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장에서 현실의 '하민들'을 만났다.
바이포엠 스튜디오
내내 울지 않았던 나는 영화가 끝난 후, 청년의 이 한 마디에 눈물이 났다. 이기적이다, 공동체 의식이 부족하다, 우경화가 심하다, 극우에 빠져 산다, 능력주의에 매몰되어 있다... 서부지법 난동에 참여한 20대 남자는 징역 5년형이라는 무거운 벌을 받았다. 그런 사례들 때문에 어쩌면 나도 모르게 젊은 남자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민과 은실을 보고 엉엉 우는 남자들, 영화가 끝난 후 울음을 삭히며 엄마에게 전화를 하는 젊은 남자를 보며 어쩌면 내가 너무 쉽게 젊은 남자들을 공동체에서 배제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란 생각을 했다.
미우나 고우나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할 우리의 청년들인데 큰 고민 없이 악마화하고 그들을 들여다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집밥, 엄마밥의 또 다른 의미가 밝혀지는 영화 속 결말처럼 어쩌면 우리의 청년들도 실은 차마 말하지 못한 다른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한편 '시아마시야'는 영화 속에서 은실이가 자주 쓰는 말인데 '시어머니'를 의미하는 사투리다. 극중에서 하민이가 여자친구 려원에게 '우리 엄마는 시어머니가 제일 힘든 난관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어렵고 힘든 일 앞에서 '시아마시야' 하고 말한다' 하는 대사가 나오기도 한다. 가사도우미를 하는 은실이 특별히 더러운 집 꼴을 보면서 "시아마시야"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영화를 보고 난 후부터 작은 아이는 "시아마시야"라고 중얼거리며 소소하게 집안일을 돕기 시작했다. 식사를 차리기도 하고, 빨래를 옮기고 방을 스스로 치우기도 한다. 며칠이나 가겠나 싶지만 그래도 기특해서 웃음이 났다.
문득 자존심도 세고 부끄러움도 많은 청년들 대신 어른인 부모들이 이 글을 보고 "친구들이랑 봐라, 영화 재밌다더라. 같이 맛난 것도 사 먹으렴" 하고 문자로 모바일 티켓을, 계좌로는 용돈을 보내는 장면을 상상했다. 못 이기는 척 영화를 보고 와서는 밥상을 앞에 두고 조금은 어색한 표정으로 부모를 마주할 청년들을 상상했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해 대화를 단절하고 갈등이 커져만 가는 이 시기에 영화 한 편으로 실은 우리가 사랑하고 있음을 서로에게 전할 수 있는 다정한 설연휴를 기대해 본다.
쩨쩨하고 궁핍하지만, 울고 웃고 버티며 오늘도 그럭저럭 어른 행세를 하며 살아가는 삶을 글로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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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엔딩크레딧 끝나고 벌어진 일... 기어이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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