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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간사이공항 LCC 터미널, 불편하지만 60% 할인

[인천공항, 같은 가격 다른 서비스 ②] 한정된 서비스, 확실한 저비용... 승객 "계속 이용 의향"

등록 2026.02.15 10:35수정 2026.02.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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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월 31일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2터미널 뒤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제2터미널 이용 항공사와 무관.
2026년 1월 31일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2터미널 뒤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제2터미널 이용 항공사와 무관. 백진우

"작고 소박하다. 편의시설도 부족하다. 하지만 저렴하다니 이해는 된다."

저비용항공사(LCC) 전용 터미널인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2터미널(T2) 탑승구역에서 항공편을 기다리던 유혜정(여·46)씨는 터미널 이용 경험에 대해 지난 2일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1월 31일과 2월 2일, 기자는 간사이공항에서 한정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낮은 비용을 청구하는 LCC 전용 터미널인 제2터미널을 이용해 봤다. 과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에도 이같은 터미널 운영 방식 도입을 논의했었다.

창문·탑승교 없지만 큰 불편은 없어… 가격은 '저렴'

 2026년 1월 31일 승객들이 항공기에서 내려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걸어가고 있다.
2026년 1월 31일 승객들이 항공기에서 내려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걸어가고 있다. 백진우

"강풍이 예상되니 소지품이 날아가지 않게 조심하십시오. 만약 날아가더라도 따라가지 말고 직원에게 알리십시오."

지난달 31일 오전 기자가 탑승한 항공편이 간사이공항에 도착하자 이같은 안내 방송이 영어로 나왔다. 제2터미널은 탑승교가 없어 야외로 내리기 때문이다.

터미널 건물은 입구를 제외하고는 창문 없이 흰색 철재 패널로 지어져 거대한 창고를 방불케 했다. 통로를 따라 이동하니 외국인 대상 입국심사대 10개가 나왔다. 공항 도착 후 입국심사와 위탁수하물을 받기까지 20분가량 걸렸다.


이용객은 큰 불만이 없었다. 김혜인(여·33)씨와 최상민(남·36)씨는 "(간사이공항) 제1터미널(T1)도 사용해 봤지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며 바깥으로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도 "다시 실내에 들어오는 데 오래 걸리지 않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특히 제2터미널의 공항이용료가 더 저렴함을 듣고는 만족감을 표하며 "앞으로도 이렇게 저렴한 옵션이 있다면 계속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1·2터미널 배치도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1·2터미널 배치도 백진우

현재 제2터미널은 한국 제주항공과 일본 피치항공, 중국 춘추항공이 이용하고 있다. 모두 저비용항공사다.


LCC 전용 터미널인 만큼 공항 사용료가 낮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항공권 가격에 포함되는 공항 이용료는 1250엔(약 1만2000원)으로 제1터미널 이용료인 3310엔(약 3만1000원)보다 저렴하다. 항공사가 부담하는 수하물 처리시설 및 체크인 카운터 사용료도 차등적으로 부과된다.

대신 편의성은 일반 터미널보다 부족하다. 2일 공항과 오사카 도심을 철도로 잇는 간사이공항역 출구 기준 T1은 왼쪽에 바로 있었지만 T2를 가기 위해서는 우측으로 3분 정도 걸어 무료 셔틀버스를 타야 했다. 주요 시간대에 2분에서 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는 캐리어 든 승객을 가득 채우고 출발한 지 5분도 되지 않아 T2에 도착했다.

만약 리무진 버스나 자가용 등을 이용한다면 T2에도 하차 공간과 주차장이 있어 셔틀버스를 타지 않아도 된다.

 2026년 2월 2일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에어로플라자 인근 제2터미널로 향하는 셔틀버스 터미널
2026년 2월 2일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에어로플라자 인근 제2터미널로 향하는 셔틀버스 터미널 백진우

시설 대부분이 지상층에 있어 버스에 내리자마자 체크인 카운터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다. 체크인과 보안검사는 여타 공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용객이 많지 않아 금방 탑승구역에 들어올 수 있었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나오자 화장품·주류 등을 파는 종합 면세점이 있었다. 이어 선물용 과자, 간단한 식음료, 의약품 등을 판매하는 매장들과 편의점이 나왔다. 일식 음식점과 카페는 1개씩 있었다.

공간은 넓지 않았지만 테이블, 의자, 소파 등 앉을 공간은 충분했다. 충전 스테이션, 안마기, 캡슐 장난감 판매기 등도 있었다. 다만 창문이 없어 밖을 볼 수 없었다.

하기했을 때처럼 탑승교가 아닌 야외에서 비행기에 탑승했다.

 2026년 2월 2일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구역
2026년 2월 2일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구역 백진우

한국인 이용객 반응은 갈렸다. 최아무개(여·62)씨는 "편의시설이 부족해 대단히 불편하다"며 "심심하고 무료하고 따분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분홍(여·50)씨는 "부족하긴 하지만 있어야 하는 시설은 다 있다"며 "금방 면세구역에 들어올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조정한(남·43)씨도 "리무진 버스를 타고 와서 중간에 셔틀버스를 탈 일도 없었다"며 "출국 과정이 빨라 좋았다"고 호평했다.

이들은 모두 T2 공항 사용료가 저렴함을 알지 못했다. 김씨는 "저렴하다고 하니 다음에도 제2터미널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탑승동과의 비교도 있었다. 최씨는 "탑승동이 훨씬 낫다"며 "이곳은 시내버스 대합실 같은데 탑승동은 국제공항답다"고 했다. 반면 김씨는 "면세점은 비슷한 느낌"이라며 "오히려 공간이 넓은 탑승동이 더 불편하다"고 평가했다. 조씨는 "탑승동과 (이곳이)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인천공항 탑승동은 메인터미널과 이용료가 같다는 기자 설명에 최씨는 "탑승동이 더 저렴할 줄 알았다"며 "탑승동에 배정되면 미리 가야 하고, 가고 나면 갇힌 느낌인데, 가격이 같았다니 기분 나쁘다"고 했다. 김씨도 "탑승동은 라운지가 부족하고 미리미리 와야 한다"며 "이용자로서는 사용료를 구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 전용 터미널은 일본 나리타공항과 나고야공항 등도 운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이스라엘·프랑스 등에도 이같은 터미널이 있다.

과거 인천공항 '탑승동 LCC 전용 전환' 논의도

 2026년 2월 2일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구역
2026년 2월 2일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구역 백진우

인천공항 탑승동도 LCC 전용 터미널 전환 논의가 있었다. 2011년 당시 김종현 인천국제공항공사 차장 외 2인은 연구를 통해 '저비용항공사 시장에 대한 선점대책으로 인천공항 내 LCCT(LCC 전용 터미널) 운영을 고려해야 한다'며 '탑승동A를 LCCT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는 인천공항이 내부적으로 탑승동을 LCC 전용 터미널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자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항 이용료는 동일함을 언급하며 "LCC 여객이 불편한 탑승을 감수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이는 '동일 요금, 동일 서비스'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시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여러 가지 방안들이 있을 수 있는데 말씀하신 부분을 고려해 계획을 세우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재 특정 LCC와 아시아계 일반 항공사만이 별도 사용료 감면 없이 탑승동에 배정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이같은 논의의 후속 조치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에 지난 1월 21일 "LCCT 관련 연구의 경우 공사의 추진방향과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항공사는 탑승동의 LCC 전용 터미널 전환에 긍정적이다. 기자의 서면질의에 현재 탑승동에 배치되고 있는 에어로케이항공과 피치항공은 메인터미널 이용을 선호한다고 답했었다. 하지만 이같은 전환 방안을 두고 에어로케이는 '탑승동을 LCC 전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도록 시설이 전환되고, 이에 따른 공항이용료 및 시설사용료 등이 인하된다면 탑승동을 계속해서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피치항공은 '전용터미널 전환이라는 가정의 질문에 대한 답은 될 수 없으나 시설사용료의 부담이 줄 경우 더 나은 서비스로 고객에 환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메인)터미널과 탑승동의 평등한 분배 혹은 편의성에 비례하는 비용 부담이라는 효율적인 시설 배정에 힘써 주신다면 당사는 안전 운항과 고객 만족에 더욱더 매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2026년 2월 2일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구역에 이용객 뒤로 간사이공항 광고에 ‘스카이트랙스 선정 2018-2019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저비용터미널’이라고 적혀있다.
2026년 2월 2일 일본 오사카부 간사이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구역에 이용객 뒤로 간사이공항 광고에 ‘스카이트랙스 선정 2018-2019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저비용터미널’이라고 적혀있다. 백진우
덧붙이는 글 <인천공항 탑승동, 같은 가격 다른 서비스>
같은 돈을 내도 어떤 항공사를 타냐에 따라 인천국제공항에서 부족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인천공항이 같은 비용을 청구하고도 특정 항공사만 불편한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에 배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황을 짚고 해외 사례를 소개합니다.

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
② 일본 간사이국제공항 ‘LCC 전용 터미널’
#간사이공항 #인천공항 #탑승동 #LCC전용터미널 #LC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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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수능 창시자> <당신은 학생인가> 감독 / 前 시민단체 <프로젝트 위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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