없이 그가 이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이미지를 얻은 것은 정권 초기 큰 실책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향후 당 운영과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정 대표의 리더십 동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의 팔로우십은 대의와 명분이 분명하면 다 따르는 것"이라며 "정 대표 연임이 어려워졌다는 건 섣부른 예단"이라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합당 이슈가 정 대표에게) 위기였는지 기회였는지는 더 봐야 한다. 6월 지방선거 성과를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석에서 만난 한 초선 의원은 "정 대표 지지 당원은 여전히 과반이라고 본다"라면서도 "다만 정 대표 지지세는 점점 내려가지만 김민석 국무총리는 당에 어느 정도 뿌리를 내렸고 지지세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두 지지세가 교차하면서 (정 대표가 김 총리에 뒤지게 되는) 데드크로스가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라고 했다.

더 공고화 될 친청 대 반청 구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13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시민들을 만나 설 명절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13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시민들을 만나 설 명절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유성호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합당 이슈로 조기 점화된 차기 당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은 친청(친정청래) 대 반청(반정청래) 구도를 더 공고화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2일 민주당 의원 87명이 참여한 가운데 출범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은 반청 세결집용이라는 평가에는 손사래를 쳤지만, 박수현(수석대변인)·한민수(대표 비서실장) 등 정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출범일 기준으로 배제되면서 의심은 계속되고 있다.(관련 기사: '이 대통령 공소취소 모임' 출범, '친정청래' 인사들 빠져 뒷말 https://omn.kr/2h1bw).

이 모임의 간사를 맡고 있는 이건태 의원이 13일 정 대표가 2차 특검 후보에 전준철 변호사를 추천한 당사자인 이성윤 최고위원을 당내 '정치검찰 조작기소 대응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하자 "당원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정 대표를 저격하면서 당내 충돌이 또다시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이번 합당 추진 과정에서 민주당 당원들에게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진 방송인 김어준씨와 유시민 작가 등이 정 대표를 외곽에서 지원사격 했는데도 갈수록 합당 반대 여론이 높아진 점 등은 정 대표에게 녹록지 않은 당내 여론지형 변화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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