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 '드라마 촬영장' 달동네. 옛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돈삼
순천 '드라마 촬영장'은 1960년대 서울 달동네, 70년대 순천읍내 거리, 80년대 서울 변두리가 재현돼 있다. 집과 골목, 상가와 거리가 흑백사진 속 풍경 그대로다. 집 마당에선 빨랫줄에 걸린 옷가지가 바람에 흔들린다. 지독한 가난과 불편까지도 그립게 만들어 준다.
드라마 촬영장은 순식간에 시계를 40∼50년 전으로 돌려놓는다. 디스코 음악으로 시끌벅적한 고고장(디스코클럽), 육체파 여배우가 그려진 순양극장이 압권이다. 중국집과 전당포, 포목점도 줄지어 있다. 빨랫줄에 하얀 옷이 널린 냇가를 사이에 두고 장터와 우체국, 식당, 오락실도 배치됐다.
나무 전봇대 아래에 연탄재가 수북하게 쌓인 달동네도 애틋하다. 우리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았던 옛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달동네에서 가장 높은 자리엔 작은 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서민들 애환이 서린 동네이지만, 촬영장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다. 발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이 진짜 그 시절처럼 을씨년스럽다.
골목을 따라 슬렁슬렁 걷다 보면 옛 생각이 절로 떠오른다. 골목에서 엿장수의 가위질 소리와 아이스깨끼 파는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그 앞에서 텅 빈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던 기억도 떠오른다. 가난해서 부족했고, 부족해서 불편했지만 정만은 넘치던 그때였다. 추억의 화로를 뜨겁게 달궈주는 드라마 촬영장이다.

▲ 1987년 대통령 선거 벽보. 담양 '추억의 골목'에서 만난다.
이돈삼

▲ 교복과 교련복 체험. 추억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복식 체험이다.
이돈삼
담양 '추억의 골목'과 순천 '드라마 촬영장'에선 옛날식 (검정) 교복과 교련복을 빌려준다. 까까머리와 댕기머리 시절의 학생복이다. 그 시절 교복을 입고, 모자를 쓰고, 책가방은 옆구리에 낀 채 골목을 누빌 수 있다.
'경수야! 학교 가자.' '선주야! 같이 놀자.' 벌써 골목에서 친구들이 가붓한 걸음으로 나오는 것만 같다. 금세 친구들이 어깨 걸고 골목을 누비고 있다. 그때 그 시절 추억이 새봄에 꽃망울 터지듯이 방글방글 피어오른다.
옛 교복 같은 근대 의상은 학생과 젊은 연인들이 더 좋아한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다양한 배경과 갖가지 소품을 이용해 사진을 찍는다. 학창시절 필름카메라(하프) 들고 사진 찍던 수학여행의 기억이 스친다.
중장년층엔 옛 추억을 선사하는 공간, 젊은이들에게는 재밌는 놀이공간인 '추억의 골목'과 '드라마 촬영장'이다. 그 사이에서 어린이들의 동심도 토실토실 여물어 간다. 그 모습을 상상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일이다.

▲ 순천 '드라마 촬영장'. 시계바늘을 40-50년 전으로 돌려준다.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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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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