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섬진흥원 전경
양진형
섬소멸 위기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섬 정책 컨트롤타워를 자처한 한국섬진흥원이 업무보고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 산하기관의 장관 업무보고는 한 해 정책 방향과 목표를 밝히는 공식 문서다. 다수 기관은 이를 보도자료로 공개한다. 국민과 이해관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부처별 업무보고를 생중계로 공개했다. 정책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섬진흥원의 행보는 다르다. <한국섬뉴스>가 1월 29일 업무보고 자료를 요청하자, 2월 2일 돌아온 답은 "대외비라 공개가 어렵다"는 통보였다. 업무보고는 원칙적으로 공개 대상이라는 지적과 함께 정보공개법 제3조 근거를 제시하라고 재차 요구했으나, 2월 5일 전달된 자료는 두 쪽 분량의 요약본뿐이었다. 핵심 내용은 빠져 있었다.
이후 세부 자료를 추가로 요청했다. 2022~2025년 섬 정책 연구 65건과 섬 특성화 사업 90건의 목록, '찾아가는 섬 이야기 마당' 15건의 내역, 정책 반영률 15건의 구체 항목, 2026년 특화 자원 발굴 41개소 명단 등이었다. 보름이 지났지만 답변은 없다.
자료 비공개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연초 장관에게 보고한 내용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또는 언론과 주민을 경시하는 태도라는 지적이다. 어느 쪽이든 공공기관의 책임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행안부 퇴직 공무원 출신인 현 원장은 지난해 4월 30일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섬 주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섬 정책의 컨트롤타워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초대 원장이 매월 진행하던 '찾아가는 섬 주민과의 대화'는 사실상 중단됐다. 현장 소통 창구가 닫히면서 주민 체감도는 떨어졌다.
섬소멸은 통계가 아닌 삶의 문제다. 인구 감소, 의료 공백, 교육 붕괴가 동시에 진행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 연구와 제도 개선은 더욱 절박하다. 정부 부처와 국회를 오가며 법과 제도를 손질해야 할 시점이다.
전남 목포시 삼학도에 자리한 기관 청사만 남고, 정작 주민 곁에는 보이지 않는다면 존재 이유는 퇴색한다. 섬소멸 시대의 컨트롤타워라면 최소한의 투명성과 현장 소통부터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출범 취지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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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섬소멸 시대, '한국섬진흥원' 무엇을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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