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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엑스포 119대 29 참패 "국가당 71억원 넘게 쓴 셈"

12일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2030 엑스포 백서에서 드러난 유치과정의 문제와 진상규명을 위한 토론회'

등록 2026.02.12 18:15수정 2026.02.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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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엑스포 백서에서 드러난 유치과정의 문제와 진상규명을 위한 토론회
2030 엑스포 백서에서 드러난 유치과정의 문제와 진상규명을 위한 토론회 임병도

119대 29.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이 남긴 참담한 성적표입니다. 참패 이후 2년 만에 부산시가 백서를 내놨지만,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유치 과정의 진실은 여전히 가려져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검증조사 특별위원회'와 부산참여연대는 12일 부산시의회에서 공동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실패에 대한 백서가 아닌 부산시 홍보집?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부산시가 최근 발간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 백서>입니다. 1,217억 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정작 예산 결산 내역은 단 2쪽으로 처리됐습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유치에 성공하면 61조 원의 경제 효과가 난다고 선전해 놓고, 정작 예산 결산 내역은 단 2쪽뿐이다"라며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의 유치 활동 일지는 단 3쪽에 불과한 반면, 박형준 시장의 개인 소회는 일지보다 많은 4쪽이나 차지하고 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남송우 부경대 명예교수 역시 "백서 전체 분량 중 핵심적인 문제점 지적과 평가를 다루는 부분은 불과 5.8%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냉철한 자기 성찰의 흔적을 남기지 못한 채 부산시 홍보지로 전락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남 교수는 "백서를 집필한 집필진의 이름을 표기하지 않았다"라며 "엑스포 추진단이나 정부, 부산시가 아닌 용역 업체가 백서를 집필한 것으로 둔갑됐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론회 내내 구체적인 예산 집행 내역은 가려졌고, 백서의 도입부부터 단순한 경과 나열과 공보 문안 같은 자화자찬으로 채워졌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또한, 실패를 반면교사 삼기 위한 기록물이 아니라, 실패를 가리기 위한 핑곗거리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119대 29… 1표가 71억 원?

박형준 부산시장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도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성한 건강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은 "박형준 시장은 부산 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라며 "2022년 6월 당시 우리나라가 20표, 사우디가 80표를 확보했다고 했다. 결국 2022년 6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부산시가 대략 600억 원을 쏟아붓고도 고작 9표를 더 얻은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600억 원을 써서 9표를 얻었으니 한 국가당 71억 원이 넘는 돈을 쓴 셈이다"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지난 2023년 11월 28일 오후(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173차 총회 1차 투표에서 부산은 투표에 참여한 165개 회원국 가운데 29표를 얻어 탈락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119표를 얻었고,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받았습니다.

이 사무처장은 해외 표심을 잡아야 할 홍보 예산을 국내 언론 홍보비로 과도하게 낭비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해볼 만하다", "역전할 수 있다"라며 시민의 눈을 가리고 희망 고문을 한 언론의 보도 행태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외국인은 이해할 수 없는 130억 원짜리 슬로건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졸속으로 바꾼 부산시 CI와 슬로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모습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졸속으로 바꾼 부산시 CI와 슬로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모습 임병도

엑스포 실사단 방문에 맞춰 졸속으로 교체된 부산시 상징(CI)과 슬로건 문제도 거론됐습니다. 조례 개정이라는 법적 절차마저 무시한 채 강행된 무리수였다는 것입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상징과 슬로건은 조례가 변경된 다음에 사용해야 하는 사안이다"라며 "부산시장이나 공무원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닌데도 조례 개정 전에 브랜드 선포식부터 강행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양 처장은 또 "새로운 CI는 유럽에 있는 코인 회사의 CI와 똑같다"라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물론 부산시는 2023년 논란 당시 이런 표절 의혹을 일축한 바 있습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문가 심의와 변리사 자문 결과, 색깔·배치·형상 등 미적 가치에 차이가 있어 유사성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새로운 슬로건의 약자인 'BIG'과 부산의 영문 약자인 'BS'의 조합도 문제입니다. 'BS'는 영어권에서 '불싯(Bullshit, 헛소리·거짓말)'의 약자로 흔히 쓰입니다. 글로벌 도시를 표방하며 130억 원을 쏟아붓고도 언어적, 문화적 검토조차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국정조사 요구 검토... "책임 묻지 않으면 반복된다"

최형욱 검증조사 특별위원장은 "부산 시민은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는데도 이런 참담한 결과가 나온 이유를 알 권리가 있다"라며 "이번 토론회에서 도출된 쟁점을 바탕으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요구도 검토할 방침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실패의 책임을 명확히 묻지 않으면 비극은 반복됩니다. 1200억 원의 피 같은 혈세가 증발한 '엑스포 참사'의 진짜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묻기 위한 철저한 검증이 뒤늦게라도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부산 #박형준 #엑스포 #엑스포백서 #부산슬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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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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